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나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거나 짐작하면서도 조건만남을 제안하는 대화를 나눴지만, 실제 만남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만나지도, 돈을 주지도, 성관계를 하지도 않았으니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만,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실제 성매매 행위와는 별개로, 미성년자를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하는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만남이 성사되지 않아도 성립하는 유인죄가 정확히 어떤 조문에 근거하는지, 어느 시점에 범죄가 완성되는지, 그리고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가 아닌 위장수사관이었던 경우까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조건만남 유인죄란 — 만남이 없어도 완성되는 범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처벌 대상이 '성매매 행위'가 아니라 '유인·권유 행위'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조건만남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대가를 언급하며 만남을 유도하는 대화를 시작한 순간 이미 구성요건이 충족될 수 있고, 그 뒤에 실제로 만났는지, 돈을 건넸는지, 성관계가 있었는지는 이 조항의 성립 여부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조항이 실제 성매매 행위를 처벌하는 제13조 제1항과 나란히 존재하는 이유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적 착취의 위험은 실제 행위가 벌어지기 전, 유인·권유의 단계에서 이미 발생한다고 입법자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응하지 않고 대화를 끊거나 신고를 하더라도, 유인·권유하는 언동을 상대방에게 전달한 이상 범죄는 그 시점에 완성된 것으로 취급됩니다. "말만 했을 뿐이니 괜찮겠지"라는 판단이 실무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13조 제2항이 처벌하는 것은 '성매매 행위'가 아니라 '유인·권유 행위' 그 자체이므로, 실제 만남이나 대가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대화가 상대방에게 전달된 시점에 범죄가 완성될 수 있다.
성매수죄·알선영업행위와 어떻게 다른가
같은 법 안에서도 행위 유형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이 다르게 갈립니다. 실제로 대가를 주고 아동·청소년과 성관계를 한 경우에는 제13조 제1항이 적용되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반면 실행행위가 유인·권유 단계에 그친 경우에는 제13조 제2항이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리됩니다. 두 조항은 별개의 범죄이지 하나의 범죄가 미수와 기수로 나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한편 조건만남을 영업으로 알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아동·청소년을 성매매 상대방으로 소개·중개하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경우에는 제15조(알선영업행위 등)가 적용되어 유인·권유죄보다 훨씬 무거운 형사책임을 지게 됩니다. 즉 같은 '유인·권유'라는 단어가 쓰이더라도, 자신이 직접 상대방이 되기 위해 유인했는지, 업으로 삼아 타인과 아동·청소년을 연결해 주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 자체가 달라집니다.
제13조 제1항 — 실제 대가를 주고 성을 산 행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13조 제2항 — 성을 사기 위해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15조 — 업으로 알선하거나 타인이 상대방이 되도록 유인·권유한 행위. 제13조 제2항보다 무거운 형.
제15조의2 — 성적 대화 자체를 반복·지속적으로 하거나 참여시키는 온라인 그루밍.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화만으로 기수가 성립하는 이유 — 청약이 도달하는 순간
형법 이론상 '유인'이나 '권유'는 상대방에게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유혹하거나 청하는 의사표시입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결과의 발생이 아니라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인 이른바 거동범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제13조 제2항의 유인·권유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건만남을 제안하는 메시지가 채팅창을 통해 상대방에게 도달한 순간 청약의 의사표시가 전달된 것이고, 이 시점에 이미 실행행위는 끝났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이 때문에 "먼저 대화를 걸어온 건 상대방이었다"거나 "구체적인 만남 장소·시간을 정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는 사정은 유인·권유 행위 자체의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가의 액수, 만남 방법, 날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더라도 성을 사겠다는 의사와 그 상대가 되어 달라는 취지가 대화 속에 드러난다면 이미 처벌 대상이 되는 언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만나고 싶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을 사기 위한 목적과 유인·권유의 취지가 대화 내용상 드러나야 한다는 점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 채팅 앱에서 "용돈 챙겨줄 테니 만나자"는 식으로 대가 지급 의사와 만남 의사를 함께 언급한 메시지를 보냈다면, 그 다음에 상대방이 답장을 하지 않고 대화방을 나가버렸더라도 이미 유인·권유의 실행행위는 끝난 뒤입니다. 반대로 단순히 "심심한데 얘기하자"는 대화만 오갔고 대가나 성적 접촉을 시사하는 표현이 전혀 없었다면, 그 대화만으로 제13조 제2항을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쟁점은 대화 안에 '성을 사려는 목적'과 '상대가 되어 달라는 유인·권유의 취지'가 함께 드러나는지 여부입니다.
상대가 실제 미성년자가 아니었다면 — 신분위장수사의 법적 근거
실무에서 조건만남 유인·권유 사건의 상당수는 경찰관이 미성년자인 것처럼 신분을 감추고 채팅에 응하는 방식으로 적발됩니다. 2021년 시행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2부터 제25조의9는 이런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위한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신분을 비공개하고 접근하는 수사는 상급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실제 신분을 위장해 대화를 유도하는 수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급박한 경우에는 허가 없이 개시한 뒤 지체 없이 검사에게 허가를 신청해 48시간 안에 법원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시 중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제기되는 방어 논리가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가 아니라 위장한 경찰관이었으니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유인·권유죄는 상대방이 실제로 그 제안에 응했는지, 상대방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와 무관하게 유인·권유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순간 완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성매매 알선 범죄에서도 알선 행위 자체로 범죄가 완성되어 상대방에게 실제 의사가 없었어도 처벌된다고 보는 것과 같은 논리가, 상대방의 연령을 오인하게 만든 위장수사 상황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흐름입니다. 다만 신분위장수사가 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을 지키지 않고 이루어졌다면, 그 과정에서 수집된 대화 기록의 증거능력 자체가 별도로 다투어질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였는지 여부는 유인·권유죄의 성립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아니다 — 유인·권유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는지가 우선 검토된다.
16세 미만이거나 장애 아동·청소년이면 형이 무거워진다
같은 유인·권유 행위라도 상대방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3항은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라는 사정이 확인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법정형 상한 자체가 늘어나게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대화 상대가 실제 나이를 속이거나, 프로필상 나이와 실제 나이가 다른 경우입니다. 상대방이 성인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그렇게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가 함께 살펴집니다. 반대로 대화 내용 중에 교복, 학교, 학년 등 미성년자임을 시사하는 표현이 있었는데도 대화를 이어갔다면, 최소한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유인·권유했다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연령 오인 주장은 대화 전체의 맥락과 구체적 표현을 근거로 판단되는 사실관계의 문제이지, 단정적으로 방어 논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라는 사정이 확인되면 제13조 제2항의 법정형 상한 자체가 2분의 1까지 올라가므로, 연령 확인 여부는 유·무죄를 넘어 형량을 좌우하는 변수가 된다.
벌금형을 받아도 따라오는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유인·권유죄의 법정형이 징역형보다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다 보니, "벌금만 내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의 종류·경중과 별개로 부수처분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등록대상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제50조는 지역 주민 등에게 이를 고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이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되는 것은 아니어서, 형사처벌 자체보다 이 부수처분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법 제56조는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취업제한 기간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헌법재판소가 이를 위헌으로 판단한 뒤로는 법원이 사건의 경중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취업제한 기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유인·권유죄는 벌금형이라는 결과만 보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 신상정보와 취업 이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른다
조건만남 유인·권유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면 통상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에 대한 압수수색과 대화 내용 포렌식 분석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대화의 전체 맥락, 유인·권유의 취지가 드러나는 표현이 있었는지, 상대방의 연령을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정황이 있었는지가 이 단계에서부터 쟁점이 됩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진술을 서두르기보다는 대화 내용 전체를 스스로 먼저 확인하고, 어떤 부분이 유인·권유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지, 어떤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구분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분위장수사로 개시된 사건이라면 수사기관이 절차 요건(사전 승인·법원 허가 등)을 준수했는지도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증거의 취급 방식과 관련해 별도로 다툴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초범 여부, 실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 반성의 정도 등은 기소 여부나 양형 단계에서 고려되는 요소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대화방을 삭제하거나 앱을 지워도 포렌식으로 복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화 기록을 임의로 지우기보다는 전체 맥락을 그대로 보존한 채 어느 부분이 문제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만나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은 성을 사기 위해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므로, 실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유인·권유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전달됐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안부 인사나 막연한 만남 제안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을 사려는 목적이 대화 내용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Q. 상대방이 알고 보니 위장수사 중인 경찰관이었다면 무죄인가요?
A. 유인·권유죄는 상대방의 실제 신분과 무관하게 유인·권유의 의사표시가 전달된 시점에 성립할 수 있는 구조여서, 상대방이 위장수사관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분위장수사가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증거 취급과 관련해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상대방이 성인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대화 중 교복이나 학년 등 미성년자임을 시사하는 표현이 있었는데도 대화를 이어갔다면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평가될 여지가 있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단정적인 방어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Q. 벌금형으로 끝나면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나요?
A. 벌금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제50조에 따른 부수처분은 형의 종류와 별개로 검토되므로,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이 부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유인죄와 알선영업행위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유인·권유죄(제13조 제2항)는 자신이 직접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의 상대방이 되기 위해 유인·권유한 경우에 적용되고, 알선영업행위(제15조)는 업으로 이를 알선하거나 타인이 상대방이 되도록 유인·권유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후자가 형이 더 무겁습니다.
Q. 피해자나 보호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유인·권유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과 그 경위는 기소 여부나 양형을 정할 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합의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맺음말
조건만남을 제안하는 대화는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심지어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가 아니었어도 유인·권유죄로 처벌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사정이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16세 미만 여부에 따른 가중처벌, 벌금형이어도 따라올 수 있는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까지 고려하면, 이 문제는 벌금 액수만으로 가볍게 판단할 사안이 아닙니다.
수사가 시작된 단계라면 대화 내용의 맥락과 신분위장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함께 살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기소 여부와 양형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정리한 뒤 절차에 맞춰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특히 첫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하는지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스스로 먼저 정리해 두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