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는 누구?
호구는 누구?
변호사에세이

호구는 누구? 

윤태봉 변호사

호구?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

변호사의 일을 하면서 상담을 많이 하게 되는데 상담 후에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최근에 일 중에 그런 기분을 들게 한 일이 있었는데..

경찰조사를 받을 일이 생겼다면서 여기 저기 아는 변호사와 상담을 한 모양인데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전화 상으로 사실관계를 대략적으로 들어보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그 상태에서 상담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대략적인 전망에 그칠 것이다. 나도 그랬고, 다른 몇몇 변호사도 그렇게 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상담자는 아무래도 자기 입장이 급하고 속시원한 답을 듣고 싶었는지 상담한 여러 변호사가 왜 모두 두리뭉실한 답변만 해 주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 대형 로펌에 상담을 했을 때는 무죄를 받아 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속시원했다면서 다만 수임료가 너무 커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순간 호구 생각이 났다. 한 명 걸려들었구나.

주변분들과 상의 후에 전화주겠다고 해서 전화상담을 마쳤는데,

마치고 난 이후에 곰 곰 생각해 보니 내가 호구가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단 수임부터 해야지. 워크에식이 뭐가 필요해?. 상담자의 가려운 곳을 일단 긁어줘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무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감히 못하는 내가 어쩌면 호구 소리 들어도 싼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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