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건물 화재사고로 인한 분쟁과 해결 |
임차인 A는 집 주인 B의 아파트에 세를 들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임대기간 중 아파트에 불이 나, 아파트 전체가 화재로 전소(全燒)되었고, 불길이 윗집으로 번져 윗집에 살던 C의 아파트 일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임대인 B는 “A가 세를 들어 사는 동안에 아파트 관리는 A의 책임이니,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하고 있고, 윗집에 살던 C도 임차인 A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임차인 A는 사실상 임대인 B에게 지급한 임대보증금 이외에는 다른 재산이 없는 상황입니다. |
화해원인 규명은 경찰, 소방서의 화재감식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였음을 경찰 또는 소방서에 신고하면, 경찰과 소방서는 화재 감식 이후 <화재조사 확인원>, <화재 증명원>과 같은 문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화재 원인의 규명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여 전문적인 의견을 받아보기도 합니다. 화재조사 확인원, 화재 증명원에는 화재 원인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이 들어가기 때문에 화재 이후 절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문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신청절차가 필요한데, 담당 경찰서, 소방서를 통하거나 민원24(http://www.egov.go.kr)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화재감식 결과, (임차인 A의 관리 아래 있는) 가전제품 등에서 화재가 시작된 경우로 밝혀진 경우에는 A가 화재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 (임차인 A가 관리할 수 없는) 건물의 벽이나 천장 속 전기배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임대인 B가 화재의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원인불명” 화재의 경우 임차인의 책임으로
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화재사고 중 원인이 규정되지 못한 화재사고는 8.8%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처럼 원인불명의 화재로 인하여 임차목적물이 멸실된 경우, 임차인이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 건물의 보존에 힘썼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화재로 인한 책임은 임차인에게 돌아갑니다. 판결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을 텐데, 그 부담을 세 들어 사는 임차인에게 지우다니요? 하지만 임대 이후 모든 건물 관리권은 임차인에게 있고, 임대인은 사실상 건물 관리에 관여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원인불명의 위험부담을 원칙적으로 임차인에게 지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것을 입증하기란 실무상 대단히 어렵습니다. 예컨대, 임차인이 화재사고 전 날 평상시와 같이 전기 조명스위치 등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를 점검한 후 출입문을 잠그고 귀가한 점을 소송과정에서 입증하더라도, 그 정도만으로는 임차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될 수 없습니다. 사실상 원인불명의 화재로 인한 책임은 임차인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임대인은 보증금 상계를 통해 윗집 보다 먼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어
화재감식 결과 화재원인이 임차인 A에게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가정해봅시다. 임차인 A는 임대보증금 이외의 재산이 없기 때문에 임대인 B, 윗집 사는 C는 사실상 임차보증금 범위 안에서 손해 배상을 해결해야 합니다. 보증금이 넉넉하다면 모르겠지만, 부족한 경우에는 B, C 사이의 분쟁은 불가피합니다.
이때 윗집에 사는 C가 재빨리 가압류를 하고 판결문을 받더라도, 임대인 B는 본인의 손해를 임대보증금에서 상계(공제)하는 방법으로 C 보다 우선적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 B의 손해가 보증금 액수보다 많을 경우에는 임대인 B가 보증금 전액을 먼저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임차인 A가 중대한 과실로 화재를 발생시킨 것이 아닌 한, 윗집 C가 입은 연소 손해에 대해서는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책임의 감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시행 2009.5.8.] [법률 제9648호, 2009.5.8., 전부개정]
제3조(손해배상액의 경감) ① 실화가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의무자(이하 “배상의무자”라 한다)는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다. ② 법원은 제1항의 청구가 있을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다. 1. 화재의 원인과 규모 2. 피해의 대상과 정도 3. 연소(延燒) 및 피해 확대의 원인 4. 피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실화자의 노력 5. 배상의무자 및 피해자의 경제상태 6. 그 밖에 손해배상액을 결정할 때 고려할 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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