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부동산에 공유물분할 소송을 냈다가 각하되는 이유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제들 앞으로 집 한 채가 남습니다. 누구도 정리에 나서지 않은 채 몇 해가 흐르고, 등기부에는 법정상속분대로 형제들의 지분이 나란히 찍혀 있습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결심합니다. "등기부상 명백한 공유니까, 공유물분할 소송을 걸어 경매로 넘기고 내 지분만큼 현금으로 받으면 되겠다." 실제로 이 판단으로 민사법원에 소장을 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돌아오는 것은 분할 판결이 아니라 소가 부적법하다는 결론입니다. 형제들의 재산 다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판단받지 못한 채, 관할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이 가정법원으로 넘어가거나 소 자체가 각하됩니다. 인지대와 송달료, 감정 준비에 들인 시간은 그대로 날아가고, 그 사이 형제 관계는 이미 소송으로 틀어져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속 부동산은 민법 제268조의 공유물분할청구 대상이 아닙니다. 대법원 역시 공동상속인은 분할 협의가 성립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경우 가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상속재산에 속하는 개별 재산에 관하여 민법 제268조에 따른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다18367 판결). 등기부에 지분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은 이 결론을 조금도 바꾸지 못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 부동산이 아직 '상속재산'인지 아니면 이미 '물권법상 공유물'이 되었는지입니다.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마쳐졌는지 여부 하나로 소의 적법성이 갈립니다. 둘째,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10)이 정한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라는 점입니다. 민사법원에는 애초에 판단 권한이 없습니다.
셋째, 잘못 낸 소가 각하로 끝나는지 이송으로 살아나는지입니다. 여기서 회복 가능한 시간과 비용의 크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넷째, 가정법원으로 무대를 옮겼을 때 무엇을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하는지입니다. 상속인 전원의 참여, 특별수익과 기여분의 정산, 분할 방법의 선택이 여기서 한꺼번에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네 지점은 앞이 무너지면 뒤를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는 순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그 부동산이 '상속재산'인지 '공유물'인지부터 가르기
소를 내기 전이든 이미 낸 뒤든,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할 것은 그 부동산의 법적 성격입니다. 이 판별을 건너뛴 채 등기부만 보고 소를 고르는 순간 사건은 본안에 이르지 못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등기부에 지분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은 그들의 공유가 됩니다(민법 제1006조). 다만 이 공유는 분할 절차를 예정한 잠정적 상태이지, 물권법이 말하는 확정된 공유가 아닙니다. 앞서 본 2015다18367 사안에서도 상속인의 채권자가 대위하여 공동상속인 전원 명의로 법정상속분대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놓은 상태였지만, 대법원은 그 등기에도 불구하고 공유물분할청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등기사항증명서의 등기원인부터 확인합니다. 단순히 '상속'으로 되어 있는지,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으로 되어 있는지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존재, 가정법원 분할심판의 확정 여부, 다른 상속재산의 정산 내역을 함께 확인해 절차의 종료 여부를 확정합니다.
2) '공유로 남기기로 한 분할협의'가 있었다면 민사 공유물분할의 길이 열립니다.
같은 판결은 반대 방향의 길도 분명히 제시합니다. 공동상속인 사이에 그 부동산을 공유로 하기로 하는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성립되는 등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마쳐져 상속인들 사이의 공유관계가 물권법상의 공유가 되었다면, 그때는 민법 제268조에 따른 공유물분할청구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사실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속재산분할협의서, 협의 과정에서 오간 문자와 메일, 다른 재산을 나누며 작성한 정산 내역, 협의분할을 원인으로 한 등기 자료를 모아 "분할은 이미 끝났고 이 부동산만 공유로 남겼다"는 사실관계를 세웁니다. 이 구성이 서면으로 정리되면 민사법원에서 곧바로 본안 심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3) 이미 민사법원에 소를 냈다면, 각하를 기다리지 말고 이송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2015다18367 판결은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 그 청구가 민법 제1013조 제2항에 따른 상속재산분할청구인지 제268조에 따른 공유물분할청구인지를 가려야 하고, 전자로 인정된다면 본안 판단을 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으로 이송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근거는 민사소송법 제34조 제1항으로, 법원은 관할권이 없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사건을 관할법원에 이송합니다. 이송의 실익은 제40조 제1항에 있습니다. 이송결정이 확정되면 소송은 처음부터 이송받은 법원에 계속된 것으로 보므로, 처음 소를 낸 시점과 이미 납부한 인지대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반면 각하로 끝나면 전부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부적법 판단이 예상되는 사건에서 이송신청과 함께 청구취지·원인을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맞게 정리한 서면을 곧바로 제출해, 절차가 끊기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정법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한 번에 끝나는 형태로 설계하기
무대를 가정법원으로 옮겼다고 끝이 아닙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민사 공유물분할과 요건도 심리 구조도 다릅니다. 처음부터 이 구조에 맞추어 청구를 설계해야 절차가 두 번, 세 번 반복되지 않습니다.
1) 상속인 전원을 절차 안에 세우고 조정 단계부터 준비합니다.
가사소송규칙 제110조는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심판은 상속인 중 1인 또는 수인이 나머지 상속인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그 자체로 부적법해집니다. 그래서 피상속인의 제적등본과 가족관계등록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대습상속인, 인지된 자녀, 전혼 자녀까지 상속인 범위를 확정합니다. 연락이 끊긴 상속인이 있다면 주소보정과 공시송달,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 같은 선행 절차를 미리 밟아 둡니다. 또한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조정 전치주의가 적용되어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하고, 조정을 거치지 않고 심판을 청구하면 가정법원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이 조정 단계에서 나올 협상안을 미리 계산해 두면, 감정과 심리로 1년 이상을 보내지 않고도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특별수익과 기여분을 같은 절차 안에서 함께 정산합니다.
공유물분할 소송이 상속 분쟁의 해법이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민법 제1008조는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나 유증을 받은 상속인은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만 상속분이 있다고 정하고, 제1008조의2는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의 기여분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4항은 기여분 청구는 제1013조 제2항에 따른 상속재산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즉 민사법원의 공유물분할 소송에는 기여분을 주장할 자리 자체가 없습니다. 가사소송규칙 제112조 제2항은 기여분 결정 청구를 상속재산분할 사건에 병합하도록 하고, 제113조는 법원이 1개월 이상의 기여분 청구기간을 정해 고지할 수 있으며 그 기간을 넘긴 청구는 각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계좌 이체 내역과 증여 관련 등기, 간병·부양의 기록, 사업 기여 자료를 초기에 정리해 제출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3) 분할 방법을 미리 설계해 결과를 예측 가능하게 만듭니다.
가사소송규칙 제115조 제1항은 가정법원이 제1심 심리종결시까지 분할이 청구된 모든 상속재산에 대하여 동시에 분할 심판을 하도록 정합니다. 부동산 한 채만 떼어 내 정리하려던 접근이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신 같은 조 제2항은 특정 재산을 1인 또는 수인의 상속인 소유로 하고 상속분·기여분과 그 재산 가액의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도록 명할 수 있게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대상분할입니다. 나아가 민법 제1013조 제2항이 제269조를 준용하므로,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가액이 현저히 감손될 염려가 있으면 경매를 명하는 대금분할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청구 단계에서 그 집에 계속 거주해야 할 상속인이 있는지, 정산금을 마련할 자력이 있는지, 경매로 갔을 때 예상되는 가격 손실이 얼마인지를 계산해 희망 분할 방법을 정하고, 필요하면 절차 진행 중 재산이 처분되지 않도록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의 사전처분을 함께 신청합니다.
결론
등기부에 형제들의 지분이 나뉘어 적혀 있다는 사실은 그 부동산이 민사 공유물분할의 대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갈림길은 오직 하나,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이미 끝났는가입니다. 끝나지 않았다면 아무리 잘 쓴 소장도 본안에 닿지 못하고, 가정법원 상속재산분할심판만이 정해진 길입니다.
이 판별을 소 제기 전에 하느냐 판결문을 받고 나서 하느냐에 따라, 잃는 것은 인지대 몇 푼이 아니라 1년 가까운 시간과 협상의 주도권입니다. 지금 상속 부동산 정리를 앞두고 계시다면, 소장을 쓰기 전에 등기원인과 분할협의의 유무부터 확인하고 어느 법원에 무엇을 청구할지 그 방향을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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