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인 연인 사이에서 상호 합의하에 한 촬영, 과연 범죄가 될까?
연인 사이에서 서로의 동의하에 촬영한 영상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연인이 미성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미성년자라면 당사자 간의 자발적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는 해당하지 않아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로는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이이고, 서로 동의한 촬영인데도 처벌받는 이러한 결과가 불합리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실제로 법원도 그 점을 인식하고 있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위법성을 조각(阻却)하는 예외적 판례를 통해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보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 본인이 자기결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무죄가 인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전문 변호사로서 직접 수행한 실제 성공사례를 토대로, 이러한 판단이 어떤 기준에서 이루어지는지, 법원이 어떠한 요소를 고려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본론: 성착취물제작죄가 무엇이고, 어떤 경우 처벌받나요.
1.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에 규정된 중대한 범죄입니다.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①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ㆍ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아동ㆍ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의 사람을 말한다.
5.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ㆍ청소년 또는 아동ㆍ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ㆍ비디오물ㆍ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ㆍ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이 법률은 사회적 약자인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엄격한 처벌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신체 노출 행위 등을 표현한 영상물을 의미합니다.
법정에서 만난 많은 젊은 남녀들이 이 조항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연인 사이에서 서로 합의하에 촬영한 영상이라고 해도, 법률상으로는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 대해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하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영상물을 제작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성착취물 제작죄에 해당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연인 관계에서의 사적 촬영은 반드시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다행히 법원은 이런 경우에 대해 예외적인 해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위법성 조각의 법리와 실제 적용
위법성 조각이란 법률적으로 금지된 행위라도 특정 조건 하에서 예외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순히 "법을 어겼으니 처벌한다"는 획일적 접근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여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해 자신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제작했고,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를 이루는 영역에서 자기결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단순히 법조문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권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예외를 인정한 것입니다.
3. 실제 사례를 통한 위법성 조각의 구체적 판단
제가 담당한 사건에서 A(19세, 남성)와 B(18세, 여성)는 약 8개월 간 사귀어 오던 사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데이트를 즐기다가 모텔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B의 신체 일부가 포함된 영상을 B씨 동의 하에 A씨의 휴대폰으로 촬영했습니다. 이 영상은 오직 두 사람만 보는 것을 목적으로 촬영되었고, 실제로도 외부에 유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헤어진 후 감정적 갈등이 생기면서 B는 A를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명백한 성착취물 제작 사건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니 여러 특수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첫째, 두 사람은 동등한 관계에서 진지한 연인으로 지냈습니다.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이용하거나 강요하는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채팅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짧은 기간 만난 사이에서는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둘째, 촬영 과정에서 B씨는 자발적으로 동의했고, 강압이나 협박 등 어떤 강제 상황도 없었습니다.
셋째, 촬영된 영상은 오직 두 사람의 사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되었고, 배포나 유포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저는 위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담은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러한 변호인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불기소 결정'을 내려 법원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할 수 있지만, 헌법상 보장되는 개인의 사생활 자유권과 자기결정권을 고려할 때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 관련하여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성공사례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에 대해 죄가안됨 불기소 처분 | 로톡
4. 성공적인 방어 전략의 핵심 요소들
이런 사건에서 무죄나 불기소 처분을 받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방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년간의 성범죄 사건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몇 가지 핵심 요소들을 입증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관계의 진정성과 대등성입니다.
두 사람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었는지, 나이나 사회적 지위에서 현저한 차이가 없어 대등한 관계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연인으로서의 일상적인 만남, 가족이나 친구들의 증언, 각종 메시지나 사진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촬영 과정에서의 자발성과 동의입니다.
피해자가 강압이나 협박 없이 자발적으로 촬영에 동의했는지, 촬영 당시 상황이 자연스럽고 강제성이 없었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당시 대화 내용, 촬영 전후의 상황, 피해자의 표정이나 행동 등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됩니다.
세 번째는 사적 목적과 비유포성입니다.
촬영된 영상이 오직 두 사람만의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유포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실제로 영상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았고, 안전하게 보관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고소 동기의 불순성입니다.
피해자가 헤어진 후 감정적 갈등이나 보복 심리로 고소한 경우, 이러한 불순한 동기를 입증하면 사건의 본질을 더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헤어진 시점과 고소 시점, 그 사이에 있었던 갈등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사회적 편견과 법적 현실의 간극
이런 사건들을 다루면서 느끼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법적 현실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인 사이에 촬영한 것도 범죄냐"라고 반문하지만, 법률상으로는 분명히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을 어겼으니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경직된 시각도 개인의 기본권을 간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률의 목적과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사회적 약자인 아동·청소년을 성적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률입니다. 진정한 연인 관계에서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 사적인 행위까지 무차별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이 법률의 본래 목적은 아닙니다.
다행히 최근 몇 년간 이런 사건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보다 세밀하고 신중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법조문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유죄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구체적인 상황과 관계의 특수성을 면밀히 고려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개인의 사생활 자유권과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판례들을 내놓으면서, 하급심 법원들도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검찰 역시 단순한 법조문 해석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과 사회적 해악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6. 당사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들
하지만 이런 법적 변화가 모든 상황에서 관대한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요건들이 엄격하게 충족되어야 위법성 조각이 인정됩니다.
특히 나이 차이가 크거나, 사회적 지위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거나, 강압적인 상황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촬영 이후 영상의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연인 관계였다고 해도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유포했다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됩니다. 헤어진 후에도 영상을 계속 보관하고 있다가 보복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역시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피해자가 일관되게 강제성이 없었고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진술한다면 위법성 조각에 유리하지만, 피해자가 강압이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7. 변호사의 역할과 전문적 대응 전략
이런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법조문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구체적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가장 적절한 방어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특히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수사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 양상, 촬영 당시의 구체적 상황, 영상의 보관과 관리 방식,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위법성 조각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관련 판례들을 면밀히 연구하여 유사한 사례에서 어떤 요소들이 무죄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사기관과의 소통 과정에서도 전문적인 법리 해석과 설득 논리가 필요합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사건을 단순히 법조문에 대입하여 판단하지 않도록, 사건의 특수성과 위법성 조각의 법리를 체계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결론: 법과 현실, 그리고 인간적 고려의 조화
다시 한번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려면 매우 엄격한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연인 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의 진정성과 대등성, 촬영의 자발성과 비강제성, 사적 목적과 비유포성 등 여러 요소들이 모두 입증되어야 합니다.
만약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법률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각 사건마다 구체적인 상황과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원칙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초기 대응이 사건의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이 유사한 상황에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률 전문가로서 성실하고 정확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 법률사무소 이도 대표변호사 김 경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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