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3cm 양성이면 정말 6개월 전 흡연일까요
모발 3cm 양성이면 정말 6개월 전 흡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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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3cm 양성이면 정말 6개월 전 흡연일까요 

김강희 변호사


모발 3cm 양성이면 정말 6개월 전 흡연일까요


사건 개요


대마 관련 수사를 받게 되면 수사기관은 예외 없이 모발감정을 의뢰합니다. 결과지에 "모발 3cm 구간에서 양성"이라는 문구가 찍혀 나오면, 수사기관은 곧바로 "최근 6개월 이내에 흡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조서를 작성하고 그 기간 동안의 행적을 캐묻기 시작합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상당수가 바로 이 지점에서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실제로는 그 기간 중 한 번도 흡연한 적이 없거나, 아주 오래전 한 차례뿐이었는데도 6개월이라는 넓은 창이 통째로 자신의 혐의 기간으로 묶여 버렸다는 것입니다.

더 답답한 것은 그 "6개월"이라는 숫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본인도, 심지어 조사받는 자리에서도 명확히 설명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모발이 얼마나 자랐는지, 몇 구간으로 나누어 감정했는지, 그 구간이 실제로 며칠에서 며칠까지의 시간대에 대응하는지는 감정서를 뜯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인데, 수사 단계에서는 결과지의 결론 문구만으로 진술을 압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발 3cm 구간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6개월이라는 특정 기간 전체를 흡연 시점으로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추정입니다. 모발감정은 투약·흡연 사실 자체를 보여주는 유력한 자료이지만, '언제'라는 시점을 좁히는 데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짚어내는가에 따라 사건의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축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모발이 구간별(통상 3cm 단위)로 실제 감정되었는지, 아니면 뭉뚱그려진 하나의 결론만 나왔는지입니다. 둘째, 그 구간이 실제로 몇 개월에 해당하는지—모발 성장속도에는 개인차가 있고, 통상 3cm는 3개월 안팎에 대응하는 것이지 곧바로 6개월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셋째, 양성 반응이 곧 특정 시점의 흡연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외부오염이나 과거의 단발성 흡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지입니다.

대법원도 모발감정 결과만으로 투약·흡연 기간을 폭넓게 추정해 유죄로 판단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태도를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즉, 결과지의 결론 한 줄이 아니라 그 결론이 어떤 근거와 절차를 거쳐 나왔는지를 따지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6개월 추정'의 과학적 근거를 정면으로 캐묻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수사기관이 제시한 "6개월"이라는 숫자가 감정서의 어느 부분에서 도출되었는가입니다. 막연히 결론 문구만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 순서로 감정서 자체를 검증합니다.

1) 구간별 감정 여부와 모발 길이를 확인합니다.

마약류 감정에서 시점을 추정하려면 통상 모발을 뿌리 쪽부터 3cm씩 잘라 구간별로 각각 감정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압수된 모발 길이가 짧아 구간별 감정 자체가 이뤄지지 못한 채, 전체 모발에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넓은 기간을 통째로 흡연 추정 기간으로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서에 구간별 결과가 명시되어 있는지, 몇 개 구간으로 나뉘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구간별 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6개월"이라는 특정 기간 추정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2) 성장속도 환산의 오류를 짚습니다.

모발은 통상 한 달에 0.8~1.3cm 정도 성장하며, 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이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3cm 구간은 대략 3개월 안팎에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인 계산이지, 곧바로 6개월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6개월이라는 폭넓은 구간을 제시했다면, 그 계산이 어떤 성장속도를 전제로 한 것인지, 의뢰인 개인의 모발 성장속도를 실측한 자료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캐묻습니다.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넓게 잡은 추정이라면, 그 부분만으로도 시점 특정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3) 외부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자료를 요구합니다.

모발감정은 채취 전 세척 과정을 거쳐 땀·먼지·간접 접촉으로 인한 외부오염 성분을 제거한 뒤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세척 절차가 실제로 규정대로 이뤄졌는지, 세척 후에도 잔류할 수 있는 외부오염 가능성을 검토했는지는 감정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 기관에 세척 검증 자료와 절차 기록을 요청하여, 검출된 성분이 순수하게 체내 대사를 거친 결과인지, 외부 접촉으로 인한 잔류인지를 다투는 근거로 삼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판례와 행적 자료로 시점 다툼을 구체화하기


감정 자체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지적을 실제 방어 결과로 연결하려면, 판례의 태도와 의뢰인의 구체적 행적을 함께 세워야 합니다.

1) 대법원의 신중 판단 태도를 근거로 삼습니다.

대법원은 모발감정결과만을 토대로 투약·흡연 기간을 추정하여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혀 왔고(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1817 판결), 최근에도 모발 길이가 짧아 구간별 감정이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서 투약 시점을 특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23도8024 판결). 이런 판례는 "결과지에 양성이라 적혀 있으니 유죄"라는 도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이며, 구간별 감정의 부재나 시점 추정 근거의 취약함을 다툴 때 실질적인 지렛대가 됩니다.

2) 행적 자료로 추정 기간을 좁히거나 반박합니다.

수사기관이 넓게 잡은 6개월 전체를 그대로 떠안을 필요는 없습니다. 통신기록, 카드 사용 내역, 위치정보, 출입국 기록 등으로 그 기간 중 흡연 기회가 없었던 구간—예컨대 해외 체류나 입원, 특정 장소에 머문 기록—을 소명하면, 넓은 추정 기간이 실질적으로 좁혀지거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조사 초기부터 챙겨 두어야 합니다.

3) 조사 단계에서 섣부른 진술 동의를 피합니다.

수사기관이 "6개월 이내로 추정된다"고 설명하면, 조사받는 입장에서는 그 틀 안에서 진술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한 번 그 틀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면, 이후 감정의 한계를 다투더라도 진술의 신빙성 문제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추정 기간의 근거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면, 조사 단계에서부터 그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구체적 답변은 감정서와 자료를 검토한 뒤로 미루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론


모발 3cm 구간의 양성 반응은 흡연 사실 자체를 뒷받침하는 자료일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6개월이라는 넓은 기간 전체를 흡연 시점으로 확정 짓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구간별 감정이 이뤄졌는지, 성장속도 환산이 타당한지, 외부오염 가능성은 배제됐는지—이 세 가지를 감정서에서 하나씩 짚어 나가는 것이 방어의 시작입니다.

수사기관이 제시한 추정 기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감정서의 근거와 본인의 행적 자료를 함께 놓고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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