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취소 제척기간 기산점, 취소원인을 안 날은 언제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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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 제척기간 기산점, 취소원인을 안 날은 언제부터인가 

강대현 변호사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사실을 뒤늦게 알고도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준비하다가, 이미 제척기간이 지나 소를 낼 수 없다는 답변을 듣는 채권자가 적지 않습니다. 사해행위취소권에는 두 개의 기간이 함께 걸려 있는데, 그중 짧은 쪽인 1년의 기산점이 정확히 언제부터 흐르는지를 오해하는 경우가 특히 많습니다.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과, 그 처분이 자신을 해치는 사해행위라는 것까지 안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취소원인을 안 날'이 판례상 어떻게 해석되는지, 그리고 이 기산점을 둘러싼 실무상 함정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채권자취소권의 두 제척기간 — 1년과 5년, 성격부터 다르다

민법 제406조 제2항은 채권자취소의 소를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지나면 소를 제기할 수 없고, 둘 중 먼저 도래하는 쪽이 기준이 됩니다. 예컨대 사해행위가 있은 지 3년째 되는 시점에 비로소 취소원인을 알았다면, 그날로부터 다시 1년의 여유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 되는 시점까지만 소를 낼 수 있습니다. 두 기간은 서로 별개로 진행되며, 어느 하나가 남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 기간은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이고, 그중에서도 재판상 행사가 강제되는 출소기간입니다. 소멸시효라면 채무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이행을 최고하는 것만으로도 시효 진행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제척기간은 그런 방식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기간 안에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실제로 법원에 제기해야만 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되고, 소송 외에서 아무리 강하게 취소 의사를 표시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수익자와 협상만 하다가 기간을 넘기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또한 취소의 소는 채권자 본인이 원고가 되어 제기해야 하고, 채무자를 상대로 낸 별도의 대여금·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사해행위취소의 제척기간이 함께 정지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어야 합니다.

"취소원인을 안 날"의 의미 — 처분 사실과 사해의사, 둘 다 알아야 한다

판례가 말하는 취소원인을 안 날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팔거나 넘겼다는 사실을 안 날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도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채권자가 알게 된 날을 기산점으로 봅니다. 다시 말해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는 법률행위를 했다는 사실과, 그 행위가 채권자인 자신을 해친다는 사실, 그리고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함께 인식해야 비로소 기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채무자 명의의 부동산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것을 확인한 날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채권자가 재산 처분 사실 자체는 일찍 알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채권을 해치는 행위라고 판단할 근거가 없었다면 기산점이 늦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에게 처분한 재산 말고도 다른 재산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나중에 그 다른 재산이 이미 다른 채권자에게 넘어갔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이 비로소 취소원인을 안 날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권자가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안 날짜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면, 법원은 정황상 알 수 있었던 가장 이른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채권자 쪽에서 구체적인 인식 시점을 자료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처분했다는 통보를 받은 문자나 통화 녹취,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은 날짜가 찍힌 인터넷등기소 열람 이력, 수익자와 주고받은 협상 메시지 등이 인식 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는데, 이런 자료가 없으면 정작 필요한 시점에 자신이 언제 알았는지를 스스로도 특정하지 못해 다투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유일한 재산을 처분했다면 —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보는 실무 기준

채무자에게 처분한 재산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는, 이른바 유일한 재산을 처분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판례는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처분한 사실을 채권자가 알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행위로 채무자가 무자력에 이르렀다는 사정, 즉 사해의사까지도 동시에 알았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태도를 취합니다. 재산 처분 사실을 아는 것과 사해의사를 아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별개 요건이지만, 유일한 재산이 넘어가는 경우에는 사실상 하나의 인식으로 묶여 판단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기준은 채권자에게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잘 아는 채권자라면 처분 사실을 확인한 시점이 바로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되어 1년의 시계가 곧바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소유권 이전을 확인한 날, 혹은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팔았다는 말을 직접 들은 날이 그대로 기산점이 될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막을 알아본 뒤에 대응하겠다며 미루다가는 정작 소를 제기할 무렵 이미 1년이 지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 유일한 재산(주로 부동산)의 처분 사실을 안 날 = 사해의사까지 안 날로 취급될 수 있음

  •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있다고 믿었다면 그 재산의 부존재를 확인한 시점이 별도의 기산점이 됨

  • 등기부등본 확인일, 채무자·수익자로부터 처분 사실을 들은 날짜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둘 것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처분한 사실을 안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는 사실도 함께 알았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기본 태도다.

피보전채권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도 기산된다 — 대법원 2021다288020 판결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려면 보전하려는 채권, 즉 피보전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피보전채권이 사해행위 당시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고, 이후 형사판결 확정이나 부과처분 등을 통해 나중에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제척기간이 피보전채권 성립 이전에는 아예 진행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다288020 판결은 이를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위 판결은 단기 제척기간의 기산일이 피보전채권의 성립 시점과는 관계없이 어디까지나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추징금 채권처럼 형사판결 확정으로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는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삼은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채권자가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안 날부터 1년의 기간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해행위 당시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그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그 개연성이 현실화된 경우라면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이른바 기초적 법률관계론이 함께 적용됩니다.

이 판결이 실무에 주는 시사점은, 채권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척기간 계산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안 시점에 아직 피보전채권이 확정 전이라도, 추후 그 채권이 확정되면 이미 그 시점부터 1년의 시계가 돌아가고 있었던 것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 절차나 행정 처분과 맞물린 채권을 다루는 경우, 본안 채권의 확정만 기다리다가 사해행위취소의 제척기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별도로 일정을 관리해야 합니다. 대여금이나 물품대금처럼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한 채권이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소멸시효 완성 전이라면 채권 자체의 존부와 무관하게,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안 날부터 곧바로 1년의 시계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됩니다.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 장기 제척기간의 기산점

5년의 장기 제척기간은 법률행위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하며, 이는 채권자가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진행됩니다. 사해행위가 매매라면 매매계약을 체결한 날, 증여라면 증여계약을 체결한 날이 기산점이 되고, 등기를 마친 날이나 대금을 지급한 날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계약일과 등기일 사이에 시차가 있는 경우, 실무에서 등기일을 기산점으로 착각해 5년이 남았다고 판단했다가 실제로는 이미 기간이 지나 있는 사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장기 제척기간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언제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채무자가 재산을 은밀히 처분해 채권자가 오랫동안 그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에는 특히 냉정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가 있은 지 5년이 지나 버리면, 설령 채권자가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고 1년의 단기 기간이 아직 남아 있더라도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채무자의 재산 변동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사해행위취소권을 실효성 있게 행사하는 데 중요한 이유입니다.

제척기간 도과, 누가 증명해야 하나 — 입증책임의 소재

제척기간을 지켰는지는 법원이 직권으로 살피는 사항이지만, 실제 소송에서는 당사자들의 주장과 증명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원고인 채권자가 언제 취소원인을 알았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주장하고, 반대로 제척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사정, 즉 채권자가 그보다 더 이른 시점에 이미 취소원인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은 이를 다투는 피고, 즉 수익자나 전득자 쪽에서 증명할 책임을 집니다.

이 구조 때문에 수익자 측은 채권자가 실제로는 훨씬 이전부터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 예컨대 등기부등본 열람 이력이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대화 내용, 이전 소송에서의 진술 등을 찾아 제출하는 방식으로 방어합니다. 반대로 채권자 쪽에서는 자신이 취소원인을 안 시점을 뒷받침할 자료, 즉 재산 처분 사실을 확인한 등기부등본 발급일이나 채무자·수익자로부터 통보받은 문자·메일 기록 등을 미리 정리해 두면 훗날 기산점을 둘러싼 다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시점을 특정할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면, 법원이 정황상 가장 이르게 알 수 있었던 시점을 채택해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고 보아 소를 각하할 위험이 커지므로, 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시점을 뒷받침할 증거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척기간을 지키는 방법 — 내용증명이 아니라 재판상 청구

제척기간이 출소기간인 이상, 이를 준수하는 유일한 방법은 기간 안에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법원에 제기하는 것입니다. 채무자나 수익자에게 사해행위를 취소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구두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소멸시효의 최고와 달리, 제척기간은 그런 방식의 잠정적 중단조차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간입니다.

따라서 취소원인을 알게 된 시점이 확인되면, 협상이나 임의 반환 요구를 시도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소 제기 시점을 계산해 늦어도 1년이 되는 날 전에는 소장을 접수해야 합니다. 소송까지 가기보다 협의로 재산을 되돌려받고 싶은 경우에도, 협의가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 우선 소를 제기해 두고 소송 중 화해나 조정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제척기간을 넘긴 뒤에는 아무리 사해행위가 명백해도 법원이 본안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소를 각하하므로, 기간 계산에서 하루라도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만 알아도 1년의 기간이 시작되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재산 처분 사실뿐 아니라 그 처분이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라는 사실, 즉 채무자의 사해의사까지 함께 알아야 취소원인을 안 것으로 봅니다. 단순히 등기부등본에서 소유권 변동만 확인한 것으로는 기산점이 도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이 넘어간 경우에는 왜 기산점이 앞당겨지나요?

A. 유일한 재산을 처분하면 그 자체로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에, 판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 사실을 안 시점에 사해의사까지 함께 알았다고 봅니다. 다른 재산이 남아 있는 경우와 달리 별도의 확인 과정 없이도 인식이 인정되는 셈입니다.

Q. 피보전채권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척기간이 흐르나요?

A. 흐릅니다. 대법원 2021다288020 판결은 피보전채권의 성립 시점과 무관하게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단기 제척기간이 진행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채권 확정만 기다리다가는 기간을 넘길 수 있으므로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Q. 5년의 장기 제척기간은 등기일과 계약일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요?

A. 계약일, 즉 매매나 증여 등 법률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진 날을 기준으로 합니다. 등기를 마친 날이나 대금을 지급한 날이 아니므로, 두 날짜 사이에 시차가 있다면 반드시 계약 체결일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Q.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은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A. 제척기간 도과를 다투는 쪽, 즉 소송에서 피고가 되는 수익자나 전득자가 채권자가 더 이른 시점에 취소원인을 알았다는 사정을 증명할 책임을 집니다. 다만 채권자 쪽에서도 자신이 취소원인을 안 시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채무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취소를 통보하면 제척기간을 지킨 것으로 인정되나요?

A. 인정되지 않습니다. 제척기간은 재판상 청구, 즉 법원에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실제로 제기해야만 준수됩니다. 내용증명이나 구두 이의 제기만으로는 기간이 멈추거나 준수된 것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맺음말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패소하는 이유 중 상당수는 사해행위 자체의 입증 실패가 아니라 제척기간 도과입니다. 취소원인을 안 날은 재산 처분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그 처분이 사해행위라는 사실까지 안 날이며, 유일한 재산이 넘어간 경우에는 이 둘이 사실상 같은 시점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피보전채권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취소원인을 안 이상 기간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채무자의 재산 처분 정황을 파악했다면, 정확한 인식 시점을 자료로 남겨 두고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소 제기 시점부터 먼저 계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간을 하루라도 넘기면 사해행위의 실체를 아무리 명확히 입증해도 소가 각하되므로, 의심스러운 재산 이전 정황을 확인한 즉시 기간 계산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의 대응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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