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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뒷담화, 법정까지 가면 안 됩니다|명예훼손죄 불송치사례 

명현준 변호사

불송치(혐의없음)

서****

"친한 직장 동료와 카톡으로 뒷담화를 나눴을 뿐인데,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말을 하긴 했는데, 카톡 내용까지 증거로 제출됐다면 처벌받을 수밖에 없나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과 명예훼손죄·모욕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설령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범죄의 성립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애초에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종결될 수 있었던 사건이, 제대로 된 방어 없이 검찰에 송치되고 결국 형사재판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재판에서도 무죄를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재판을 감당해야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더욱이 재판에 회부된 경우 위험합니다. 법원단계까지 진행된 사건들 중 무죄판결이 내려지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법원도 공소제기된 사건에 대하여 유죄의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말 억울한 사건이라면 경찰단계에서 종결시킬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주장하여,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제로 법률사무소 명량에서 수행한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의뢰인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었지만, 핵심적인 범죄 성립요건을 다툰 결과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1. 직장 동료에 대한 사적인 카톡 대화, 형사고소로 이어지다

 

의뢰인은 친밀한 관계에 있던 입사동기와 카카오톡으로 점심 식사 약속을 조율하던 중, 다른 직장 동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해당 동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의뢰인은 별다른 생각 없이 다음과 같은 취지로 답변하였습니다.

 

"걔 게이잖아"

 

이후 곧바로 다른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고, 해당 동료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의뢰인은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당하였습니다.

 

불리한 사정도 분명했습니다. 의뢰인이 실제로 해당 표현을 사용하였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톡 대화내역까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2. 명예훼손죄·모욕죄, 핵심은 '공연성'에 있습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해당 발언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단 한 사람에게만 발언한 경우입니다.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했으니 공연성이 없겠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특정한 한 사람에게 발언하였더라도 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로 전파될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공연성 역시 부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몇 명에게 이야기했는지가 아니라, 발언을 들은 사람과의 관계, 대화가 이루어진 경위, 실제 전파 여부, 전파될 개연성 등 구체적인 사정들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전파가능성을 근거로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행위자에게 그러한 위험에 대한 인식과 용인의 의사가 있었는지도 문제 됩니다.

 

이 사건의 핵심적인 방어 방향 역시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과 그에 대한 고의를 부정하는 것이었습니다.

 

 

 

3. 변호인의 조력 — 발언 자체보다 범죄 성립요건에 집중하다

 

의뢰인이 문제의 표현을 사용한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발언 자체를 부인하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법률사무소 명량에서는 사건의 경위와 카카오톡 대화내역,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중심으로 방어논리를 구성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강조하였습니다.

 

첫째, 친밀한 지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1:1 사적 대화라는 점입니다.

의뢰인과 대화 상대방은 평소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주고받던 입사동기였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비추어 사적인 대화내용이 외부에 전파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둘째,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짧은 발언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의뢰인이 먼저 고소인을 비난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점심 식사 일정을 조율하던 중 상대방의 이야기에 짧게 맞장구를 친 뒤 곧바로 다른 주제로 대화가 전환되었습니다.

 

셋째, 실제 전파 사실 및 전파가능성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해당 대화내용이 제3자에게 실제로 전파된 사실이 없었고, 대화 상대방이 이를 외부에 전달할 특별한 동기나 사정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의뢰인이 대화내용의 전파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 역시 부족하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대법원 판례의 공연성 판단 기준과 연결하여 구체적인 변호인의견서를 작성·제출하였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 아닙니다.

 

범죄의 성립요건이 왜 충족되지 않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판례 법리에 근거하여 설명하는 데 집중한 것입니다.

 

 

4. 사건 결과 — 경찰 불송치(혐의없음)

결과적으로 서울구로경찰서는 2026. 4. 14. 의뢰인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의뢰인의 발언이 다소 모욕적인 언행으로 보인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1:1 대화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대화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상당 기간 유지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고의 입증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형사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명확합니다.

 

발언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반드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사건의 핵심적인 법률상 요건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경찰조사부터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고소당한 분들 중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찰이 알아서 법대로 판단해 주겠지."

"억울하다는 사정만 잘 설명하면 되겠지."

"일단 혼자 조사받고, 검찰에 넘어가면 그때 변호사를 선임하자."

그러나 이러한 접근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릅니다.

 

경찰조사는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사실관계와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불리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서는 발언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발언 상대방과의 관계,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 등 사소해 보이는 사정들이 범죄의 성립 여부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조사에 임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불리한 진술만 조서에 남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최근 검찰개혁으로 수사와 기소의 구조가 변화하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한 검토와 보완 절차가 존재하지만,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심리되지 않은 유리한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이 이후 절차에서 반드시 바로잡힐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수사기관이 모든 법률적 쟁점을 피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찾아내고 검토해 줄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변호인으로서는 참담한 일이지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핵심적인 법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여 불필요한 형사절차를 겪는 상황을 경계해야 합니다.

 

물론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하여 이후 절차가 어떠한 경우에도 진행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형사재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초 수사단계에서부터 적절한 방어논리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판에 가서 무죄를 다투는 것보다, 애초에 재판까지 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더 유리한 방어전략일 수 있습니다.

 

 

6. 처음부터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단순히 경찰조사에 동석하거나 의뢰인의 억울함을 대신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사건에 적용되는 법리를 분석하고, 범죄의 성립요건 중 무엇이 핵심 쟁점인지 파악한 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확보하여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실제 발언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과 고의에 집중하여 방어논리를 구성하였습니다.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다투어야 하는지, 수사기관에 어떤 증거와 논리를 제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고소당했다면 경찰조사 전에 반드시 사건의 성립요건부터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명량은 실제 사건에서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별 핵심 쟁점을 분석하고 경찰조사 및 변호인의견서 제출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방어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법정까지 가지 않아도 될 사건이라면, 경찰 단계에서부터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고소장과 관련 증거를 토대로 사건의 핵심 쟁점과 대응 방향을 사전에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명량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명현준

※ 본 사례는 실제 수행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개인정보 및 일부 사실관계는 수정, 비식별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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