[민사] 건설·IT 소송, 승패는 감정에서 결정됩니다.
[민사] 건설·IT 소송, 승패는 감정에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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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건설·IT 소송, 승패는 감정에서 결정됩니다. 

민경남 변호사

1. 재판관을 대신하는 전문가의 눈, 민사 소송에서 감정의 무게

민사 소송, 특히 건설 공사의 하자나 기성고, 소프트웨어 개발 완성도와 같은 분쟁에서 판사는 건축가나 프로그래머가 아니기에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내용을 직접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전문 지식을 가진 '감정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를 감정 절차라고 합니다. 실무상 법원은 감정인이 제출한 결과 보고서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대로 받아들여 판결의 기초 사실로 채택하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즉, 법정에서의 변론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소송의 승패와 손해배상 액수는 판사 앞이 아닌 '감정인의 손끝'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것이 감정 절차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2. 신청부터 결과 도출까지,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감정 절차

감정은 당사자의 신청으로 시작되어 법원이 적절한 전문가를 감정인으로 지정하고, 예상 감정료를 납부하면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감정인은 기록을 검토하고 현장 검증(또는 프로그램 시연)을 거쳐 감정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합니다. 이 과정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기도 하는데, 단순히 기다리는 시간이 아닙니다. 원고와 피고 양측은 감정인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관점으로 사안을 바라보도록 끊임없이 의견서를 제출하고, 현장에서 치열하게 다투게 됩니다. 감정 절차는 멈춰있는 시간이 아니라 소송의 승기를 잡기 위해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골든타임'입니다.

3. [주의사항 1]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감정 신청서가 승패의 첫 단추

감정에서 가장 첫 번째로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감정 사항의 확정입니다. 감정인은 법원으로부터 명령받은 사항, 즉 당사자가 신청한 범위 내에서만 감정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에 10개의 하자가 있는데 감정 신청서에 8개만 적어냈다면, 나머지 2개는 아무리 심각한 하자라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어 배상받을 수 없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분쟁에서도 구현되지 않은 기능을 빠짐없이 목록화하여 감정 항목에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감정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기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누락 없는 꼼꼼한 감정신청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4. [주의사항 2] 현장이 곧 법정, 감정인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라

두 번째 주의사항은 현장 감정 기일(또는 시연 기일)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의뢰인이 "전문가니까 알아서 잘 봐주겠지"라고 생각하고 현장에서 침묵하지만, 감정인도 사람인지라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지적하고 설명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하자나 오류를 놓칠 수 있습니다. 현장 검증 시에는 변호사와 의뢰인이 동행하여 문제가 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주고, 우리 측의 주장이 감정인의 뇌리에 박히도록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현장에서의 소통 부재는 곧 부실한 감정 결과로 이어지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소송 결과가 됩니다.

5. [주의사항 3] 결과가 나왔다고 끝이 아니다, 감정서 분석과 이의 제기

마지막으로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감정인이 작성한 초안이나 최종 보고서에도 계산 착오, 사실관계 오인, 부적절한 단가 적용 등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감정서의 논리적 모순을 찾아내어 사실조회나 감정 보완 신청을 통해 결과를 수정해야 합니다. 불리하게 나온 감정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반박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술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감정인을 법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설득해 감정 금액을 조정해 내야 합니다.

6. 기술과 법리의 융합, 전문 변호사가 감정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 이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건설이나 IT 소송은 법리 다툼 못지않게 기술적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반적인 법률 지식만으로는 복잡한 도면이나 소스 코드를 이해하고 감정인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해당 산업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는 변호사를 선임해야만 감정 신청 단계부터 유리한 판을 짤 수 있고, 감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감정료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쓰면서도 정작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감정의 전체 로드맵을 설계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전문 조력자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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