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정우진 씨(가명)는 같은 팀 동료들과 회식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동료 서준영 씨(가명)가 속이 좋지 않다며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정우진 씨를 비롯한 몇몇 동료들이 화장실 앞으로 가서 장난삼아 문을 두드리며 "괜찮아? 안 나오면 우리끼리 계산하고 간다" 같은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동료들도 함께 웃으며 비슷한 말을 보탰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문제는 몇 달 뒤 불거졌습니다. 서준영 씨와 정우진 씨 사이에 업무 평가와 관련한 갈등이 생겼고,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서준영 씨는 그날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화장실 앞 상황을 다시 문제 삼았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화장실 문을 발로 차고 욕설을 하며 자신을 위협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특수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문제였고, 사건은 정식으로 수사가 개시되었습니다.
정우진 씨는 당혹스러웠습니다. 분명 장난 섞인 농담을 주고받은 기억은 있지만, 문을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한 적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데다 그날 술자리 분위기까지 겹쳐 정확히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스스로도 자신 있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정우진 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2. 황윤경 변호사의 조력
특수폭행죄가 성립하려면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폭행 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가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저는 상담 초기부터 이 부분, 즉 신고된 행위를 정우진 씨를 포함한 특정 인물의 행위로 단정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먼저 저는 사건 당일 식당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문제가 된 화장실은 그 식당 전체 손님이 함께 이용하는 공용 공간이었고, 신고된 시간대에는 정우진 씨 일행뿐 아니라 다른 테이블 손님들도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드나든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화장실 문 쪽 소리나 정확한 행위를 특정할 수 있는 각도의 영상은 없었고, 그 시간대에 누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는지를 영상만으로 특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이 시간대별 출입 상황을 표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
또한 저는 그날 함께 있었던 동료들의 진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우진 씨가 문을 발로 찼다거나 욕설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목격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린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어떤 동료는 특정 발언을 다른 사람이 한 것으로 기억했고, 또 다른 동료는 그런 발언 자체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진술 간 불일치를 정리해 제시하면서, 진술만으로는 정우진 씨가 신고된 행위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서준영 씨가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 즉 업무 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먼저 있었고 그 이후에야 몇 달 전 일이 문제로 제기되었다는 시간적 흐름도 함께 짚어, 이 고소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배경을 수사기관이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3. 사건의 해결
경찰은 정우진 씨를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해 특수폭행 등 모든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통지서에는 제출된 혐의 전부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이 명시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신고된 행위 자체가 없었던 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공용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상황과 진술 간의 불일치로 인해 특정 개인의 행위로 단정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했던 사안이었습니다. 정우진 씨는 오랜 시간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형사처벌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4. 이 사건의 핵심 쟁점: 공동 가담 사실의 특정과 진술의 신빙성
특수폭행죄는 단순 폭행죄보다 무겁게 처벌되는 만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공동 가담을 인정할 수는 없고, 각자가 어떤 구체적인 행위를 했는지가 증거로 특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사건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용 공간이었다는 점, 그리고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진술조차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기억에만 의존한 진술은 그 자체로 신빙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영상이나 녹음 자료가 없다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칙이 이번 사례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5. 사적인 갈등이 형사 고소로 번졌다면
직장이나 모임에서의 갈등이 감정적으로 격해지면, 예전 일까지 끄집어내 형사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자료, 즉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의 일관성 여부를 차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불송치] 회식 자리 장난이 특수폭행 고소로 이어진 사례](/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uploads%2Ftitleimage%2Foriginal%2F5c7d3a93d9377f31afa98928-original.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