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피해자 일실수입, 취업가능기간이 지나면 본국 소득으로 계산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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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피해자 일실수입, 취업가능기간이 지나면 본국 소득으로 계산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다친 피해자가 외국인이라면, 손해배상액을 정하는 일실수입 계산부터 내국인과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한국인 피해자는 통상 만 65세까지의 가동연한을 기준으로 장래 수입을 추산하지만, 외국인은 체류자격에 따라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 자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국내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취업가능기간과 그 이후 기간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소득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정리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취업가능기간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그 기간이 지나면 왜 본국 소득으로 계산이 바뀌는지, 그리고 이 구분이 실제 손해배상액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외국인 피해자 일실수입 계산, 왜 국내 임금 하나로 끝나지 않나

일실수입은 불법행위나 산업재해로 노동능력을 상실하거나 사망한 피해자가 장래에 얻었을 수입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배상받는 손해배상 항목입니다.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한 축으로, 계산의 핵심은 이 사람이 사고가 없었다면 앞으로 얼마를 벌었을 것인가를 추정하는 데 있습니다. 내국인 피해자라면 사고 당시 소득이나 통계소득을 기초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상향한 가동연한인 만 65세(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까지를 적용해 계산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틀입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외국인일 때입니다. 체류자격이 정해진 기간만 국내 취업을 허용하는 이상, 65세까지 국내에서 계속 일했을 것이라는 전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실수입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처음부터 본국 소득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취업 활동을 하고 있었거나 할 예정이었다면, 그 기간 동안은 국내 소득을 기초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쟁점은 언제까지를 국내 취업기간으로 볼 것인가와, 그 이후는 어떤 소득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 놓은 것이 아래에서 살펴볼 대법원 리딩 판례입니다.

일실수입 계산의 쟁점은 외국인 여부가 아니라, 국내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을 것으로 볼 수 있는지, 그 이후는 어느 나라 소득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있다.

대법원의 기본 법리 — 취업가능기간까지는 국내 소득, 그 이후는 본국 소득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리딩 케이스가 대법원 1998. 9. 18. 선고 98다25825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외국인 피해자의 일실수입을 국내에서 계속 취업활동을 하리라고 인정되는 기간, 즉 취업가능기간과 그 이후 기간으로 나누어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취업가능기간 동안에는 사고 당시 실제로 얻고 있던 국내 수입이나 그에 준하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계산하고, 그 기간이 지난 이후부터는 그 외국인이 출국해 돌아갈 것으로 상정되는 국가, 즉 본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나아가 이 판결은 체류자격 없이 불법체류 중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국내 소득 기준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그 취업 자체가 공서양속이나 사회질서에 정면으로 반하지 않는 이상, 국내 체류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국내 임금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을 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취업가능기간 이전 단계, 즉 애초에 국내에서 취업할 계획이 없던 외국인이라면 판단 기준이 또 달라집니다. 대법원 1995. 5. 12. 선고 93다48373 판결은 피해자가 관광객이나 단기 체류자로서 취업활동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고 사고 당시 국내에서 수입을 얻고 있지도 않았다면, 처음부터 본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가동연한 역시 국내 기준인 65세가 아니라 본국에서 통상 적용되는 가동연한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국내 취업 여부와 그 지속 가능성에 따라 소득 기준과 가동연한 기준이 통째로 달라진다는 하나의 원칙이 드러납니다.

취업가능기간을 가르는 법원의 판단 기준 — 체류자격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취업가능기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해질까요. 98다25825 판결은 이를 입국 목적과 경위,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체류기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취업의 현황 등 사실적·규범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지점은, 하급심 재판부가 이 종합판단 기준을 단순화해 비자 만료일 하나만으로 취업가능기간을 자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외에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과 개연성, 실제 취업 현황까지 함께 보라는 것이므로, 비자 만료일만 보고 그 이후를 곧바로 본국 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은 판례의 취지를 좁게 적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 입국 목적과 경위 — 애초에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했는지, 관광 등 다른 목적이었는지.

  •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 계속 국내에 체류하며 일할 의사가 있었는지.

  •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 비전문취업(E-9)·재외동포(F-4)·영주(F-5) 등 자격의 종류.

  • 체류기간 — 사고 당시 남아 있던 체류기간과 실제 거주 기간.

  •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 과거에 연장을 받은 이력, 앞으로 연장될 가능성.

  • 취업의 현황 — 사고 당시 실제로 근무하고 있었는지, 근로계약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이 여섯 가지 요소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해 체류기간 연장을 여러 차례 받아온 근로자라면, 형식적인 비자 만료일이 임박했더라도 연장의 실적과 개연성을 근거로 취업가능기간을 더 길게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체류자격 없이 단기간 머물다 사고를 당한 경우라면, 취업 현황이나 연장 개연성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해 취업가능기간이 짧게 잡힐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판단은 서류상의 비자 종류가 아니라, 그 사람이 실제로 국내에서 얼마나 더 일했을 개연성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사실 인정의 문제입니다.

취업가능기간은 비자 만료일로 기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과 개연성·실제 취업 현황까지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불법체류자라도 다르지 않다 — 체류자격 없어도 국내 임금이 인정되는 이유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 중 하나가, 체류자격이 없는 불법체류 외국인은 애초에 국내 임금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98다25825 판결은 이 전제를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취업 그 자체가 공서양속이나 사회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 아닌 이상, 체류자격 없이 일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국내 소득 기준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단순히 취업활동을 규율하는 출입국관리 법령을 위반했다는 사정과, 근로 제공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는 별개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법리가 불법체류자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취업가능기간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정은 앞서 살펴본 여섯 가지 판단 요소 중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쉽고, 단속으로 강제퇴거될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취업가능기간 자체는 합법 체류자보다 짧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불법체류라는 사정은 국내 임금 기준 적용을 아예 막는 사유는 아니지만, 그 기간을 산정하는 데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습니다.

구체적 적용 —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의 일실수입은 어떻게 나뉘나

실제 사례에 대입해 보면 두 기준이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해 제조업체에서 2년째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노동능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고 당시 근로계약과 체류기간이 1년 정도 남아 있었고, 과거 한 차례 체류기간 연장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법원은 이 근로자가 적어도 남은 계약기간과 연장 가능성이 있는 기간까지는 국내에서 계속 근무했을 것으로 보아, 그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은 사고 당시 실제 임금이나 동종 업종의 통계소득을 기초로 산정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 기간입니다. 취업가능기간이 끝난 시점부터 본국 기준 가동연한까지 남은 기간에 대해서는, 국내 임금이 아니라 본국에서 같은 직종에 종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소득을 기초로 계산합니다. 이 근로자의 본국이 국내보다 임금 수준이 크게 낮은 국가라면, 같은 노동능력 상실률이라도 취업가능기간 이후 부분의 배상액은 국내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상당히 줄어들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격차가 저임금 국가 출신 피해자의 경우 수십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만큼 취업가능기간을 며칠, 몇 개월 단위로 어떻게 인정받느냐가 전체 배상액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본국 소득은 어떻게 증명하나 — 통계자료와 입증책임의 현실

국내 소득은 사고 당시 임금대장이나 근로계약서, 또는 통계청·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임금 통계로 비교적 쉽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본국 소득은 사정이 다릅니다. 피해자가 본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직종에 종사했는지, 그 직종의 통상 임금이 얼마인지를 국내 소송에서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일실수입을 주장하는 피해자 측이 본국 소득에 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므로, 본국 정부기관이 발급한 소득증명서, 국제노동기구(ILO)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임금 통계, 본국 대사관·영사관의 확인서, 동종 직종 종사자의 진술 등을 자료로 제출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이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소송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본국 소득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배상액 자체가 낮아지거나, 최소한의 통계자료에 의존해 보수적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국인 피해자 측 소송에서는 사고 초기 단계부터 본국에서의 직업·소득 이력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중요하고, 취업가능기간을 늘리기 위한 체류기간 연장 이력이나 근로계약 갱신 자료도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 본국 정부기관 발급 소득증명서·재직증명서.

  • 국제노동기구(ILO)·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임금 통계자료.

  • 본국 대사관·영사관 명의의 소득 확인서.

  • 사고 전 국내 체류기간 연장 이력, 근로계약 갱신 자료(취업가능기간 입증용).

예외 — 영주권자·재외동포는 전 기간 국내 소득으로 인정될 수 있다

모든 외국인에게 국내 소득 적용 기간이 짧게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영주(F-5) 자격이나 재외동포(F-4)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애초에 체류기간에 제한이 없거나 사실상 무기한 갱신이 예정되어 있어,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전제로 한 취업가능기간 이후 구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에서는 가동연한 전 기간을 국내 소득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상정되는 기간 자체가 사실상 평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영주권자나 재외동포가 아니더라도, 한국인 배우자와 혼인해 결혼이민(F-6) 자격으로 장기간 거주해 왔거나, 10년 이상 끊김 없이 국내에 체류하며 동일한 직장에서 근무해 온 사정이 있다면, 이런 사실관계 자체가 앞서 본 여섯 가지 판단 요소 중 체류 의사·체류기간 연장의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어 취업가능기간이 더 길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체류자격의 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그 외국인이 앞으로도 계속 국내에 머물며 일할 것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느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인도 일실수입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국적과 관계없이 불법행위나 산업재해로 노동능력을 상실했다면 일실수입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 산정 기준이 국내 취업가능기간과 그 이후로 나뉘어 적용된다는 점이 내국인과 다릅니다.

Q. 불법체류자도 국내 임금을 기준으로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취업 자체가 공서양속에 정면으로 반하지 않는 이상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국내 임금 기준 적용이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정은 취업가능기간을 짧게 인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취업가능기간은 비자 만료일까지인가요?

A. 비자 만료일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과 개연성, 실제 취업 현황 등을 함께 고려해 만료일보다 더 길게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본국 소득은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요?

A. 본국 정부기관의 소득증명서나 국제기구의 임금 통계, 대사관·영사관 확인서 등을 자료로 제출해 증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자료가 부족하면 법원이 보수적으로 산정할 가능성이 크므로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관광객으로 왔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일실수입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A. 애초에 국내 취업 계획이 없었던 관광객·단기 체류자라면 처음부터 본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계산하고, 가동연한도 국내 기준인 65세가 아니라 본국 기준을 적용합니다.

Q. 영주권자나 재외동포도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나요?

A. 영주(F-5)나 재외동포(F-4) 자격처럼 사실상 무기한 체류가 예정된 경우에는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전제로 한 구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 가동연한 전 기간을 국내 소득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맺음말

외국인 피해자의 일실수입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상 자체가 부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서 얼마나 더 일했을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사실관계에 따라 따지는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취업가능기간까지는 국내 소득을, 그 이후는 본국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정리해 왔고, 취업가능기간은 비자 만료일 하나가 아니라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과 개연성, 실제 취업 현황까지 종합해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구분이 실제 배상액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취업가능기간을 며칠, 몇 개월이라도 더 길게 인정받는지에 따라 전체 배상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본국 소득을 뒷받침할 자료를 얼마나 촘촘히 준비했는지에 따라 이후 구간의 배상액도 달라집니다. 사고를 당한 외국인 피해자나 그 가족이라면, 체류 이력과 근로 이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손해배상 협상이나 소송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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