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의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서가 사인증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유언의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서가 사인증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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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의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서가 사인증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박정식 변호사

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최근 피상속인이 남긴 유언서가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있는 유언인지, 또는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더라도 사인증여로 인정될 수 있는지 등 피상속인의 유언과 관련한 소송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피상속인이 직접 작성한 자필유언서에 피상속인의 주소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적법한 유언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경우 이를 사인증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언의 경우는 현행 민법에서 엄격한 효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이 민법 제1066조부터 제1070조까지 민법에서 정하는 5가지의 유언의 방식에 대해서 자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066조(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①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제1067조(녹음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하여야 한다.

제1068조(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제1069조(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①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필자의 성명을 기입한 증서를 엄봉날인하고 이를 2인 이상의 증인의 면전에 제출하여 자기의 유언서임을 표시한 후 그 봉서표면에 제출연월일을 기재하고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제1070조(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①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하여 전4조의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 유언자가 2인 이상의 증인의 참여로 그 1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그 구수를 받은 자가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의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현행 민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유언은 ①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②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③ 녹음에 의한 유언, ④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⑤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등 5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언의 방식에 대한 민법 규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유언서에 반드시 기재하여야 하는 유언의 효력 요건을 정확히 기재하지 못하는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유언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즉, 민법 제1066조 제1항에서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필 유언서가 적법한 유언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① 먼저 유언자 본인이 직접 자필로 작성하여야 하고, ② 자필유언서 작성 연월일, ③ 유언자의 정확한 주소, ④ 유언자의 정확한 성명 ⑤ 유언자 본인의 도장의 날인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적법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요건인 위 5가지의 내용 중 하나라도 기재되어 있지 않게 되면 그러한 자필유언서는 적법한 유언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이처럼 유언자가 유언서를 작성하면서 위와 같은 유언의 방식에 따른 효력요건을 정확히 기재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 유언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면, 유언으로서는 무효이지만 예외적으로 이를 "사인증여"로 인정하여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따른 재산분배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사인증여’란 증여자가 생전에 수증자와 증여계약을 체결하지만 그 증여의 효력은 증여자가 사망하게 되면 발생하는 것으로, 보통 유언과 비슷한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계약으로 증여자가 사망하는 시점에서 증여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계약의 일종입니다.

다만, 유언의 효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이 사인증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망인이 작성한 유언이 망인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하여야 하고, 망인과 수증자 사이에 사인증여에 대한 ‘청약’과 ‘승낙’의 명확한 의사합치가 있어야만 사인증여로 인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유언서가 사인증여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유언자의 '진정한 증여의 의사 표시'가 명확하여야 합니다.

즉, 사인증여란 증여자(유언자)와 수증자 사이의 계약이므로, 증여자가 자신의 재산을 수증자에게 증여한다는 "증여의 의사표시"가 명확하여야 하며, 특히 증여자가 증여하려고 하는 재산을 정확히 특정하여야만 무효인 유언서를 사인증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유언자의 "청약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합니다

'청약의 의사표시'란 증여자(유언자)가 자신의 재산의 수증자에게 준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수증자에게 하는 것으로서, 이는 자신의 재산을 증여한다는 자필유언서를 직접 작성하여 수증자에게 교부한 행위 자체로 유언자의 청약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78. 8. 22. 선고 78다1157호 판결

사인증여에 대한 청약은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으면 충분하고, 승낙도 묵시적으로 가능하다.


세번째로, 수증자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명확하여야 합니다.

수증자의 승낙의 의사표시란, 유언자(증여자)가 증여하는 재산을 수증자가 증여받겠다는 수락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인데, 이는 묵시적인 승낙도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다만, 최근 법원에서는 유언의 경우 엄격한 요건을 갖추어야 유효한 유언으로 인정하고 있는 취지를 보면, 이러한 유언의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인 유언서를 다시 사인증여로 인정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 유언의 효력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법의 취지를 우회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효인 유언서를 사인증여로 인정하는데에는 신중을 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함께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에서는 유언의 효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에 대하여 “이를 사인증여로서 효력을 인정하려면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의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유언자인 망인이 자신의 상속인인 여러 명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의 유언을 하였으나 민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유언을 하는 자리에 동석하였던 일부 자녀와 사이에서만 청약과 승낙이 있다고 보아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자신의 재산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모두 배분하고자 하는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나머지 상속인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 라고 하면서 사인증여로서의 효력도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2다302237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2다302237 판결

이를 사인증여로서 효력을 인정하려면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의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유언자인 망인이 자신의 상속인인 여러명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의 유언을 하였으나 민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유언을 하는 자리에 동석하였던 일부 자녀와 사이에서만 청약과 승낙이 있다고 보아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자신의 재산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모두 배분하고자하는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그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나머지 상속인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


즉, 대법원에서는 망인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의 유언을 하였으나 민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는 사안에서 이를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① 자신의 재산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골고루 배분하고자 하는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② 위 동영상만으로 망인과 원고 사이에서만 사인증여에 대한 청약과 승낙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나머지 상속인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이러한 경우 유언자인 망인과 일부 상속인인 원고 사이에서만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와 같은 효력을 인정하는 판단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하면서, 위 동영상에 대하여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법원에서는 유언의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서에 대하여 이를 사인증여로 인정해 주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민법에서 유언에 대하여 엄격한 효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언으로서의 효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서에 대하여 이를 함부로 사인증여로 인정해 주게 되면, 유언의 엄격한 효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민법 규정(민법 1066조~1070조)이 유명무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감사합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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