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을 다시 생각한다(5) - 무게추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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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을 다시 생각한다(5) 무게추의 이동 

정진섭 변호사

저작권법을 다시 생각한다(5) - 링크는 자유, 복제·배포는 금지...

 

#1. 저작권법의 무게추가 바뀌고 있다. Copy or Access?

 

18세기 초 영국에서 처음 제정된 저작권법은 종이저작물이나 어문저작물에 대한 복제권·배포권 보호를 위주로 발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디지털파일에 대한 실시간 전송공유가 손쉽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세계 최초의 P2P방식 디지털음원 공유사례인 미국의 Napster, 그것을 모방한 우리나라의 소리바다 사이트는 신종 저작권침해 논란에 휘말렸지만, 그렇다고 네트워크 기술 발전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고, 결국 무형의 전자파일이 인터넷 바다를 통해 무수히 전송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저작권법의 무게추가 복제(copy)에서 접근(access)으로 이동했고, 그로 인해 저작권법학계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저작권법은 21세기에 들어와서 자주 개정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복제권, 배포권 이외에 공중송신권, 전송권, 디지털 음성송신권 등의 새로운 권리가 등장했습니다. 또한 기술적보호조치 무력화를 규제하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그밖에도 소소한 개정작업이 이어져 왔습니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강의나 정보공유가 확대되고, 비대면 문화예술 활동이 급증하는 등 저작권 생태계가 더 변모하고 있어서, 조만간 또 다른 저작권법의 개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 링크는 자유, 복제·배포는 금지....

 어느 원로 변호사님께서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올려주셨습니다.

이런 걸 달아놓고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가 말이 되나요?”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정보 바다를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바일 전자기기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정보의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누구든지 다양한 SNS 매체에서 온라인 검색한 뉴스나 게시물의 URL 주소를 복사해서 다른 SNS에 링크 공유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예시) -> 저작권법을 다시 생각한다(3) 모차르트 Genius or Piracy

                   URL복사 https://news.lawtalk.co.kr/columns/2733


인터넷의 도입 초기, 그 링크(link) 행위의 법적근거와 허용한계에 대해서 국내외 논란이 분분했지만, 우리 대법원은 저작권법상 복제·배포 개념에 포함되지 않아 허용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비록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직접 연결된다 하더라도 링크를 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3.12. 선고, 201213748 판결)고 판시하여 논란을 해소해 버렸습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링크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특히 '불법저작물'의 링크를 모아 제공하는 행위, 이른바 임베디드 링크또는 프레임 링크는 비록 저작권 침해가 아니더라도 저작권 침해를 방조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아 규제될 수 있고(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222757 판결), 영리 목적이 있거나, 다른 사이트의 저명성에 편승하여 무임승차하거나, 명예훼손이나 음란파일 전송 등 다른 법익을 침해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전기통신관련법, 형법 등 여타 법령에 위반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3. 저작권자의 허락 v. 공정한 이용... Permission or Fair Use?

 

원래 저작권법에서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복제·배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아주 오래된 저작물(저작자 사후 70년경과), 저작자 불명의 저작물(법정이용허락), 저작자 스스로가 자유이용을 사전 허락한 경우(공공누리, Creative Commons License) 등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작권법의 중점이 예외의 확대를 통한 접근의 자유를 강조하면 할수록, 권리자의 사전허락보다는 공정이용판단이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만일 고전적인 저작권법 원칙에 집착하여 저작자의 사전허락을 절대시 하게 되면,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 비평의 자유,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부작용이 뒤따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풍자나 패러디, 건전한 비판과 같은 부차적 창작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하면, 사회적으로 창작 심리를 위축시키고, 디지털 문명발전의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행 저작권법 35조의 5에 의한 포괄적인 공정이용 허용규정은 법관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해서 도입된 일반조항이기 때문에, 결국 실제 사건의 해석을 통해서 구체화되고 명확화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은 그런 판례의 누적을 통해서, 어떤 행위가 현명한 저작물 이용인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부디 현대문명의 필요조건인 디지털 저작권 분야에서 공정 이용'(fair use)의 풍토가 더욱 확산되고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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