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중계기 설치, 통신법 혐의의 쟁점 | 사기/공갈 | 로톡
보이스피싱 중계기 설치, 통신법 혐의의 쟁점
법률가이드
사기/공갈형사일반/기타범죄

보이스피싱 중계기 설치, 통신법 혐의의 쟁점 

김홍식 변호사

보이스피싱에 쓰인 중계기를 설치·관리했다면,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았어도 통신 관련 범죄와 방조 혐의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장비를 만진 사실, 통신 연결을 안 사실, 사기에 이용될 것을 인식한 사실은 서로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이 글은 통신장비 관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중계기가 압수되어 첫 조사를 앞둔 성인 피의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이미 수행한 업무와 당시 인식의 범위를 살피며, 장비를 작동시키거나 통신기록을 피하는 방법은 다루지 않습니다.

중계기라는 이름보다 맡은 기능을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장비를 받았다는 사실과 타인의 통신을 연결하는 데 관여했다는 사실을 구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에서 어떤 기기와 어느 기간의 행위를 문제 삼는지 알아야 실제 하지 않은 일까지 한꺼번에 설명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택배를 받아 보관한 것인지, 지시받은 장소에 설치한 것인지,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한 것인지 나누어 봅니다. 처음 설명받은 업무가 통신 품질 시험이나 장비 보관이었다면 그 안내의 원문과 실제 지시를 대조해야 합니다. 채용 공고의 업무명만으로 수행한 일의 성격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역무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합니다. 이 규정은 전화로 무슨 말을 했는지와 별개로 통신을 연결하거나 이용하게 한 행위 자체를 살피는 출발점입니다.

법에는 고객에게 부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나 반복적이지 않은 이용 허용 등 예외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용 상대방이 시험 업무라고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법이 정한 시험적 사용 예외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설비의 개발·판매를 위한 시험인지 등 해당 예외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직접 통화 버튼을 누른 적이 없더라도 장비의 설치·관리로 다른 사람 사이의 통신을 연결했다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연결했다는 이유나 같은 범행에 관여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타인의 통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집에 기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기능과 관여 정도가 모두 밝혀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비 소유자, 실제 관리자, 원격으로 조작한 사람과 설치 장소를 제공한 사람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기가 여러 대라면 본인이 맡은 물건과 다른 사람의 물건도 나누어야 합니다.

변호인은 압수목록과 업무지시, 장비 분석 자료를 연결해 본인의 행위가 어느 기능에 대응하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기기의 기술적 설명을 아직 읽지 못했다면 조사 담당자의 설명과 직접 확인한 내용을 구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기능을 스스로 추측해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습니다.

통신 연결과 번호 거짓표시는 다른 질문입니다

통신을 이어 주었다는 혐의와 발신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했다는 혐의는 요구하는 사실이 다릅니다. 한쪽에 대한 해명만으로 다른 쪽도 모두 검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4조의2 제1항은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등의 목적으로 전화하면서 송신인의 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제2항은 영리 목적으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련 장치를 제조·수입·배포·판매·대여하는 행위를 별도로 정하고 정당한 사유의 예외를 둡니다.

따라서 수사에서 어떤 항과 어떤 행위를 적용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장비를 직접 판매한 사람과 설치만 한 사람의 행동은 같지 않고,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열거된 모든 행위를 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실행했거나 도왔다는 혐의라면 의사연락과 역할에 관한 자료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전화번호가 바뀌는 기능을 알고 있었는지와 실제로 사기 피해자를 속이는 데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구분합니다. 기술적 기능을 이해했다는 답변이 곧 사기 목적까지 인정한 말인지 문맥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기능을 알았던 정황은 다른 자료와 결합해 범행 인식의 근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장비의 목적을 전혀 몰랐다고 말하려면 당시 받은 설명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는지도 보아야 합니다. 번호 변경에 관한 안내를 읽었는지, 관리 상태를 어떻게 보고했는지, 질문했을 때 어떤 답변을 받았는지 살핍니다. 지금 알게 된 전문용어를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말처럼 설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행법은 장치의 제조·배포 등에 관한 내용도 두고 있으므로 오래된 글의 설명을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시기에 걸친 사건이라면 행위 당시 시행 규정과 개정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특정 조항의 법정형이나 모든 혐의의 처벌 범위를 일괄 제시하지 않습니다.

변호인은 혐의별로 문제 된 행위, 그 행위에 필요한 목적과 인식, 근거 자료를 나누어 의견을 구성합니다. 장비 관리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과 특정 범죄의 목적을 알고 참여했다는 판단도 따로 검토합니다. 월급이나 수수료라는 명칭만 바꾸어 책임을 설명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기방조는 장비 사용과 범행 인식을 연결해 봅니다

사기방조의 핵심은 장비가 사기에 쓰였다는 사후 결과만이 아니라 본인이 그 범행을 인식하면서 실행을 쉽게 했는지입니다. 통신법 위반에 대한 인식과 사람을 속여 돈을 받는 범행에 대한 인식을 같다고 전제해서는 안 됩니다.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공식 판결은 실행을 쉽게 하는 직접·간접의 도움뿐 아니라 범행을 예상하고 실행 전에 제공한 도움도 방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피해자의 송금 전에 설치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조에는 자신이 범행을 돕는다는 인식과 상대방 범행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피해자 이름, 전체 조직과 구체적인 범행 수법까지 모두 알아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세히 몰랐다는 설명을 배척하기 위해 아무런 범죄 인식이 없어도 된다는 식으로 요건을 낮출 수는 없습니다.

미필적 고의는 부주의와 구별해야 합니다.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그 위험을 받아들였는지를 당시 상황과 행동에서 판단합니다. 단순히 더 알아보았어야 했다는 평가와 범죄 가능성을 알고도 감수했다는 평가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채용 경로, 보수 약속, 업무 내용의 변화, 비정상적인 지시와 그에 대한 반응은 함께 읽을 자료입니다. 보수가 높았다는 사정 하나나 계약서가 있었다는 사정 하나로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 보수의 실제 지급 내역과 구체적인 업무 설명을 대조해야 각 정황의 의미가 드러납니다.

장비를 통해 이루어진 통신과 문제 된 피해 사이의 연결도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관리하지 않은 기간의 범행이나 다른 장소의 기기 사용까지 섞여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다만 현장에 없었더라도 미리 설치한 장비나 계속된 관리로 도움을 주었다면 출근 기록만으로 관여가 없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건 시기와 범행 내용에 따라 사기죄 외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의 방조 등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통지받은 죄명과 적용 조항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며, 이 글의 사기방조 설명만으로 다른 혐의까지 사라진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도 직함보다 의사연락과 실제 역할에 따라 별도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알게 된 시점은 지시와 행동 사이에서 찾습니다

처음 일을 맡았을 때의 인식과 이후 계속 관리할 때의 인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 기간을 처음부터 알았거나 끝까지 몰랐다는 한 문장으로 묶기보다 새로운 정보를 받은 시점과 그 뒤의 행동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용 공고를 본 때, 기기를 받은 때, 처음 설치한 때와 관리 내용을 보고한 때를 시간 순서로 연결합니다. 날짜가 불확실하면 확인되는 범위를 남기고 택배 내역이나 메시지 등으로 보완합니다. 각 시점을 정확한 척 채워 넣기보다 기억과 기록의 차이를 드러내는 편이 적절합니다.

수상하다고 느낀 계기가 있었다면 무엇을 보고 어떤 점을 의심했는지 구체화합니다. 단순히 회사 설명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과 사기 통화를 연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은 확인할 내용이 다릅니다. 반대로 당시 사기일 가능성을 말한 대화가 있는데 그 의미를 전부 지워 버리는 설명도 자료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만두겠다고 한 대화가 있다면 실제로 언제 어떤 일을 멈췄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이전 관여의 책임이나 이후 유지된 도움의 효과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단의 의미는 남아 있던 장비의 운용 관계와 실제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분석 자료에 특정 기기의 사용 내역이 있더라도 그때 누가 관리했는지는 별도 확인 대상입니다. 설치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과 원격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구별하고, 다른 사람도 접근할 수 있었다면 확인되는 접근 관계를 밝힙니다. 근거 없이 동료가 했을 것이라고 단정해 책임을 넘기지 않습니다.

뒤늦게 수사기관으로부터 들은 범행 방식은 당시 알던 내용과 따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을 들은 뒤 과거의 대화가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 당시의 인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인은 최초 설명부터 업무 변경, 의문 제기와 이후 반응을 같은 흐름에 놓고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검토를 위해 장비를 다시 작동시키거나 설정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확보된 기록과 적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지시자의 요청으로 기기를 옮기거나 숨기고 대화를 삭제하는 행동은 추가 문제를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조사에서 인정할 행동과 다툴 판단을 나눕니다

설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사기에 이용될 것이라는 인식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구분은 실제 기억과 자료에 맞아야 하며, 유리한 죄명에 맞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조사 준비 자료는 장비와 기간, 본인이 한 행동, 지시 내용, 당시 이해한 목적이 이어지도록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신저는 지시 문장만 떼지 않고 질문과 보고까지 맥락을 보존합니다. 원본 대화와 설명용 정리본은 구별하며 불리한 대목도 임의로 지우지 않습니다.

급여 입금 내역은 업무 대가를 받은 시점과 금액을 보여줄 수 있지만 지급자의 신원과 업무의 합법성까지 모두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통신비나 숙박비 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자료가 보여주는 사실과 별도로 확인해야 할 사실을 구별하면 단순한 자료 나열보다 쟁점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장비 전체와 여러 피해 건을 제시하면 자신이 직접 확인한 범위를 먼저 살핍니다. 분석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모든 통화에 대해 안다고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특정 피해자를 몰랐다는 답만 반복하면서 이미 확인된 설치·관리 경위에 대한 설명을 피해서도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이미 작성된 조서가 있다면 기기를 보관했다는 답이 설치와 운영을 전부 인정한 표현으로 적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기를 나중에 알게 됐다는 설명과 당시 의심했다는 설명의 차이도 실제 질문과 대화에 맞춰 살핍니다. 오류를 바로잡을 때에는 어느 문장이 무엇과 다른지와 착오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인의 개별 조력은 압수된 장비와 분석 범위를 확인하고, 채용·관리 대화를 시간순으로 대조하며 혐의별 행위와 인식의 근거를 검토하는 데 있습니다. 필요한 기록의 확인과 조사 참여, 의견서 작성을 통해 검토가 빠진 기간이나 자료의 한계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확인하기 전부터 일정한 처분이나 형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장비를 맡은 사실은 책임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통신을 연결한 방식과 번호 표시 기능, 사기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인 기간과 행동에 맞춰 검토해야 합니다. 인정되는 사실과 남는 법적 쟁점을 나누어야 통신 관련 혐의와 방조 혐의에 대해 각각 필요한 대응을 정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은 특정 사건이나 사례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적인 법률 안내이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 및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홍식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