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 같은 불공정거래 사건은 대개 한 사람이 아니라 자금을 댄 사람, 매매를 실행한 사람, 계좌 명의를 빌려준 사람까지 여러 역할이 얽혀 돌아갑니다. 이런 구조에서 가담자 중 한 명이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스스로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면 실제로 형이 가벼워질 수 있는지, 얼마나 가벼워질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본시장법은 이에 대해 별도의 감면 조항을 두고 있지만, 자진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감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행위가 감면 대상이 되는지, 형사처벌과 과징금의 감면이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 가담 정도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불공정거래행위란 무엇인가 — 자진신고 감면의 적용 범위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행위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제176조의 시세조종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는 행위이고, 제178조의 부정거래행위는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를 쓰거나 거짓 시세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꾀하는 행위입니다. 제174조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은 상장법인의 내부정보를 공개되기 전에 매매에 이용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세 유형은 성립요건과 부당이득 산정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형사처벌은 제443조로 공통 적용됩니다.
실제 사건에서 '가담자'는 시세조종을 설계하고 주도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 매매 주문을 직접 실행하는 트레이더, 차명계좌를 빌려주는 명의인, 허위 공시나 리포트로 시세를 뒷받침하는 조력자까지 역할이 잘게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진신고 감면 제도는 이런 구조 범죄에서 내부자의 협조를 끌어내 사건 전모를 규명하려는 취지로 설계되어 있어, 주도자뿐 아니라 단순 가담자에게도 실질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시세조종·부정거래·미공개정보이용은 처벌 조항은 다르지만 제443조의 형사처벌 구조를 공통으로 적용받고, 자진신고 감면 역시 이 세 유형 모두를 포괄한다.
자진신고 감면의 법적 근거 — 자본시장법 제448조의2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자진신고 감면은 2023년 7월 18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신설되어 2024년 1월 19일부터 시행된 제448조의2(형벌 등의 감면)에 근거를 둡니다. 이 조항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제174조), 시세조종(제176조), 부정거래행위(제178조), 그리고 시장질서교란행위 중 제173조의2 제2항을 위반한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 이전까지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자본시장법 안에 별도의 감면 조항이 없어, 자진신고를 하더라도 형법총칙상 일반 자수 감경에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448조의2가 신설된 같은 개정에서 제429조의2(과징금)도 함께 도입됐습니다. 그전까지 불공정거래행위는 형사처벌만 가능했는데, 이 개정으로 부당이득(미실현이익 포함) 또는 회피손실액의 2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금융위원회가 별도로 부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형사처벌과 행정제재가 함께 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자진신고 감면도 이 두 제재 모두를 대상으로 규정됐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제448조의2는 2024년 1월 19일부터 시행됐다 — 그 이전 행위에는 이 조항에 따른 감면을 곧바로 주장하기 어렵고, 형법총칙상 일반 자수 감경만 검토 대상이 된다.
형을 감경받는 조건 — 자수와 진술·제보의 두 갈래
제448조의2 제1항은 감면 대상이 되는 행위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첫째는 수사기관에 자수하는 것으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자진신고한 경우도 조문에 명시적으로 포함됩니다. 둘째는 수사·재판절차에서 해당 사건에 관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증언, 그 밖의 자료제출행위 또는 범인검거를 위한 제보와 관련해 자신의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입니다. 즉 자기 죄를 스스로 밝히는 것뿐 아니라, 공범이나 관련자의 범행을 규명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감면 사유가 됩니다.
다만 이 조항은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입니다.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했다고 자동으로 감형되는 것이 아니라, 자진신고의 시점, 진술의 구체성과 신빙성, 사건 규명에 실제로 기여한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과 금융당국이 재량으로 판단합니다.
자수 — 수사기관 또는 증권선물위원회에 스스로 위반사실을 알리는 것
진술·증언 — 수사·재판절차에서 다른 가담자의 범행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
자료제출 — 시세조종 시나리오, 자금 흐름, 차명계좌 구조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 제공
제보 — 범인검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정보 제공
과징금도 감면 대상 — 형사처벌과 별도로 움직이는 제재
제448조의2 제2항은 형벌 감면과 별개로, 같은 자수·진술·제보와 관련해 제429조의2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가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자진신고 하나로 형사처벌과 행정제재(과징금) 두 트랙 모두에서 감면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이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 형사처벌은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을 거치는 반면, 과징금은 금융위원회의 조사·의결 절차로 진행되어 처리 속도와 판단 주체가 다릅니다. 두 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만큼 자진신고의 효과도 각 절차에서 독립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해야 하며, 형사 단계에서 감형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과징금 감면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면 대상자의 범위와 감면 기준·정도의 구체적인 내용은 제448조의2 제3항에 따라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실무에 적용하는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에도 위법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결정적 제보·단서를 제공하는 등 정상참작 사유가 있는 경우 조치를 가중·감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별도로 마련돼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감면 비율은 사안의 기여도와 시점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되므로 일률적인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형벌 감면은 제448조의2 제1항, 과징금 감면은 같은 조 제2항으로 각각 규정돼 있다 — 판단 주체와 절차가 다른 만큼 두 감면은 별도로 주장·입증해야 한다.
형법상 일반 자수 감경과의 관계
제448조의2 요건을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형법 제52조(자수·자복)에 따른 일반 감경 주장이 별도로 가능합니다. 형법총칙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른 법률에 정한 죄에도 적용되므로, 자본시장법위반 사건에서도 수사기관에 자수했다면 이 조항에 따른 임의적 감경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조항은 요건과 취지가 다릅니다. 형법상 자수는 범죄사실을 스스로 신고하는 것 자체로 요건이 충족되는 반면, 제448조의2는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는지를 별도로 요구하는 갈래를 두고 있어 적용 범위가 더 넓습니다. 실무에서는 두 근거를 함께 주장하되, 사실관계가 어느 조항의 요건에 더 부합하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편이 감면 주장의 설득력을 높입니다.
가담 정도에 따라 갈리는 결과 — 주도자와 단순 가담자
주가조작은 대개 여러 사람의 역할이 얽힌 구조범죄로 진행됩니다.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주도자, 실제 매매 주문을 실행하는 트레이더, 계좌 명의만 빌려주는 명의인의 가담 정도는 서로 다르고, 이 차이는 제443조의 형량 산정과 자진신고 감면 판단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부당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되는데, 이 부당이득액은 통상 주도자·자금제공자를 중심으로 산정되고 단순 가담자는 실제 가담 범위에 한정해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진신고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지시에 따라 매매만 실행한 가담자라도 지시 체계, 차명계좌 구조, 자금 이동 경로처럼 자신이 접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면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주도자는 사건 전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의 책임도 무겁게 평가되므로 자진신고의 감면 효과가 단순 가담자보다 제한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주도자·설계자 — 부당이득 산정의 중심, 책임 비중이 무거워 감면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
자금제공자(전주) — 자금 이동 경로 진술이 사건 규명 기여도가 큼
매매 실행자(트레이더) — 구체적 매매 지시·시나리오 진술이 핵심 자료가 됨
차명계좌 명의인 — 명의 대여 경위와 실제 사용자 진술이 규명 기여로 인정될 여지
감면 폭을 좌우하는 실무 변수 — 시점·구체성·기여도
같은 자진신고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뒤에 뒤늦게 인정하는 수준의 진술은 '범죄 규명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자금 흐름이나 공범 구조처럼 수사기관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기여도를 높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조문이 시점을 명시적으로 못박고 있지는 않지만, 재량 판단의 성격상 자진신고가 이뤄진 시점은 실질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진술의 구체성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가령 시세조종 조직에서 매매 주문만 실행한 트레이더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 사람이 주도자의 지시 체계와 사용된 차명계좌 목록, 자금 이동 경로를 구체적으로 진술한다면 사건 전체를 규명하는 데 기여할 여지가 큽니다. 반면 이미 알려진 사실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같은 자진신고라도 감면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진신고 전 확인해야 할 실무 유의점
자진신고는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절차입니다. 진술 내용이 이후 수사·재판에서 계속 근거로 쓰이기 때문에, 신고 시점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하지 않은 채 서두르면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려 감면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이미 확보된 증거를 뒤늦게 시인하는 수준에 그치면 규명 기여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형사처벌 감면과 과징금 감면은 절차와 판단 주체가 다르므로, 어느 한쪽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고 다른 쪽 결과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자진신고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자신의 가담 범위, 접근 가능한 자료, 수사 진행 상황을 먼저 정리하고 제448조의2와 형법 제52조 중 어느 근거로 감면을 주장할지 방향을 세운 뒤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불공정거래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만 스스로 인정하면 형이 감경되나요?
A. 자백 자체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자본시장법 제448조의2는 수사기관에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증언·자료제출·제보'와 관련될 때를 감면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는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이라 요건을 충족해도 자동으로 감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이미 수사가 시작된 뒤에 자진신고를 해도 감면 대상이 될 수 있나요?
A. 조문 자체가 시점을 못박아 자진신고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 착수 전후, 진술의 구체성과 사건 규명에 대한 실제 기여도가 재량 판단에서 함께 고려되므로, 이미 확보된 증거를 뒤늦게 인정하는 수준이라면 감면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형사처벌은 감면받았는데 과징금도 자동으로 줄어드나요?
A. 아닙니다. 형벌 감면은 제448조의2 제1항, 과징금 감면은 같은 조 제2항으로 별도 규정돼 있고 판단 주체도 법원과 금융위원회로 다릅니다. 두 절차 각각에서 자진신고의 기여를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Q. 차명계좌만 빌려준 사람도 자진신고 감면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명의를 빌려준 경위와 실제 사용자, 지시 체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면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감면 여부와 정도는 진술의 구체성과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Q. 2024년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도 이 감면 규정이 적용되나요?
A. 제448조의2는 2024년 1월 19일부터 시행된 조항이라 그 이전 행위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형법 제52조의 일반 자수 감경 규정은 시기와 무관하게 별도로 검토할 수 있어, 그 경로로 감경을 주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Q. 자진신고를 하면 처벌을 아예 받지 않을 수도 있나요?
A. 제448조의2는 '감경 또는 면제'를 모두 규정하고 있어 면제 가능성 자체는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건마다 기여도와 정황에 따라 재량으로 판단되는 것이지, 자진신고만으로 처벌 자체가 보장되어 사라지는 결과는 아닙니다.
맺음말
자본시장법 제448조의2는 불공정거래행위에 가담한 사람이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을 때 형과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한 임의적 규정입니다. 요건을 형식적으로 갖췄다는 것과 실제로 감면을 인정받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자진신고의 시점과 진술의 구체성, 사건 규명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가담 정도가 다르면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주도자와 단순 가담자는 책임의 무게도, 자진신고로 규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먼저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어떤 근거로 어떤 절차를 밟을지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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