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장소 제공 건물주, 약식명령 확정 뒤에도 업주가 다르면 별도로 처벌되는 기준
성매매 장소 제공 건물주, 약식명령 확정 뒤에도 업주가 다르면 별도로 처벌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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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장소 제공 건물주, 약식명령 확정 뒤에도 업주가 다르면 별도로 처벌되는 기준 

강대현 변호사

건물을 임대했다가 세입자가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건물주가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받고 사건을 마무리했는데, 얼마 뒤 같은 건물의 다른 업주 건으로 다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많은 건물주가 "이미 한 번 처벌받아 확정됐으니 같은 건물 문제로 또 처벌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확정된 약식명령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두 사건이 하나의 범죄(포괄일죄)인지 별개의 범죄(경합범)인지에 따라 갈리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가 어떤 경우에 처벌받는지, 약식명령이 확정된 뒤에도 업주가 다르면 왜 다시 처벌될 수 있는지, 대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이를 가르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건물주가 처벌되는 구조 — 장소 제공과 건물 제공은 다른 조항이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세 가지로 정의합니다. 성매매를 알선·권유·유인·강요하는 행위(가목),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나목), 그리고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토지·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다목)입니다. 건물주는 보통 나목 또는 다목으로 문제가 됩니다. 건물 자체를 성매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내어준 것이 나목이고,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빌려준 것이 다목입니다.

두 유형 모두 처벌은 같은 조항으로 연결됩니다. 제19조 제1항 제1호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19조 제2항 제1호는 영업으로 이를 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합니다. 핵심은 '알면서'라는 고의입니다. 임대차계약 당시 업종을 몰랐더라도 이후 단속·경고·민원 등으로 성매매 영업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계약을 유지하며 임대료를 받아왔다면, 수사기관은 그 시점부터 고의가 있었다고 봅니다.

건물주는 성매매를 직접 하지 않아도,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내어준 것만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자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이 장소 제공을 처벌하는 이유 — 간접 알선까지 차단하는 규정

장소만 빌려줬을 뿐 성매매 자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항변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도1355 판결은 성매매장소 제공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입법 취지를 분명히 설명합니다.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성매매와 성매매알선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이고, 결국 알선 등으로 생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성매매의 공급자와 중간 매개체를 차단하려는 법의 목적상 간접적인 성매매알선까지 규제한다는 것입니다.

이 취지가 실무에서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건물주가 업소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책임을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둘째, 임대료는 성매매알선 등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으로 평가될 수 있어 제25조에 따른 몰수·추징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특히 월세가 같은 입지의 시세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면 그 차액은 성매매 영업의 대가라는 취지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 나목(장소 제공) — 건물을 성매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내어주는 행위 자체.

  • 다목(건물 제공) —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빌려주는 행위. 고의 입증이 쟁점.

  • 영업으로 한 경우 —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

  • 임대료 등 이익 — 제25조에 따라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가액을 추징.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과 기판력의 범위

약식명령은 정식재판 청구기간(7일)이 지나거나 청구가 취하·기각되어 확정되면 형사소송법 제457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그래서 같은 범죄로 다시 기소되면 법원은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판결을 선고합니다. 이중처벌을 막는 이 효력이 기판력인데, 문제는 기판력이 '같은 건물'이나 '같은 건물주'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확정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에만 미친다는 점입니다.

범죄가 여러 개의 행위로 이뤄졌더라도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같은 방법으로 일정 기간 이어졌다면 하나의 포괄일죄로 봅니다. 이 경우 일부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 선고 시(약식명령은 발령 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이뤄진 나머지 행위에도 기판력이 미쳐 면소가 됩니다. 반대로 포괄일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범이면 각각이 별개의 죄여서, 먼저 확정된 약식명령은 나중 사건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약식명령을 받고 끝났다고 안심하는 건물주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약식명령의 기판력은 건물이 같다고 미치지 않고, 확정된 범죄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에만 미친다.

포괄일죄와 경합범을 가르는 기준 — 범의의 단일성·계속성과 범행 방법·장소

대법원은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고 피해법익도 같을 때 포괄일죄로 봅니다. 반면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범행 방법 및 장소가 동일하지 않으면 각 범행은 경합범입니다. 성매매장소 제공은 그 성질상 같은 행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범죄(집합범)로 보기 어렵고, 장소 제공이 성매매알선의 필연적 수단이나 결과라고 볼 수도 없다는 점이 위 2020도1355 판결의 전제입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임대차에서 나온 행위는 대체로 하나로 묶이고, 별개의 임대차에서 나온 행위는 따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법원이 들여다보는 항목은 구체적입니다. 임대차계약이 하나인지 여러 개인지, 임차인(업주)이 같은지, 임료가 같은지, 계약 시기가 이어지는지 끊겼는지, 건물주가 업소가 바뀔 때마다 새로 계약을 체결했는지입니다. 이 항목이 하나씩 다를수록 별개의 범의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 임차인(업주) — 같은 사람이면 하나의 법률관계로 묶일 가능성이 높고, 다르면 별개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음.

  • 임대차계약 — 하나의 계약이 이어졌는지, 계약이 새로 체결됐는지.

  • 임료·조건 — 월 임료와 보증금 조건이 같은지 달라졌는지.

  • 시기 — 중간에 공백이 있었는지, 새 업주가 들어오며 범의가 새로 생겼는지.

업주가 다를 때 — 대법원이 면소를 파기한 사안의 구조

2020도1355 사안은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건물주는 자기 건물을 2017. 8. 31. 甲에게 월 70만 원에, 2018. 6. 18. 乙에게 월 100만 원에 성매매장소로 제공했다는 범죄사실로 각각 약식명령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그 건물을 2014. 6.경부터 2016. 4.경까지, 그리고 2018. 3.경부터 2018. 5. 13.경까지 丙에게 월 300만 원에 임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다시 기소됐습니다. 원심은 약식명령과 공소사실이 포괄일죄라며 면소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이 든 이유는 구체적입니다. 확정된 약식명령은 영업이 아닌 단순 장소 제공으로 처벌된 것이어서 동종 행위의 반복이 예상되는 구성요건이 아니고, 각 약식명령의 장소 제공은 하루 동안 특정 임차인에게 특정 임료로 임대한 별개의 법률관계이며, 공소사실은 다른 시기에 다른 임차인에게 다른 임료로 임대한 것이어서 임차인과 임료 등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모두 다르다는 점입니다. 또한 건물주는 업소 운영주가 단속되어 처벌받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함께 처벌받았고, 그때마다 새로운 업주와 다시 임대차계약을 맺어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대법원은 수 개의 장소 제공을 쉽게 동일한 범죄로 단정하면 일부만 발각돼 확정된 뒤 나머지를 처벌하지 못하는 불합리가 생겨 입법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임차인과 임료가 다른 별개의 임대차에서 나온 장소 제공은, 먼저 확정된 약식명령과 포괄일죄가 아니라 경합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

같은 업주·같은 계약이라면 — 면소로 끝날 수 있는 경우

반대 방향도 짚어야 합니다. 같은 업주와 맺은 하나의 임대차계약이 계속 이어지는 동안 성매매가 지속됐고, 그중 일부 기간으로만 약식명령이 확정됐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이때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 방법·장소가 같아 포괄일죄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약식명령 발령 이전의 나머지 기간에 대해 뒤늦게 기소되면 면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약식명령의 공소사실이 '○○년부터 ○○년까지'처럼 기간을 넓게 잡은 경우에는 그 범위 안의 행위가 이미 심판 대상이었다고 보게 됩니다.

다만 기준 시점이 중요합니다. 기판력은 약식명령이 발령된 시점까지의 행위에만 미칩니다. 약식명령을 받은 뒤에도 같은 업주와 임대차를 유지하며 성매매 사실을 알고도 임대료를 받아왔다면, 그 이후의 행위는 새로운 범죄로 별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한 번 처벌받고도 임대차를 정리하지 않은 건물주는 이후 사건에서 반복성이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고, 영업으로 한 것으로 보면 제19조 제2항의 가중 처벌 문제로 이어집니다.

사건이 다시 열렸을 때 건물주가 준비할 것

두 번째 수사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확정된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약식명령서에 적힌 임차인, 기간, 임료, 건물 호수가 이번 사건과 어디까지 겹치는지가 면소 주장과 경합범 판단을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이어서 임대차계약서와 임대료 입금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해, 업주가 바뀐 시점과 새 계약이 체결된 시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도록 합니다. 건물주 입장에서 '별개의 계약'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업소 운영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다투려면 이 자료가 있어야 고의 시점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경합범으로 판단되더라도 방어 수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새 임차인의 업종을 알지 못했다는 점, 알게 된 뒤 계약 해지 통보나 명도 절차를 밟았다는 점은 고의 부정 또는 양형 자료가 됩니다. 이미 확정된 사건과 경합범 관계에 있다면 형법 제37조 후단·제39조 제1항의 경합범 처리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확정 전 범죄와 후 범죄가 나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료로 얻은 이익이 몰수·추징 대상이 되므로 임대료 입금 내역은 감액 주장의 근거로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확정된 약식명령서의 범죄사실(임차인·기간·임료·호수)을 먼저 확보.

  • 임대차계약서·갱신 내역·보증금과 월세 입금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

  • 업종을 안 시점과 이후 조치(경고, 해지 통보, 명도 요구)를 증빙하는 자료 보관.

  • 시세 대비 임료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 확보.

자주 묻는 질문

Q. 약식명령을 받고 확정됐는데 같은 건물 건으로 또 조사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약식명령의 기판력은 확정된 범죄사실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행위에만 미칩니다. 임차인과 임료가 다른 별개의 임대차에서 나온 행위라면 경합범으로 평가되어 다시 기소될 수 있습니다.

Q. 같은 업주에게 계속 임대했다면 처음 약식명령으로 모두 끝나나요?

A. 하나의 임대차가 계속 이어진 사안이면 포괄일죄로 평가될 여지가 있어, 약식명령 발령 이전의 행위에는 면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식명령 발령 이후에도 같은 임대를 유지했다면 그 이후의 행위는 새 범죄가 됩니다.

Q. 약식명령은 언제부터 확정되나요?

A.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지난 때에 확정되고, 형사소송법 제457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면소 주장도 이 확정을 전제로 합니다.

Q. 업소 운영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제2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한 경우를 처벌하므로 고의가 핵심입니다. 단속 통보나 민원, 현장 방문 등으로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있으면 알면서 계약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시점별 증거가 중요합니다.

Q. 이미 받은 임대료도 환수되나요?

A. 제25조는 제19조 죄로 얻은 금품이나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합니다. 임대료가 성매매알선 등으로 얻은 이익으로 평가되면 추징 대상이 될 수 있어, 임대료 내역 정리가 필요합니다.

Q. 확정된 사건과 새 사건이 경합범이면 형이 합쳐지나요?

A.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확정 전에 범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되고, 제39조 제1항에 따라 형평을 고려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습니다. 확정 이후에 범한 행위는 이 규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맺음말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의 사건에서 약식명령 확정은 이중처벌을 막는 방패가 될 수도 있고, 아무 방패가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업주와 이어진 하나의 임대차라면 포괄일죄로 면소를 다툴 수 있지만, 업주와 임료가 다른 별개의 임대차라면 대법원 2020도1355 판결의 판단 구조에 따라 경합범으로 평가되어 다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확정된 약식명령서의 범죄사실과 임대차 이력을 시기별로 대조하는 일이 가장 먼저입니다. 임차인, 기간, 임료, 계약 갱신 여부가 어디에서 갈리는지에 따라 면소 주장, 고의 부정, 양형 방어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진술 전에 자신의 사건이 어느 범주인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수원지방검찰청이나 경찰서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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