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통장 팔았는데 전자금융거래법 도박방조 둘 다 걸리나요
사건 개요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인터넷에서 "통장 삽니다"라는 글을 보고 자신의 계좌를 넘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통장과 체크카드, OTP를 함께 넘기고 몇십만 원을 받는 식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날아옵니다. 자신이 넘긴 계좌가 불법 도박사이트의 자금을 입금받고 빼돌리는 데 쓰였다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이런 사안에서 통장을 넘긴 사람에게 두 가지 혐의를 함께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계좌 자체를 넘긴 행위에 대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계좌가 도박사이트 운영에 실제로 쓰였다는 이유로 붙는 도박개장방조입니다. 본인은 "그냥 통장 하나 판 것뿐이고, 그 사람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줄은 몰랐다"고 항변하지만, 수사기관은 두 죄를 별개로 의율해 함께 송치하거나 기소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두 죄는 보호하는 대상이 서로 달라 실제로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통장을 넘긴 행위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이고, 그 통장이 도박사이트 자금 흐름에 쓰였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도박개장방조가 별도로 붙습니다. 다만 두 죄 모두 요건이 다르고, 특히 방조죄는 '몰랐다'는 말만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라서 초기 대응 방향이 결과를 크게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계좌를 넘긴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이 금지하는 '양도'에 해당하는지, 즉 소유권·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넘긴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빌려준 것에 불과한지입니다. 둘째, 도박개장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인 사이트 운영자의 도박개장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 인식이 확정적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한지입니다. 셋째, 넘긴 계좌가 실제로 도박 자금의 입출금에 쓰였다는 인과관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증명되는지입니다. 넷째, 두 죄가 함께 인정될 경우 양형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특히 방조범에게 적용되는 필요적 감경이 실제로 어느 정도 작용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두 번째 쟁점, 즉 방조의 고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사건의 승패를 가장 크게 좌우합니다. 대법원은 방조범의 고의에 대해 정범이 저지를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정범의 실행행위를 인식하면서 이를 용이하게 한다는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입장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그래서 "정확히는 몰랐다"는 진술이 오히려 고의를 배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성립 범위를 정확히 그어 방어선을 세우기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 도박과 무관하게 계좌를 넘긴 행위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계좌를 어디에 쓰는지 몰랐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죄는 다투기보다 정확한 적용 범위와 양형 요소를 확정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양도'인지 '대여'인지를 먼저 구분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접근매체의 양도·양수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양도'란 상대방에게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넘기는 것을 의미하고, 단순히 일시적으로 빌려주거나 대신 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도6965 판결). 통장과 체크카드, OTP를 건네고 이후 회수 의사나 계획이 전혀 없었는지, 아니면 일정 기간만 빌려주기로 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넘겨준 경위와 상대방과 나눈 대화 내용을 먼저 정리합니다.
2) 대가의 성격과 거래 경위를 소명 자료로 만듭니다.
수사기관은 통장 매매의 대가가 시중 이자율이나 정상적인 명의 대여 관행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는지를 고의 판단의 정황으로 봅니다. 급전이 필요해 대출 심사용이라는 말에 속아 넘겼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되팔면 얼마를 준다'는 광고를 보고 넘겼는지에 따라 정황이 크게 갈리므로, 당시 주고받은 문자·거래 내역·상대방이 밝힌 용도를 최대한 확보해 둡니다.
3) 여죄 및 계좌 개수를 확인해 유형을 특정합니다.
2025년 7월 시행된 전자금융거래법위반범죄 양형기준은 통장 한두 개를 단발성으로 넘긴 경우와, 반복적으로 모집·전달하거나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보이스피싱·불법도박에 쓰일 것을 알고 조직적으로 거래한 경우를 다른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자신의 거래가 단발성 1회였는지, 계좌를 몇 개 넘겼는지를 먼저 확인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양형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도박개장방조의 고의와 인과관계를 다투고, 감경 요소를 확보하기
도박개장방조는 정범인 형법 제247조의 도박개장죄(영리 목적으로 도박장소·공간을 개설한 죄,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를 전제로,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한 행위에 대해 형법 제32조의 종범 규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몰랐다"는 항변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접근합니다.
1) 미필적 고의조차 인정될 여지가 없다는 정황을 적극적으로 구성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방조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단순히 "구체적으로는 몰랐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통장을 넘길 당시 상대방이 밝힌 용도(예: 개인 사업자금, 급여 이체용 등), 계좌 사용 목적을 의심할 만한 대화가 전혀 없었다는 점, 도박과 관련된 어떤 언급도 오가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인 대화 기록과 정황으로 재구성해, 미필적 인식조차 없었다는 점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만듭니다.
2) 자신이 넘긴 계좌와 정범의 범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좁힙니다.
도박개장방조가 성립하려면 넘긴 계좌가 실제로 도박사이트의 자금 입출금이나 운영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계좌 흐름표에서 자신의 계좌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느 정도 규모로 쓰였는지를 따져, 넘긴 시점 이후 실제 사용 기간이 짧거나 자금 규모가 미미하다면 그 기여도가 낮다는 점을 양형 및 혐의 다툼의 근거로 씁니다.
3) 두 죄의 경합 관계와 종범 감경을 함께 계산해 대응 전략을 세웁니다.
전자금융거래법위반과 도박개장방조는 보호법익이 서로 달라(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대 도박개장의 방지) 하나의 행위라도 두 죄가 함께 인정되는 실체적 경합(형법 제37조, 제38조) 관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도박개장방조는 종범이므로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인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형보다 반드시 감경됩니다. 이 필요적 감경과 초범 여부, 자백·반성 여부, 편취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함께 정리해 양형자료로 제출하면,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지점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론
통장을 넘긴 것뿐인데 전자금융거래법위반과 도박개장방조가 함께 붙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보호법익이 다른 두 죄가 각자의 요건을 충족하면 실제로 함께 성립하는 흔한 구조입니다. 특히 방조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어, "정확히는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빠져나가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관건은 계좌를 넘긴 경위와 당시 주고받은 대화, 계좌가 실제로 쓰인 기간과 규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고의와 인과관계를 다투거나, 감경 요소를 명확히 갖추는가에 있습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은 단계라면 진술 전에 자신의 거래 경위와 계좌 사용 내역을 먼저 정리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