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소유예 취소 사례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가 피의자의 유죄를 전제로 관대한 처분을 하는 것이므로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에게는 이러한 처분 자체가 수사단계에서 무혐의를 받거나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피의자, 피고인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처분이자 피의자의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처분입니다.
또한 실제 불이익과 관련하여서도 기소유예 처분이 문제가 되어 군인, 군무원 등 특정 공직에 입직하고자 할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해외 취업이나 이민, 유학 등을 위해 비자발급이 필요한 경우 기소유예 처분이 문제가 되어 비자발급이 거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억울한 기소유예 처분은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데요, 부당한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고자 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야 하고, 이 때 헌법소송은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야만 합니다.
사건의 개요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청구인(서울중앙지검 검사)은 2023. 1. 10.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청구인은 2022. 12. 29. 15:00~15:15경 청구인의 주거지에서, 친동생인 피해자와 대화 중 시비가 되어 몸싸움을 하다가 식칼(총 길이 33cm, 날 길이 20cm)을 손에 들고 ‘죽이겠다’라고 말하면서 위해를 가할 듯한 언동을 함으로써 흉기를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인은 2023. 4. 10.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청구인은 ‘죽이겠다’라는 말을 하거나 식칼로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이 없다. 청구인은 피해자와 언쟁을 하는 중 위협이 될까 두려워 식탁 위에 있는 식칼을 치우려고 손을 뻗었는데, 피해자가 오해하고 112에 신고하였을 뿐이다. 또한 사법경찰관은 피해자가 임의로 제출하는 식칼을 영장 없이 압수하였으나, 피해자는 식칼의 소지자나 보관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위법한 증거수집이다.
이와 같이 청구인은 협박을 하지 않았고 협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에도, 청구인의 특수협박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청구인과 피해자의 진술 및 경찰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1) 청구인과 피해자는 형제지간으로, 청구인은 서울 강남구에서 거주하고, 피해자는 ○○시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던 중 청구인을 방문하여 2022. 12. 23.부터 2022. 12. 31.까지 이 사건 주거지에 머물렀다.
(2) 청구인과 피해자는 2022. 12. 29. 이 사건 주거지에서 점심 식사 후 언쟁을 하게 되었다. 이에 피해자는 이 사건 주거지에서 나와 같은 날 15:12경 ‘형이 흉기를 들고 있다’고 112에 신고하였고, 이 사건 주거지가 있는 건물 로비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을 만나 ‘금일 형과 과거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시비가 되어 몸싸움을 하였고, 형이 갑자기 식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하여 무서워 112에 신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경찰관들은 피해자와 함께 이 사건 주거지 안으로 들어갔는데, 당시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경찰관들은 소파 위에 있던 식칼 1개를 발견하였고, 그 식칼을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아 압수하였다.
경찰관들은 약 40분 동안 이 사건 주거지에서 머물다가 피해자와 함께 파출소로 가기 위해 1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청구인을 마주쳤고, 청구인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피해자와 언쟁을 하였을 뿐이고 칼로 위협한 적이 없다. 식탁에 있던 식칼을 일부러 다른 곳으로 치워놓았다’면서 동행을 거부하였다.
경찰관들과 함께 파출소로 간 피해자는 청구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진술서 작성을 거부하였다. 피해자는 파출소를 나와 경찰관에게 ‘형이랑 화해해서 형 집에 왔다’, ‘협박을 한 적이 없어서 신변보호는 필요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3) 피해자는 2022. 12. 31. 경찰관과 통화하면서 ‘형이 칼을 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왔고, 직접 칼을 손에 쥐어 드는 모습은 보지 못하였다. 죽이겠다는 말을 듣지는 못했다’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하였다. 청구인은 같은 날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계란말이를 자르려고 식탁 위에 칼을 올려놓았고, 언쟁을 하다가 칼이 위협이 될까봐 치우려고 했는데, 피해자가 집 밖으로 나갔다. 피해자가 나간 후 우울감이 와서 칼을 들고 순간 자해를 하려다가 나가서 지하철역으로 피해자를 찾으러 갔다가 돌아왔다’면서 범행을 부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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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위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다음은 헌법재판소 결정 이유입니다.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0. 6. 24. 2009헌마712; 헌재 2019. 6. 28. 2017헌마882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식칼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청구인은 일관되게 자신은 칼을 치우려고 했을 뿐 피해자를 칼로 협박한 사실이 없고 협박할 의사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반면, 피해자는 ‘형이 흉기를 들고 있다’고 112에 신고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형과 몸싸움을 하다가 형이 갑자기 식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신고한 당일 파출소에서 피해 진술서 작성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관에게 ‘협박을 한 적이 없어서 신변보호는 필요 없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2022. 12. 31. 경찰관에게 ‘형이 칼을 손에 쥐어 드는 모습은 보지 못하였다. 죽이겠다는 말을 듣지는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그 신빙성이 의심된다.
(2) 영장 없이 압수된 식칼의 소유자는 청구인이고 피해자는 일시적으로 청구인의 주거지에 머물렀을 뿐이며, 사건 발생 당시에도 청구인이 사용하려고 식탁 위에 칼을 올려두었다가 소파 위로 치운 것이므로 피해자가 자기를 위하여 식칼을 점유하는 소지자라거나 보관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관들은 이 사건 주거지에서 청구인이 소파 위에 올려놓은 식칼을 발견한 것이므로, 식칼을 ‘피의자가 유류한 물건’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영장 없이 압수된 식칼과 이를 촬영한 사진 또한 피의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이 식칼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특수협박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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