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김의지입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정보의 유출과 불법적인 거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법원이 내린 판결 하나가 개인정보 취득의 적법성 판단 기준을 새롭게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대법원은 지난 8월 29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2도16324 판결). 이 사건의 피고인은 성명불상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다량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70조 제2호에서 금지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다른 사람이 처리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고
그로부터 다량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뒤
개인정보를 판매한다는 게시물을 작성하여
이를 보고 연락해 온 고객들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였다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임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말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이란 단순히 돈을 주고 개인정보를 산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 또는 해킹과 같이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단순 구매'와 '부정한 방법'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대가를 지급하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실만으로는 법에서 금지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거래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개인정보 취득의 불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첫째, 취득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개인정보를 구매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개인정보 거래의 현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둘째, '부정한 방법'의 개념을 구체화했습니다. 개인정보 제공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해킹 등이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어떤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더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기업이나 개인이 개인정보를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입증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 판결은 검찰이 단순 구매 이상의 '부정한 방법'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는 개인정보 취득과 관련된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 판결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정보 제공자의 자발적 의사를 존중하고, 기망이나 강압 등 부당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해킹 등 불법적 방법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여전히 엄격히 금지됩니다.
개인정보 거래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개인정보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명확히 확인하고, 거래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이 사용되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