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가 바뀌며 잘린 경비원, 부당해고일 수 있습니다
업체가 바뀌며 잘린 경비원, 부당해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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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가 바뀌며 잘린 경비원, 부당해고일 수 있습니다 

윤상현 변호사


들어가며

"용역업체가 바뀌었으니 다음 달부터 나오지 마세요." 아파트 경비원분들이 실제로 이렇게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습니다. 새 업체는 "당신과 근로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고 하고, 이전 업체는 "우리 계약이 끝났으니 우리 일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용역업체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일자리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근거로, 언제까지, 어떻게 다퉈야 하는지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새 업체가 "우리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는데, 맞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면, 새 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끝나고 새 업체가 같은 업무를 위탁받은 경우, 새 업체가 종전 업체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해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적이 없어도, 이 기대권을 근거로 새 업체를 상대로 부당해고를 다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제1항 —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을 하지 못한다.

Q. 저도 기대권을 인정받을 수 있나요?

계약서에 승계 조항이 없어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어느 하나의 서류가 아니라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계약 내용 — 용역계약에 종전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이 있는지

  • 체결 경위 — 업체를 교체한 동기가 무엇인지(비용 절감·계약 만료인지, 특정 인력 교체 목적인지)

  • 기존 관행 — 그 사업장에서 업체가 바뀔 때마다 경비원들이 승계되어 왔는지

  • 업무 내용 — 업체가 바뀌어도 같은 초소에서 같은 경비 업무가 그대로 이어지는지

  • 당사자 인식 — 새 업체와 근로자들이 승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왔는지

실제로 한 아파트에서는 용역계약서에 승계 조항이 없었는데도, 업체가 여러 번 바뀌는 동안 경비원 정원 8명이 늘 전원 승계되어 온 점, 새 업체가 채용공고나 서류심사 없이 기존 경비원 6명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1명만 거절한 점 등을 들어 그 1명에게도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Q. 업체는 제 근무태도가 문제라서 안 뽑았다는데요?

승계를 거절한 '합리적 이유'는 업체가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막연히 "평판이 좋지 않다", "입주민 민원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위 아파트 사례에서도 법원은 업체가 낸 증거만으로는 근무태도나 평판이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부당해고로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근무기간 내내 징계나 경고 없이 일해 온 기록이 있다면, 그 자체가 근로자에게 유리한 반박 자료가 됩니다.

Q. 뭐부터 해야 하나요?

승계를 거절당한 날부터 3개월 안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세요. 이 기한을 넘기면 내용이 아무리 타당해도 각하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피신청인)은 이전 업체가 아니라 승계를 거절한 '새 용역업체'입니다. 신청 전에 다음 자료를 챙겨 두면 기대권과 승계 관행을 입증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 근로계약서·급여내역·교대근무표 — 근무 사실과 기간을 입증하는 기본 자료

  • 이전 업체 교체 당시의 승계 경위 — 함께 승계됐던 동료들의 확인, 과거 계약 관련 자료

  • 근무일지·순찰기록 — 업무가 동일하게 이어져 왔다는 점과 성실한 근무태도의 증거

  • 새 업체·관리사무소와 주고받은 문자·통보 문서 — 거절 시점과 사유를 특정하는 자료

근로기준법 제28조(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꼭 기억하세요

가장 흔한 오해는 "새 업체와 계약서를 쓴 적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승계 관행과 업무의 연속성이 인정되면 고용승계 기대권이 생기고, 합리적 이유 없는 승계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습니다. 관건은 시간입니다. 구제신청 기한은 거절당한 날부터 3개월이고, 승계 관행을 아는 동료들이 흩어지기 전에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 용역업체 교체 과정에서 나만, 또는 일부만 고용승계를 거절당한 경비원·미화원 등 용역 근로자

  • 새 업체가 '근무태도·평판'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해 반박 자료 정리가 필요한 분

  • 구제신청 3개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신청서 작성과 입증 전략을 서둘러 정해야 하는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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