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선후 대표변호사 주용조입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피해 상황에 놓여 형사 고소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 조사 과정에서 상대방이 찾아와 진심으로 사과하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고소 취하해 주시면, 합의금 바로 입금해 드릴게요."
상대방의 사과와 합의 약속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고소를 취하(법률상 고소 취소)해 줬는데, 막상 취하서를 내자마자 상대방이 태도를 바꾸거나 연락을 끊어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고소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 그 가능 여부에 대해 명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형사소송법은 고소 취소 후 다시 고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제1항: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제2항: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
즉, 법적으로 한 번 수사기관에 제출된 고소 취소서는 '낙장불입'과 같습니다. 한 번 취소서를 내면 마음이 바뀌었다고 해서 동일한 사실로 상대방을 다시 고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2. 범죄 종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까요?
범죄의 성격에 따라 고소 취소가 사건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1) 친고죄 및 반의사불벌죄 (모욕죄, 명예훼손, 폭행죄 등)
결과: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처벌불원)'는 의사를 표시하는 순간 사건이 그대로 종결됩니다(공소권 없음).
재고소 여부: 절대 불가능합니다. 처벌불원 의사를 철회하고 다시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 일반 범죄 (사기죄, 횡령죄, 성범죄 등)
결과: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국가가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이므로,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수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재고소 여부: 피해자 개인이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각하(기각) 처리됩니다. 다만, 최초 고소 당시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범죄 사실'이나 '추가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 한해 매우 제한적으로 재고소가 검토될 뿐입니다.
3. 실무에서 가장 많이 하는 3가지 착각과 주의사항
1) "합의금 받기 전에 고소 취소서부터 써주면 안 됩니다"
상대방이 "고소 취하서를 보여주면 대출을 받아 입금하겠다"고 설득하더라도 절대 먼저 취하서를 제출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합의금 입금이 완결된 것을 확인한 후 고소 취소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2) "'조건부 고소 취소'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합의금을 3개월 나누어 지급하되, 안 주면 고소 취소를 무효로 한다"는 식의 조건부 고소 취소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취소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순간 조건과 상관없이 취소의 효력은 즉시 발생합니다.
3) "사기죄 고소 취소 시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사기 피해자들이 "고소 취하해 주면 사업 재개해서 돈 갚겠다"는 가해자의 거짓말에 속아 고소를 취하했다가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 경우 가해자를 다시 처벌받게 만들기가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4. 이미 고소를 취소했다면 방법이 전혀 없을까요?
만약 상대방이 '고소를 취하하게 만들 목적으로 거짓 합의 약속'을 한 것이라면, 그 합의 시도 자체를 별도의 새로운 사기 행위(이행 의사 없는 약속)로 보아 법리적으로 다투어 볼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고도의 법리 검토와 정교한 입증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혼자서 해결하기보다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수사기관을 설득해야 합니다.
5. 변호사의 한마디
고소 취소서는 작성하기 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억울한 피해를 입고도 상대방의 감언이설에 속아 법적 대응 권리마저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고소 취소나 합의서 작성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안전하게 절차를 진행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가장 유리하고 안전한 대응책을 찾고 계시다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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