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사제총기 살인사건을 통해 본 복수심의 범죄화
송도 사제총기 살인사건을 통해 본 복수심의 범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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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사제총기 살인사건을 통해 본 복수심의 범죄화 

황순철 변호사

최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은 단순한 강력사건 그 이상이다.

아버지가 자신의 생일잔치에서 아들을 향해 총을 쐈고, 그 현장에는 손주와 가족들이 함께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이 범행이 치밀하게 준비된 ‘복수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경찰 출신 형사전문 변호사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단순히 '화가 나서 저질렀다'는 수준을 넘어, 누적된 심리적 갈등과 분노, 열등감, 질투심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전형적인 계획범죄로 보인다.

범행에 사용된 건 직접 만든 사제 총기였다.

게다가 피의자의 자택에서는 폭발물이 다수 발견되었고, 타이머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이건 충동적 살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감정의 분출이며, 나아가 일종의 자기 연출까지 엿보이는 장면이다.

특히 자신의 생일날, 아들이 마련해 준 자리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극적인 순간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복수'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동기를 '전처에 대한 복수심'이라고 분석한다.

전 부인의 명의로 된 아파트에서 거주했고, 아들은 전처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즉, 이 남성에게 아들은 '자신이 배제된 가정과 사회적 관계'의 상징이자, '복수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나는 경찰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수많은 강력범죄, 가정폭력, 살인사건들을 직접 수사했다. 이런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건, 범행 직전에 분명한 정신적 이상이나 심리적 신호가 있었음에도 주변에서 이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피의자는 20년간 전처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 자존감이 무너졌고, 아들을 통해 그 상실감을 더 강하게 체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결국 그 분노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느낀다.

형사사건은 대부분 어느 날 갑자기 터지는 것이 아니다. 감정과 기억, 억울함과 열등감이 누적되다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폭력이라는 형태로 분출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적 대응을 넘어 우리 모두가 경계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 가족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 대화와 조정 없이 장기화되면 위험하다.
● 분노와 억울함을 반복적으로 토로하는 사람은 반드시 주변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 정신적·심리적 이상 징후가 보이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조기에 전문가 상담이나 지원 체계를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이다.

무너진 마음이 극단적 선택으로 향하기 전에,
갈등이 범죄가 되기 전에,
법과 심리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길 바란다.

작은 이상 신호라도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자.
그게 또 하나의 비극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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