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인데 무고죄로 고소당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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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자인데 무고죄로 고소당했다면? 

이유미 변호사

1. 들어가며

성범죄 피해자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꼭 하시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아래와 같은 질문입니다.

만약 저희 고소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면, 제가 무고죄로 처벌되는 걸까요?

혹은 실제로 성범죄 피해를 입으셨음에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가해자에게 혐의 없음 처분이 나면서 무고죄로 고소를 당해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게 저는 항상 이렇게 답변을 드립니다.

걱정마세요. 성범죄 무고죄로 혐의가 인정되거나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곤 하는 이유를 아래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2. 성범죄 무고죄, 왜 성립이 어려울까?

일단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무혐의 = 무고죄"라는 공식입니다.

너 내가 무혐의만 받아봐라, 바로 무고죄로 넣어버릴거야!

이런 말은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많이 하시는 말들입니다.

그러나 내가 고소한 사건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거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형법 제156조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즉,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소인이 '허위사실'을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무혐의 혹은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는 것은 '신고 사실이 허위사실이다'라는 의미와 반드시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통상적으로는 신고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밝힐 증거가 '부족하다'라는 의미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범죄 피해자의 고소가 설령 혐의 없음 또는 무죄 판결로 끝이 나더라도, 그 고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점까지 증명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무혐의, 무죄 판결 = 고소(신고) 내용이 허위사실이다...? 아닙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무혐의, 무죄판결의 이유가 '고소(신고) 내용이 사실이기는 하나 법리적으로 죄가 될 수 없다'는 것일 때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고죄가 성립할 수 없는 것입니다.


3. 성범죄 가해자가 나를 무고죄로 고소했다면?

위와 같이 무고죄는 성립이 어려운 범죄이기는 하지만 성범죄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는 사례는 실제로 많이 있는 편입니다.

자신에게 혐의가 없다는 주장을 강하게 끌고 나가기 위한 수단 등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무고죄로 고소당한 성범죄 피해자가 재차 가해자를 '나를 무고죄로 무고했다며 무고죄로 다시 고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아래와 같이 대처할 것을 권유드립니다.

  1. 내가 허위사실을 신고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입증할 증거가 없음을 주장하십시오.

  2. 나아가 법리적으로 무고죄는 '허위사실을 신고했다'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어야 성립하는 범죄이고, '고소한 사실이 무혐의가 났다'라는 점만으로는 성립할 수 없는 범죄임을 명확히 주장하십시오.

  3. 성범죄 고소 당시 활용했던 증거자료들을 무고죄 사건에서도 반드시 제출하셔서, 가해자에게 분명 성범죄 혐의가 의심될 만한 사정과 정황들이 충분하였음을 주장하십시오.


4. 신고내용 중 일부만이 허위라면?

그런데 간혹 실제 성범죄 피해를 입으신 분들임에도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한 주장을 확실하게 하려는 나머지, 일부 허위 사실을 섞어 신고를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일부 허위사실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입니다.

허위로 진술한 그 부분이 상대방의 '처벌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지에 따라 무고죄 성립이 갈릴 수 있습니다.

  1.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상대방이 아예 하지 않은 범죄사실을 일부 추가하여 고소하였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고죄가 성립합니다.

  2. 반면 상대방이 나를 추행하면서 나를 폭행한 것은 사실인데, 다만 폭행의 부위가 실제로는 어깨지만 머리를 때렸다고 허위 진술한 경우라면 어떨까요.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나를 폭행하면서 추행하였다는 핵심적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3. 그럼 이건 어떨까요?

    상대방이 나를 추행하면서 폭행한 것은 사실인데, 그 폭행의 강도(세기)에 대하여 다소 과장한 경우라면? 최근에는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으로 처벌이 이루어지고는 있습니다만, 원칙적으로 강제추행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 혹은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도로 폭행, 협박을 하면서 추행하였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폭행의 강도는 강제추행죄 성립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장하여 허위진술하였을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5. 결론

성범죄 피해를 입은 것도 억울한데, 역으로 무고죄로 고소까지 당하시게 된다면 그 억울함은 배가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 앞서 설명드린 내용들을 잘 참고하셔서 반드시 무혐의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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