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
변호사의 일을 하면서 상담을 많이 하게 되는데 상담 후에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최근에 일 중에 그런 기분을 들게 한 일이 있었는데..
경찰조사를 받을 일이 생겼다면서 여기 저기 아는 변호사와 상담을 한 모양인데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전화 상으로 사실관계를 대략적으로 들어보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그 상태에서 상담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대략적인 전망에 그칠 것이다. 나도 그랬고, 다른 몇몇 변호사도 그렇게 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상담자는 아무래도 자기 입장이 급하고 속시원한 답을 듣고 싶었는지 상담한 여러 변호사가 왜 모두 두리뭉실한 답변만 해 주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 대형 로펌에 상담을 했을 때는 무죄를 받아 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속시원했다면서 다만 수임료가 너무 커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순간 호구 생각이 났다. 한 명 걸려들었구나.
주변분들과 상의 후에 전화주겠다고 해서 전화상담을 마쳤는데,
마치고 난 이후에 곰 곰 생각해 보니 내가 호구가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단 수임부터 해야지. 워크에식이 뭐가 필요해?. 상담자의 가려운 곳을 일단 긁어줘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무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감히 못하는 내가 어쩌면 호구 소리 들어도 싼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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