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물품을 들고 다른 층으로 이동했다가 계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도 혐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산대 위치를 착각했다거나 매장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다면 곧바로 유죄 또는 무혐의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물품을 자기 것처럼 가져가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당시 이동 경로와 행동, 직원에게 한 말, 결제 준비 상태 등을 함께 살펴봅니다. 과거에 비슷한 사건이 있었더라도 이번 사건의 고의는 이번 사건의 자료로 따져야 합니다.
⚖️ 절도죄는 행위와 고의를 함께 봅니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단순히 물품을 손에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물품의 지배를 옮기는 행위가 있었는지와 함께, 권리자를 배제하고 물품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도 불법영득의사를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라고 설명합니다. 이 의사는 피의자의 내심에 관한 것이므로 보통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물품을 숨겼는지, 계산구역을 지난 뒤 어디로 이동했는지, 결제수단을 준비했는지, 직원에게 제지된 직후 어떤 설명을 했는지 등이 서로 맞물려 평가됩니다.
🏬 매장 밖으로 안 나갔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백화점 외부로 나가지 않았다는 점은 계산 의사가 있었다는 주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황입니다. 그러나 매장 밖 이탈 여부만으로 절도죄의 성립이나 불성립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품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가 이미 옮겨졌다고 평가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계산대를 지나간 이유가 무엇인지, 다른 계산대로 가려 했다는 설명이 실제 매장 구조와 맞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다른 층에도 계산대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설명, 공사 때문에 동선이 달라졌다는 사정, 물품을 가방에 숨기지 않았다는 점, 평소와 같은 결제수단을 소지했다는 점은 고의 판단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후에 만든 설명이 아니라 당시의 CCTV, 층별 안내도, 공사 안내문, 직원과 나눈 말처럼 시간상 가까운 자료와 설명이 일치하는지입니다.
🎥 CCTV와 동선을 먼저 보존해야 합니다
CCTV는 보관기간이 지나면 삭제될 수 있으므로 매장과 수사기관에 해당 시간대 영상의 보존 여부를 신속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입점 시각, 물품을 집은 위치, 이동한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계산대 앞에서 한 행동, 직원에게 제지된 장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영상에서 확인할 지점도 선명해집니다.
당시 내부 공사로 구조가 달라졌다면 공사 가림막, 임시 동선 표시, 층별 계산대 안내 사진도 확보 대상입니다. 카드나 현금 등 결제수단을 실제로 가지고 있었는지, 같은 날 다른 물품을 정상 결제한 내역이 있는지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한 자료만으로 결론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불리한 장면까지 포함해 전체 동선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과거 사건과 이번 사건을 구분해야 합니다
과거 절도 관련 사건이나 처분이 있다면 수사기관이 반복성을 의심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과거 사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물품에 대한 절취 고의가 자동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사건의 장소, 물품 취급 방식, 결제 여부, 당시 설명과 객관적 자료를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직결심판을 앞둔 사건, 법원에서 진행 중인 구약식 사건,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사건은 절차와 기록도 서로 다릅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을 확정 전과처럼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의 의견서를 준비할 때에는 이전 사건의 정확한 처분 단계와 이번 사건의 쟁점을 구분해 적고, 필요한 경우 수사기록과 법원 기록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 조사 전후에는 권리와 조서를 확인합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고지하도록 하고, 피의자 등의 신청이 있으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의 신문 참여를 보장하도록 합니다. 변호인 참여를 원한다면 다음 조사 일정을 확인한 뒤 미리 신청하고, 참여가 제한되었다면 누가 언제 어떤 이유를 설명했는지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대기했다거나 여러 문서에 서명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서류나 진술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문서에 서명했는지, 권리 고지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심야조사 동의가 있었는지, 조서 내용이 실제 진술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서를 열람할 때 다른 표현이 있다면 서명 전에 수정이나 이의 기재를 요청하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해 채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주장보다 자료의 시간표가 중요합니다
첫째, 사건 당일 영수증과 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합니다. 둘째, 백화점 층별 안내도와 공사 상태, 계산대 위치를 확인합니다. 셋째, CCTV 보존을 요청하고 물품을 집은 때부터 직원에게 제지된 때까지의 동선을 표로 만듭니다. 넷째, 직원과 경찰에게 실제로 한 말을 기억나는 범위에서 즉시 적습니다. 다섯째, 서명한 문서와 피의자신문조서의 열람·사본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설명은 “매장을 나가지 않았다”는 한 문장에 머물기보다, 왜 해당 층으로 이동했는지와 결제 의사를 뒷받침하는 행동을 객관자료와 연결해야 합니다. 동시에 계산대를 지난 장면이나 직원에게 한 말처럼 불리하게 보일 수 있는 사정도 숨기지 말고 그 맥락을 설명해야 합니다. 절도 혐의의 판단은 과거 사건에 대한 인상보다 이번 사건 당시의 지배 이전과 불법영득의사를 입증하는 자료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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