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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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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은 이유 

김지수 변호사

전세사기피해자결정

✦ 사건개요 

의뢰인은 몇 해 전 수도권의 한 다세대주택을 전세로 얻었습니다. 처음 맺는 전세계약이었고, 임대인은 개인이 아닌 법인이었습니다. 계약 당시 등기부에는 선순위 근저당권이 없어 겉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고, 의뢰인은 1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모두 치르고 입주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등기부에 보증기관의 거액 가압류가 올라왔고, 그 뒤에는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세무서의 압류까지 더해졌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의뢰인이 낸 보증금은 임대인이 그 집을 사들인 값보다 더 큰 금액이었습니다.


계약이 한 차례 묵시적으로 연장된 뒤 만기가 다가오자 의뢰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돌려줄 수 없다는 말뿐이었고, 임대인은 오히려 '피해자 등록은 했느냐'고 물어 왔습니다. 전세보증보험에도 가입해 두지 않았던 의뢰인은 보증금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법무법인 법승을 찾아왔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전세사기특별법') 제3조 제1항은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받기 위한 네 가지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주택을 인도받아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갖추어야 합니다. 

 

둘째, 보증금이 5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 

 

셋째, 임대인의 파산·회생, 임차주택의 경매·공매 개시,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으로 두 명 이상의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야 하는데, 세금 체납으로 주택이 압류된 경우도 경매·공매 개시에 포함됩니다. 

 

넷째,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 임대인의 기망,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 없이 여러 주택을 사들여 임대한 사정 등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의도가 없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같은 법 제12조에 따라 결정을 신청하고, 제14조에 따른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이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합니다(같은 법 제2조 제3호).


✦ 본 결과의 의의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의뢰인을 전세사기특별법 제2조 제3호의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했습니다. 신청 후 약 두 달 만에 나온 결정이고, 지원 범위가 가장 넓은 유형의 결정입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경·공매 유예·정지 신청, 우선매수권 행사 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저리 대출과 대환, 긴급 주거지원, 법률지원 등 특별법이 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경매가 시작되었거나 임대인이 수사를 받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전세사기특별법은 세금 체납에 따른 압류도 경매·공매 개시에 준하는 사정으로 보고 있고, 임대인이 사들인 값보다 높은 보증금을 받은 구조나 반환 요구에 대한 임대인의 태도 역시 보증금을 돌려줄 의도가 없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경매 개시나 집행권원 없이도 등기부에 드러난 압류와 가압류, 매수가와 보증금의 차이, 임대인과 주고받은 연락을 요건에 맞게 정리하면 피해자 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등기부를 어떻게 읽고 어떤 사정을 어느 요건에 대응시키는지가 결정의 방향을 가릅니다.


또 하나, 이 사건의 의뢰인은 한국에서 처음 전세계약을 맺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시세를 알아볼 방법도, 계약서에 적힌 법률 용어를 따져 볼 여유도 없이 계약을 맺었지만, 특별법의 보호는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피해자 결정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여러 절차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결정을 받은 뒤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사를 하기 전에 임차권등기를 마쳐야 하며, 보증금을 실제로 회수하려면 소송과 집행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합니다. 어느 절차를 언제 밟을지 순서를 잡는 일이 보증금을 지키는 데 결정 그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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