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유온의 채시라 변호사 입니다.
피상속인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들은 1) 단순승인, 2) 한정승인, 3) 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인으로서의 자격을 포기하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 등을 변제할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려는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상속인들이 상속포기를 하기 위해서는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고 법원에서 이를 수리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상속포기 효력 발생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는 경우 '단순승인' 으로 의제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상속포기의 효력은 (1) 상속포기신고시, (2) 법원이 상속포기 신고수리를 했을 때 중 언제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상속포기 효력발생시기가 문제된 대법원 판례(대법원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를 통해 그 답을 알아보겠습니다.
사실관계
A는 2011. 12. 27. 사망하였습니다. A는 사망 전 B에 대해 5000만원의 대여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습니다. A가 사망하자 A의 상속인들은 2012. 1. 26. 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고, 법원은 2012. 3. 14. 상속포기 신고를 수리하는 심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상속인들은 상속포기 수리심판일 이전인 2012. 2. 6. A가 생전 B 운수회사 명의로 등록해둔 개인 차량(지입차)의 처분 대가인 2,730만원을 B 운수회사로부터 수령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A가 C 생명보험회사에 대해 부담하고 있던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였습니다.
이에 B는 상속인들 중 A의 배우자를 상대로 대여금 5000만원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B(원고)의 주장 및 재항변 : 원고는, 피고(A의 배우자)가 5000만원의 대여금채무를 상속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대여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나아가 아래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피고가 상속포기 신고를 수리하는 심판이 있기 전 상속재산을 처분하였고, 이는 민법 제1026조 제1호 법정단순승인 사유이므로 상속포기의 효력이 없다고 재항변하였습니다.
A(피고)의 항변 : 피고는, A 사망 후인 2012. 1. 26. 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고, 상속포기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이후 재산 처분 행위를 한 것이므로 상속포기의 효력은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심, 2심(항소심)과 달리,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의 신고를 하였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였다면, 이는 상속포기의 효력 발생 전에 처분행위를 한 것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상속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상속포기 효력은 상속포기 신고 수리 심판시부터 발생함)고 판단하였습니다.
본 사안에서 피고가 상속포기 신고를 한 후 지입차량 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은 상속포기 신고를 수리하는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통상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하는 이유는 상속받을 재산보다 채무가 월등히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위 사안처럼 상속포기 의사를 밝혔음에도 법정단순승인으로 의제된다면, 피상속인 채무를 모두 상속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상속포기, 한정승인 절차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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