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지난 1편에서는 스타트업 인재 보상안의 대표적 수단인 주식매수선택권(이하 “스톡옵션”)을 살펴보았습니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을 회사의 성장에 직접 참여시키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정관상 근거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고, 발행주식총수의 10%(벤처기업의 경우 50%)라는 부여 한도와 2년의 재직요건이 적용되는 등 부여와 행사 절차에 있어 비교적 엄격한 요건이 따릅니다.
• 이러한 제도적 제약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스타트업 실무에서 부쩍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팬텀 스탁(Phantom Stock, 가상주식)입니다. 실제 주식을 주지 않으면서도 주식 가치의 상승분을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어 지분 희석 없이 빠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힙니다. 이하에서는 팬텀 스탁의 개요와 장단점, 계약 설계 시 유의사항 및 세무이슈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2. 팬텀 스탁의 개요
• 팬텀 스탁이란, 실제 주식을 발행하거나 이전하지 아니하고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의 가치에 연동된 가상의 주식 포인트를 부여한 후, 일정 조건 충족 시 해당 주식 가치 상승분에 상응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보상 제도를 의미합니다. 예컨대, 부여 시점의 1주당 가치가 5,000원인 상태에서 일정 근속기간 충족 또는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100주의 팬텀 스탁을 부여하였다면, 조건 성취 시 1주당 가치가 20,000원으로 상승한 경우 임직원은 실제 주식을 취득·매도한 것으로 가정할 때 발생하는 차익 상당액(15,000원)을 회사로부터 현금으로 지급받게 됩니다.
• 즉, 스톡옵션이 “주식을 싸게 살 권리”라면 팬텀 스탁은 “주식을 가진 것처럼 정산받을 권리”로서, 임직원은 주주가 되지 않고 의결권이나 배당권도 갖지 않으며, 법적 성질은 주식 가치에 연동된 성과급 계약에 해당합니다. 상법이나 벤처기업법 등 개별 법령에서 그 부여 요건이나 절차를 별도로 규율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회사와 임직원 간의 약정으로 비교적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3. 팬텀 스탁의 장점과 한계
• 팬텀 스탁의 가장 큰 장점은 요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습니다.
(i) 절차의 간이성: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필수 요건으로 하는 스톡옵션과 달리, 팬텀 스탁은 성과급 계약의 일종이므로 정관 변경이나 별도의 주주총회 결의를 요하지 않고 계약 체결만으로 부여할 수 있습니다.
(ii) 부여 한도·대상의 제한 없음: 발행주식총수의 10% 이내라는 상법상 부여 한도나 2년 재직요건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벤처기업 확인 여부와도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iii) 지분 희석의 방지: 실제 주식이 발행되지 않으므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지 않고, 소액주주가 늘어나 주주 관리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투자자 관점에서도 선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반면,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으므로 도입 전 반드시 검토하여야 합니다.
(i) 세제상 특례의 부재: 팬텀 스탁은 실제 주식을 부여하는 구조가 아닌 현금 보상 방식이므로, 벤처기업법에 따라 부여되는 스톡옵션과 달리 비과세·과세이연·분할납부 등의 세제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급액 전액이 근로소득으로 과세되어 임직원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보상 규모와 인센티브 효과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습니다.
(ii) 회사의 현금 지급 부담: 스톡옵션은 임직원이 행사가액을 납입하고 신주를 받는 구조여서 회사의 현금 유출이 없으나, 팬텀 스탁은 회사가 직접 현금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특히 회사 매각(Exit)이나 대규모 투자 유치 시점에 지급 조건이 일시에 성취되도록 설계된 경우 상당한 현금이 한꺼번에 유출될 수 있으므로, 지급 재원과 지급 시기를 회사의 현금흐름과 연계하여 설계하여야 합니다.
(iii) 계약 문구를 둘러싼 분쟁 위험: 법령상 기준이 없다는 것은 곧 계약서에 정하지 않은 사항은 해석에 맡겨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주식 가치의 산정 기준, 퇴직 시 취급, 투자 유치에 따른 희석 조정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정하지 않아 지급 시점에 회사와 임직원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4. 부여 방법 및 계약 설계 시 유의사항
• 실무상 팬텀 스탁은 (i) 회사와 임직원 간에 팬텀 스탁 부여 계약을 체결하고, (ii) 해당 계약에서 부여 수량, 행사(지급) 조건, 지급 시점, 지급 금액의 산정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계약서가 제도의 전부인 만큼, 최소한 다음 사항은 반드시 명확히 규정하여야 합니다.
(i) 부여 수량과 기준가치: 부여하는 가상주식의 수와 부여 시점의 1주당 기준가치(최근 투자 라운드의 주당 발행가액 등)를 특정하여야 합니다.
(ii) 지급 조건과 베스팅: 근속기간, 성과 목표, 회사 매각(Exit) 또는 상장 등 지급 조건과 조건 성취 시 지급되는 비율(베스팅 일정)을 정하고, 조건 미성취 시 소멸한다는 점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iii) 지급 금액의 산정 방식: 지급 시점의 1주당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직전 투자 라운드 가액,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액, Exit 시 실제 거래가액 등)를 정하여야 하며,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지급 상한(cap)을 두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iv) 퇴직·해고 시 취급과 조정 조항: 자발적 퇴직, 해고, 사망 등 사유별로 기 베스팅분의 지급 여부와 시기를 구분하여 정하고, 유상증자·무상증자·주식분할·합병 등으로 주식 수나 가치가 변동하는 경우의 조정 방식을 미리 규정하여야 합니다.
• 한편, 팬텀 스탁을 이사(등기임원)에게 부여하는 경우에는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여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보수 한도 내에서 지급되어야 하므로(상법 제388조), 보수 한도의 확인과 필요 시 주주총회 결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지급되는 금액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이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계약서에 성과급으로서의 성격과 지급 조건을 분명히 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팬텀 스탁 부여 시 세무이슈 검토
(i) 부여 시점: 팬텀 스탁 부여 시점에는 장래에 지급될 금액이 확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지급 여부 또한 근속·성과 또는 Exit 등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임직원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이익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여 시점에는 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으며, 원천징수나 기타 세무상 신고의무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ii) 지급 시점: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이란 지급 형태나 명칭을 불문하고 성질상 근로의 제공과 대가관계에 있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을 포함하므로(소득세법 집행기준 20-38-1), 일정 기간의 근무를 조건으로 주식 가치 상승분을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을 지급하는 팬텀 스탁은 원칙적으로 근로의 대가로 평가됩니다. 특히 실제 주식을 교부하지 않고 현금으로 정산하는 구조이므로, 지급 시점에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현금 전액이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며, 현행 법령상 팬텀 스탁에 대한 별도의 과세특례가 없어 벤처기업법상 스톡옵션과 같은 비과세·납부특례·과세이연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iii) 회사와 임직원의 신고·납부: 회사는 지급 시점에 해당 금액 전액을 근로소득으로 보아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신고·납부하여야 하고, 임직원은 이를 종합소득에 합산하여 신고하게 됩니다. 지급액이 클수록 누진세율에 따라 세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으므로, 지급 시기를 분산하거나 베스팅 일정을 조정하는 등 설계 단계에서 세부담을 함께 시산하여야 합니다.
6. 마치며: 스톡옵션과 팬텀 스탁,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 팬텀 스탁은 절차가 간단하고 지분 희석이 없으며 벤처기업 여부와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 확인을 받지 못하였거나 투자자가 추가 지분 희석에 민감한 회사, 또는 단기간 내 유연한 보상 설계가 필요한 회사에 적합합니다. 반면 벤처기업 확인이 가능하고 임직원의 세제 혜택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회사라면 벤처기업법상 스톡옵션이 여전히 우선적인 선택지입니다.
• 실무적으로는 두 제도를 배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핵심 인재에게는 스톡옵션을, 스톡옵션 부여 한도를 초과하거나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기 어려운 인력에게는 팬텀 스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조합하여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다만 어느 경우든 회사의 현금흐름, 임직원의 세부담, 계약서의 분쟁 예방 조항을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벤처기업법 개정으로 새롭게 제도화된 성과조건부주식(RSU)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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