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가이드 1편: "고의"가 없는 경우(곰탕집 사건 등)
[1] 사실관계 요약 ① 합석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접촉 사건
첫 번째 사안에서 피고인은 새벽 시간 서울 소재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피해자에게 “술 한 잔 하자”며 합석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의 오른손이 피해자의 신체에 닿았고, 피해자는 이를 가슴 부위를 향한 강제추행이라고 주장하며 고소에 이르렀습니다.
사건의 핵심은 이 접촉 장면이 CCTV 영상으로 촬영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영상에 따르면 다수의 손님들이 술을 마시며 소란스러운 환경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부르기 위해 손등으로 신체의 옆부분을 한 차례 스쳤고, 곧바로 피해자 옆으로 이동해 합석을 제안한 뒤 거절당하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접촉은 순간적이었고 반복되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두꺼운 겨울 패딩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추행의 의도는 없었고, 합석을 제안하기 위해 팔뚝 부근을 치려다 빗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법원은 접촉 부위만을 떼어내 볼 것이 아니라, 접촉이 발생한 맥락·동작의 연속성·전후 행동을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고, 그 결과 이 사건 접촉을 성적 목적에서 비롯된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사실관계 요약 ②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동 중 발생한 접촉 사건
두 번째 사안에서 피고인은 부산 소재 주점에 술에 상당히 취한 상태로 들어왔고, 통로 인근 테이블에 앉아 있던 피해자와 신체적으로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달려들어 껴안고 넘어뜨렸다고 주장하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사건 당시 주점 구조상 화장실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앉아 있던 테이블 인근을 지나야 했고, 실제로 그 주변에는 빈 테이블도 존재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술에 취해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이동하다 넘어지며 피해자와 접촉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목격자 진술도 문제 되었는데, 법원은 증인이 법정에서 한 진술과 사건 직후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상반된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그 결과 증인의 기억이 사후적으로 재구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습적으로 추행했다’고 보기에는 이동 동선, 주취 상태, 객관적 정황상 다른 설명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쟁점 및 법리
(1) ‘접촉’과 ‘추행의 고의’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두 판례의 공통된 핵심은 명확합니다.
강제추행죄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문제가 되는 것은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
성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
즉,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는지입니다.
(3) 법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접촉은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가
접촉이 목적 있는 동작이었는가, 우발적 동작이었는가
접촉 전후 피고인의 행동 흐름은 자연스러운가
공개된 장소의 환경(혼잡성, 소란성)은 어떠한가
CCTV 등 객관적 자료가 진술을 뒷받침하는가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식이나 사후적 해석만으로는 고의를 단정할 수 없으며, 다른 합리적 설명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형사재판의 원칙상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4] 실무상 대응 전략
이런 사건은 이렇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은
“안 만졌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라는 감정적 부인입니다.
(1) 반드시 구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수사 초기부터 접촉 자체를 부정할 것인지,
접촉은 인정하되 ‘고의가 없는 접촉’으로 구조화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 선택을 잘못하면 이후 진술 전체가 흔들립니다.
(2) CCTV·동선·환경 분석이 핵심입니다
술집, 주점, 클럽 사건은
조명
동선
주변 인파
접촉의 각도와 시간
이 모두가 고의 판단에 직결됩니다.
단순히 “가슴을 만졌다”는 표현만 남기면 사건은 매우 불리해집니다.
(3) 진술은 ‘이야기’가 아니라 ‘증거 설명’이어야 합니다
“합석을 제안하려 했다”, “이동 중 균형을 잃었다”는 말도
객관적 자료와 연결되지 않으면 변명으로 취급됩니다.
진술은 항상 CCTV·현장 구조·행동 흐름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5] 김강희 변호사의 사건 접근 방식
(1) 고의를 다투는 사건은, 처음부터 다르게 설계합니다
(2) 김강희 변호사는 모든 추행 사건을 동일하게 보지 않습니다.
먼저 이 사건이
‘접촉 자체가 문제인 사건인지’
‘접촉은 있으나 고의가 다퉈지는 사건인지’
를 구분합니다.
고의가 핵심인 사건에서는
초동 진술을 판사가 보는 질문 구조에 맞춰 재구성하고
판례를 결론 인용용이 아니라 판단 프레임 설명용으로 사용하며
수사 단계부터 “이 사건은 왜 추행이 아닌지”가 아니라
“추행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쌓아갑니다.
이는 단순한 무죄 주장이 아니라,
형사재판의 증명 구조를 전제로 한 방어 전략입니다.
[6] 결론
술자리에서의 신체 접촉이 모두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응을 잘못하면,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승부는 “접촉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접촉을 법원이 어떻게 해석하게 만들 것인가”에서 갈립니다.
이 지점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말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사건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자신의 상황이 떠오른다면, 그때가 바로 초기 대응을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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