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피상속인이 전처와 이혼 또는 사별한 이후에 다른 여자분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부부로 생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적법하게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를 '법률상배우자'라고 하고 반면, 이처럼 동거하면서 사실상 부부처럼 생활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배우자를 '사실혼배우자'라고 합니다.
피상속인이 사실혼배우자와 함께 생활하시다가 사망하게 되는 경우에, 피상속인의 자녀들과 사실혼배우자 사이에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위와 같은 사실혼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여야 하는지 문제와 피상속인이 사실혼 배우자에게 증여한 재산에 대하여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담 사례 내용]
부친께서 오래전에 모친과 사별 후 다른 여자분과 알게 되어 부친이 거주하던 아파트로 들어와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이 10년 이상이 지났는데, 여자분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생활하시다가 최근에 사망하였습니다.
부친 사망 이후 1남 1녀의 자녀들이 부친의 재산내역을 확인하다가 부친 소유의 15억원 정도의 아파트가 이미 5년전에 여자분 명의로 증여되었고, 부친 명의의 예금도 2억원 정도가 그 여자분에게 이전되었고, 부친의 재산은 4억원 정도의 빌라와 약 5000만원 정도의 예금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그 여자분은 자신이 부친을 10년 이상 모셨다고 하면서 빌라는 자녀들이 상속하고, 예금 5000만원은 자신이 상속하는 것으로 재산을 분할하자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럴경우 10년 이상 부친을 모셨다는 이유로 그 여자분에게도 상속권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또한 부친 생전에 여자분에게 증여한 아파트에 대하여 자녀들이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위와 같은 사안에서 우선 부친과 10년 이상 부부로 생활하여 온 여자분(사실혼배우자)에게 상속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상담인의 부친과 함께 살아온 여자분은 부친과 적법하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살아온 것이이므로 이를 사실혼관계라고 하며, 그 여자분을 부친의 "사실혼배우자"라고 합니다.
현행 민법 제1000조에서는 아래와 같이 상속인의 순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1순위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자녀)이고, 2순위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부모)이며, 3순위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순위가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입니다.
제1000조(상속의 순위)
①상속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또한 민법 제1003조에서는 아래와 같이 배우자의 상속순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①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제1항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위와 같이 현행 민법에서는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는 적법하게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배우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고, 위 사례와 같은 '사실혼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실혼배우자가 10년 이상 피상속인을 모셨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로 상속권이 인정될 수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사실혼 배우자에게, 사망한 배우자의 재산을 상속받을 법적인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현행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에 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 사건에 대하여, 위 민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와 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위 헌법소원 사건은,
A씨가 2007년부터 B씨와 동거를 시작하여 11년간 부부로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의 사실혼 배우자였는데, 2018년에 배우자 B씨가 갑작스런 발작증세로 응급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였으며, B씨에게는 자녀도 없고 부모님도 모두 사망하여, 결국 거의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던 B씨의 형제자매들이 상속인이 되어 B씨의 상속재산을 모두 상속하는 상황이었습니다.
B씨가 사망한 이후 사실혼 배우자인 A씨는 검사를 상대로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의소를 제기하여 법원에서는 ‘A씨와 B씨 사이에 사실상혼인관계가 존재한다는 판결을 받고,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상속권이 인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A씨가 망인의 단독상속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망인의 형제자매들을 상대로 상속재산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위 소송 계속 중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위 본안 청구와 위헌법률심판제청이 모두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에서는 “상속권조항이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은 상속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속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며,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혼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상속권을 가질 수 있고, 증여나 유증을 받는 방법으로 상속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 국민연금법 등에 근거한 급여를 받을 권리 등이 인정되므로 상속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나아가 위 결정에서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제3자에게 영향을 미쳐 명확성과 획일성이 요청되는 상속과 같은 법률관계에서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위 상속권 조항이 사실혼 배우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2020헌바494)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위 상담 사례의 경우 부친의 사실혼배우자가 10년 이상 부친과 부부로서 생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실혼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사실혼배우자가 부친의 상속재산인 부친의 예금 5000만원을 상속할 권리는 없다 할 것이고, 위 사실혼배우자가 10년 이상 피상속인을 부양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실혼배우자는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여분"을 청구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혼배우자는 법률상배우자가 아니므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상속할 권리는 없습니다. 또한 민법상 기여분제도는 상속인에게만 인정되는 것이므로 상속인이 아닌 사실혼배우자는 기여분 청구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위 상담 사례의 경우와 같이 부친 생전에 부친이 많은 재산을 사실혼배우자에게 증여한 경우에 자녀들이 사실혼배우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유류분"이란 보통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 또는 상속받지 못한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많은 재산을 증여 또는 유증받은 상속인을 상대로 자신의 '유류분 부족액'에 해당하는 재산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위 상담 사례의 경우, 피상속인인 부친이 상속인이 아닌 사실혼배우자에게 생전에 1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증여하고 예금 중에 2억원 상당을 증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고, 피상속인 명의로 남아 있는 4억원 정도의 빌라와 예금 5000만원을 공동상속인들인 1남 1녀의 자녀들이 상속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유류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재산이므로 사실혼배우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유류반반환청구의 상대방(피고)인 사실혼배우자가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유류분반환청구를 하는경우에 해당합니다.
즉, 피상속인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도 유류분권리자인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제3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행 민법 제1114조에서는 유류분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증여재산에 대하여 “증여는 상속개시 전의 1년간에 행한 것에 한하여 제1113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가액을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사례의 경우 사실혼 배우자는 부친이 사망하기 5년 전에 위 아파트를 증여받았기 때문에 위 규정의 “상속개시 전의 1년간에 행한 것”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자신이 증여받은 위 아파트는 유류분반환 대상 재산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제1114조(산입될 증여)
증여는 상속개시전의 1년간에 행한 것에 한하여 제1113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가액을 산정한다.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는 1년전에 한 것도 같다.
그러나 위 민법 제1114조에서는 추가로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는 1년전에 한 것도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부친이 사망하기 5년 전에 아파트를 증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아파트 증여로 인하여 1남 1녀의 자녀들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증여가 이루어진 것이 명백하므로, 위 민법 제1114조 후미에 기재하고 있는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 해당하여, 부친 사망 1년 이전에 한 증여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산입될 수 있는 사안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 위와 같이 상속인이 아닌 제3자(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증여가 피상속인 사망 1년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에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증여"인지 여부와 관련하여 대법원에서는 아래와 같이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
“제3자에 대한 증여가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행해진 것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 쌍방이 증여 당시 증여재산의 가액이 증여하고 남은 재산의 가액을 초과한다는 점을 알았던 사정뿐만 아니라, 장래 상속개시일에 이르기까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증가하지 않으리라는 점까지 예견하고 증여를 행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당사자 쌍방의 가해의 인식은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그 증명책임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상속인에게 있다.”
즉, 위와 같이 제3자에 대한 증여가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증여라는 점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사자 쌍방이 증여 당시 증여재산 가액이 증여하고 남은 재산의 가액을 초과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장래 상속개시일까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증가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고 증여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당사자 쌍방의 유류분권자에 대한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은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위 3가지의 요건을 충족하는 증여라는 점에 대해서는 유류분반환청구권자가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위 상담 사례의 경우에 적용하며, 사실혼배우자가 증여받은 아파트와 예금의 합계 가액이 15억원이고, 부친 명의로 남아 있는 빌라와 예금의 합계 가액이 4억5000만원인바, 부친과 사실혼배우자는 증여재산이 남아 있는 재산을 훨씬 초과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부친에게 더이상 재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 부친과 사실혼배우자가 모두 그러한 사정을'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1남 1녀의 자녀들이 부친의 사실혼배우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감사합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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