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의뢰인의 사건을 제 일처럼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모토로, 작은 조항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법률조력을 드리는
법무법인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매장 마케팅을 위해 인플루언서와 협업 촬영을 진행하려는 의뢰인분을 위해 초상권 이용동의서를 새로 설계해드린 자문 사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직원분들께 촬영 동의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단순한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초상권, 개인정보보호법, 근로관계까지 세 가지 법 영역이 동시에 얽히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1. 자문 개요 - 인플루언서 협업 촬영, 그런데 등장하는 건 직원들
의뢰인분은 매장 홍보와 브랜드 협업을 위해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매장 내 촬영을 진행하기로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촬영에는 정작 인플루언서 본인뿐 아니라,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분들의 얼굴과 음성, 모습까지 배경 또는 등장인물로 함께 담기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직원들은 촬영에 동의는 하되 인사평가나 근무조건에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고, 촬영물은 SNS뿐 아니라 브랜드사(광고주) 등 제3자에게까지 재제공·재게시될 수 있어야 했으며, 직원이 퇴사한 이후에도 이미 올라간 콘텐츠는 계속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등, 회사의 마케팅 필요와 직원 개인의 인격권·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촬영물이 올라가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같은 SNS는 전부 해외에 서버를 둔 서비스라,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문제까지 별도로 짚어야 했습니다.
2. 자문 내용 - 세 겹의 법 영역을 하나의 동의서 안에 모순 없이 담아내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동의서 한 장 안에서 서로 다른 세 가지 동의(초상권 등 이용, 개인정보 수집·이용, 개인정보 국외이전)를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직원이 원치 않으면 얼마든지 일부만 거부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뭉뚱그려 하나로 동의받으면, 나중에 개인정보보호법상 목적별·항목별 동의 원칙 위반으로 동의 자체가 무효라는 지적을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항을 초상 등 이용에 관한 동의,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 개인정보 국외이전에 관한 동의로 명확히 나누고, 각 항목마다 별도로 서명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두 번째로 신경 쓴 부분은 퇴사와 동의 철회라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였습니다. 퇴사한 직원의 과거 촬영물을 계속 써도 되는지, 철회 의사를 밝히면 이미 배포된 콘텐츠는 어떻게 되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분쟁 소지가 큽니다. 그래서 퇴사 전에 이미 게시·배포된 촬영물은 특정 개인 홍보가 아닌 매장·브랜드 홍보 콘텐츠의 일부라는 점을 근거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퇴사 후 새로 제작되는 촬영물에는 포함되지 않도록 선을 그었습니다. 동의 철회에 대해서도, 철회권 자체는 언제든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브랜드사와의 캠페인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회사와 협의해 책임을 분담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었는데요. 이 부분이 특히 까다로웠습니다. 손해배상 조항을 잘못 설계하면 사실상 철회권 행사를 위축시키는 부당한 조항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철회권 행사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조항 안에 명시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세 번째로는 회사가 직원의 초상권 자체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촬영물을 SNS와 브랜드사 등 폭넓은 범위에서 활용해야 하는 회사 입장과, 인격권이 함부로 넘어가서는 안 되는 직원 입장 사이에서, 회사와 협업 인플루언서에게는 정해진 범위 내의 비독점적 이용권한만 부여하고 초상권·성명권·음성권 같은 인격권 자체는 동의인에게 그대로 남아있도록 별도 조항으로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가 해외 SNS 서버로 이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8에 따라 이전받는 자, 이전되는 국가, 이전 항목과 목적, 보유기간까지 법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빠짐없이 명시해, 형식적인 동의서가 아니라 실제로 법적 요건을 갖춘 동의서가 되도록 했습니다.
3. 마치며
동의서 한 장이라고 해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사례는 초상권, 개인정보보호법, 근로관계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법 영역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키면서도,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 무리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실용성까지 갖춰야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조항 하나를 손보면 다른 조항과의 균형이 깨지는 상황이 반복되었지만, 끝까지 각 조항의 논리를 맞춰나간 끝에 회사도 안심하고 촬영을 진행할 수 있고 직원들도 부당하게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는 동의서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인플루언서 협업이나 콘텐츠 촬영을 준비 중이신데 직원이나 관계자의 초상이 함께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시라면, 지금 시점에 동의서를 제대로 갖춰두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긴 뒤에는 손쓸 수 있는 범위가 훨씬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도움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상담 요청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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