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은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다.
스토킹은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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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은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다. 

정현주 변호사

접근금지가처분

스토킹은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다.

최근 법률사무소 봄에서는 스토킹 관련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스토킹은 대부분 예전에 사귀었던 전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고, 가해자는 남녀가 따로 없다. 많은 경우 헤어지자는 말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맹목적인 집착을 하거나, 협박을 하거나 심지어는 임신을 하였다는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다른 범죄보다 스토킹을 당하고 있을 때 생각처럼 단호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다음은 실제 법률사무소 봄 의뢰인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입니다.

대학교 시절, 나름 잘 나갔던 나는 남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편이었다. 나름 자유롭게 살았지만 대학 졸업반이 되면서 나 또한 진지하게 장래를 고민해 보게 되었다. 함께 여행을 다니던 주위의 친구들도 졸업반이 되자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였고, 나도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노량진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몇 개월 정도는 정말로 공부에만 매진했지만 일상을 공부에만 쏟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가 학원에서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남자친구도 같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연애와 시험 준비를 같이 하는 것에 대하여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사실 헌신적이었던 그의 태도에 넘어갔던 것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선택을 매우 후회하게 되었다.

우리는 첫해 공무원 시험에 나란히 떨어졌는데, 그 즈음부터 남자친구가 나에게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늘 내 일거수일투족을 묻고 원래는 따로 다녔던 독서실도 같은 곳으로 옮겼으며 나의 모든 개인 시간을 통제하려고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답답해졌다.

종종 남자친구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너는 너무 예뻐서 결국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날 것 같다.'라는 식의 말을 자주 했다. 이유를 잘 알 수 없지만 남자친구는 이상한 열등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신세 한탄도 자주 했고 내가 늘 자신을 위로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은 뉘앙스의 이야기들을 했다. 나는 물론 남자친구를 만난 것과 연애를 시작하고 난 이후의 모든 것들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연애에 의지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선택을 돌리고 내 미래에 제대로 투자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

결국 나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진정한 악몽이 시작되었다. 남자친구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알겠다.'라고 응수하더니, 며칠이 지나자 '한 번만 만나달라.'라며 미친 듯이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 몇 번은 전화를 받기도 했으나 점차 그의 광적인 행동이 무서워졌다.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카톡, sns, 문자, 전화... 정말이지 끝이 없었다.

"너는 나를 이용한 거야.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남자친구는 내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와서 계속 날 기다렸다. 그쯤 되자, 나는 매일 집에 가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늘 어디선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집 앞에 그림자만 보여도 흠칫거리면서 놀라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에 답장을 하기도 했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지는 것 같아 이후에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이번에는 내 마음이 불안해졌다. 내가 계속 무반응으로 있으면 그가 무슨 짓을 벌이는 것이 아닐까? 갑자기 우리 집에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어떤 면에서는 나 또한 남자친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것은 나인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대단히 잘못된 사람이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마치 진흙탕물에서 같이 구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고통 속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점점 더 우울해지기만 했다. 그러던 와중에 나는 친구의 도움을 얻어 마지막으로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가 조언을 얻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는 지나가다가 난데없는 폭력을 다하거나 또는 욕설을 들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할 생각을 한다. 바로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기도 한다. 하지만 유독 스토킹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은 바로 대처를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변호사로서 스토킹 피해 상담을 하면서, 스토킹이 일종의 '가스라이팅'과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스토킹은 일면식이 전혀 없는 관계에서 발생한다기보다는 전 연인처럼 친밀했던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시간이 갈수록 스토킹의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처음에는 한 번만 만나달라는 간곡한 부탁, 그리고 그것이 잘되지 않으면 분노하거나 협박을 하다가 결국 상대방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많다. 피해자는 이런 감정들을 모두 가까이에서 경험하기에 스스로도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기도 하고, 점차 정말로 '나의 잘못으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스토킹 가해자는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를 한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너만은 나를 바라봐 주었으면..'하는 맹목적인 결핍이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자연히 많은 인간관계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다. 그것은 무척 당연한 일이다(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것만큼 우주적인 일이 얼마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스토킹을 하는 사람은 그 당연한 일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은 다 괜찮아도 너만은 날 바라봐 달라는 것이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가장 좋은 것을 해주는 마음이다. 스토킹은 사실상 변질된 자기애에 가깝기에 상대의 마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상태에 대하여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며 상대방에 대한 분노, 협박, 비난으로 연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경우 스스로 빠져나오기는 대단히 어렵다. 우선은 마음의 용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상담사,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그 뒤에 기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나는 지금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심신이 지쳐있는 것뿐이니까, 의외로 대부분의 스토킹 행위는 경찰 고소와 함께 멈춘다.

하지만 그 시기가 늦으면 늦어질수록 빠져나오는 것은 훨씬 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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