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혐의,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술자리에서 가볍게 스킨십을 했는데 강제추행이라니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상대방이 기분 나빴다고 해서 고소를 당했어요…”
성범죄, 특히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특히 지인 사이, 직장 내, 혹은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들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강제추행’이라는 죄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최근 판례는 어떤 기준으로 유죄와 무죄를 판단하고 있는지, 대응 방법에 대해 정리하고자 합니다.
1. 강제추행이란?
강제추행죄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즉, 강제추행죄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해야 성립합니다.
- 폭행 또는 협박이 있을 것
-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행위가 있을 것
여기서 말하는 ‘추행’은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2. 폭행·협박은 꼭 물리적이어야 하나?
강간죄와 마찬가지로, 강제추행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도 반드시 물리적 폭력이나 물리적인 위협일 필요는 없습니다. 예컨대,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거부를 무시하거나 무력화한 상태에서의 성적 접촉이 있었다면, 물리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 관련 판례
대법원 2019도15994 판결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다.”
이처럼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은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3. ‘고의’가 없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 것 중 하나는 “상대방이 불쾌할 줄 몰랐다”,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행위 당시의 ‘성적 목적’ 또는 ‘고의(인식)’가 있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행위자의 의도가 단순한 친근감 표현이었는지, 아니면 성적인 의도로 한 행동이었는지가 쟁점이 되는 것이죠.
📌 관련 판례
대법원 2020도7981 판결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ㆍ흥분ㆍ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피의자의 주장뿐 아니라 당시 행위 방식, 장소, 시간대, 피해자의 반응, 피해자와의 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서 강제추행의 고의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4.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한가요?
강제추행 사건의 특성상 CCTV나 목격자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사건 자체가 비공개적 공간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증거로 작용합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평가합니다.
-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인가
- 진술 내용이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가
- 피해자가 진술을 바꾼 흔적이 없는가
- 허위로 진술할만한 동기나 이익이 있는가
단순히 피해자의 말뿐이라는 이유로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정황 증거 및 진술 신빙성이 뒷받침되어야만 유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5. 강제추행으로 의율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들
● 술자리 스킨십
“장난이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불쾌감을 호소하고, 주변 증인들에 의해 당시 분위기가 불편했음이 드러난다면 충분히 강제추행 혐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직장 내, 상하 관계에서의 신체 접촉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사적인 신체 접촉이나 불필요한 신체 접근을 한 경우, 행위자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강제추행으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6. 강제추행 혐의에 대응할 때 가장 중요한 것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의도'와 '정황'이 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짓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의 첫 진술부터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미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
- 사과 메시지나 인정성 있는 표현을 상대방에게 보낸 경우
- 술에 취해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
- 피해자가 지인, 직장동료, 연인관계였던 경우
대부분의 피의자가 수사 초기에 추상적으로 진술하거나,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표현하다가 불리한 결과를 맞게 됩니다. 객관적인 정리, 법리적 분석, 증거 수집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7. 기습추행 ‘순간적 범죄’
강제추행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기습추행입니다. 형법 조문에 따로 규정된 죄명은 아니지만, 판례와 실무에서는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 범주 안에서 기습추행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기습추행’이란, 피해자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신체 접촉을 말하며, 폭행이나 협박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더라도 추행 자체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한다는 것이 최근 판례의 흐름입니다.
8. 마무리하며
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진술과 심리, 사건 전후의 정황이 중시되는 범죄입니다. 단순한 스킨십이나 일시적인 신체접촉이 사후에 강제추행으로 고소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정확한 사실관계 정리와 법적 조력을 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혹시 지금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가요?
당황한 나머지 진술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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