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피상속인 사망 이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무효가 되고 단순승인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떠한 경우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무효가 되고, '단순승인'으로 인정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담사례 내용]
상담인의 부친이신 피상속인께서 실제로 남은 재산보다는 부채가 더 많은 상태로 지내시다가 사망하였습니다.
상담인은 피상속인 사망 이후 피상속인의 유지에 따라 피상속인의 예금 잔액 500만원을 인출하여 피상속인의 장례비로 사용하여 장례를 마쳤습니다
이후 상담인은 법원에 상속포기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상담인이 상속포기신청을 하기 전에 피상속인의 예금 잔액 500만원을 인출한 것 때문에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상담인의 상속포기가 인정이 되지 않는 것인가요?
"상속포기"란 상속인이 민법 제1041조에 따라 가정법원에 자신은 고인의 재산과 빚을 상속받지 않겠다고 신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속포기는 단순히 재산상속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상속인의 지위를 포기'하는 의미를 가지게 되므로 상속포기를 하게되면 상속이 개시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보게 됩니다.
이러한 상속포기의 효력은 상속포기한 자가 법원으로부터 상속포기 심판 결정을 송달받음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며,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상속포기를 할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재산을 일체 처분하여서는 안 됩니다. 피상속인의 예금 등을 인출하거나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게되면, 경우,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게 되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효력이 없어지고, “법정 단순승인”으로 인정됩니다.
제1026조(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상속인이 제1019조제1항의 기간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
위와 같이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게 되면 상속을 승인한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게 되고 상속을 승인한 이후에는 상속포기 신고를 하여 그 신고가 수리된다고 하더라도 상속포기로서 효력이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상속포기는 법원의 수리심판이 있어야 하고 심판은 당사자가 이를 고지받음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만약 상속인이 포기의 신고를 하고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게 되면, 상속포기가 있기 전에 재산을 처분한 경우로서 상속인이 상속을 승인하는 결과만이 발생할 뿐 상속포기의 효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
그렇다면 위 민법 제1026조의 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인정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상속재산 처분행위는 상속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하여 대출을 받는 다거나 하는 행위, 상속예금을 인출하여 사용하는 행위 등이 모두 상속재산 처분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피상속인의 예금을 인출하는 경우에 무조건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보게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피상속인 사망 이후 피상속인의 예금을 인출하여 장례비 등 "상속비용"으로 사용한 경우라면, 그러한 예금 인출의 경우는 상속재의 처분행위로 보지 않게 됩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는 "망인의 배우자인 C가 망인에 대한 상속포기신고를 하기 전인 2020. 1. 29. 망인의 상속인 지위에서 망인 명의의 하나은행계좌(E)를 해지하고 예금 잔액 221,416원을 지급받아 장례비로 사용한 경우에, ① C가 위 예금 잔액 221,416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는 점, ②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하는 것이고, 상속에 관한 비용이라 함은 상속재산의 관리 및 청산에 필요한 비용을 의미하는데(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참조), 망인의 배우자인 C가 상속재산인 예금 잔액 221,416원을 망인의 장례비용 등 상속비용으로 지출하였을 가능성이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의 위 예금인출행위가 민법 제1026조 제1호 소정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예금인출행위로 인해 C가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1. 3. 25. 선고 2020가단6808 판결).
위 서울북부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예금의 일부를 인출하여 장례비 등 상속비용으로 사용한 경우라면 그러한 예금 인출행위는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예금의 일부를 인출하여 장례비 등 '상속비용'으로 사용한 경우라면, 그러한 예금 인출행위는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담인의 경우도 비록 상속포기심판청구를 하기 전에 피상속인의 예금에서 500만원을 인출하여 장례비로 사용하였다면 그러한 500만원 인출행위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로 보지 않기 때문에 상담인이 상속포기심판청구를 하면 적법한 상속포기심판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피상속인 사망 이후 "보험금의 수령행위"가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보통 부모님들은 자신의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방법 중의 하나로 부모님 사망 이후에 자식들이 수령할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보험금의 경우 부모님이 사망한 이후에 '상속재산'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자식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하는 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선 보험의 경우 보통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있는데, 보험계약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이고, 피보험자는 보험사고 발생의 대상이 되는 자로,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게 되며, 수익자는 보험사고시 보험금을 받는 보험금 청구권자로서 보험계약자가 지정하게 됩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한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고 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봅니다.
대법원에서는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할 것인데, 이는 상해의 결과로 사망한 때에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미리 지정해 놓은 경우는 물론,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의 지정권을 행사하기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상법 제733조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여, 수익자가 지정된 보험금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위와 같이 수익자가 지정된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의 고유재산이기 때문에 이러한 보험금을 수령하는 행위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로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보험금 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한 이후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신청을 하더라도, 그러한 보험금 수령행위는 민법 제1026조의 1호의 상속재산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단순승인으로 보지 않고,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다만, 피상속인이 계약한 보험 중에서 피상속인이 사망하게 되면 수익자가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이 자동으로 해약되도록 되어 있는 보험의 경우는 보험계약자인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납입했던 보험료 중 일부를 피상속인에게 돌려주도록 되어 있는데, 그러한 금원을 "보험해약환급금"이라고 합니다.
위와 같은 "보험해약환급금"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아니라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보험금을 상속인이 수령하였다면 상속인의 예금을 인출한 행위와 마찬가지로 '상속재산의 처분행위'로 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려는 상속인의 경우 위와 같은 보험해약환급금을 수령하게 되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효력이 없어지고 단순승인으로 인정될 수가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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