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보육계약 해지, 투자금 반환 의무 판단 기준 | 기업법무 | 로톡
액셀러레이터 보육계약 해지, 투자금 반환 의무 판단 기준
법률가이드
기업법무

액셀러레이터 보육계약 해지, 투자금 반환 의무 판단 기준 

김상훈 변호사

초기 스타트업이 액셀러레이터의 보육 프로그램에 들어가 사무공간과 멘토링을 받으며 함께 투자까지 유치했다가, 서로 기대가 어긋나면서 보육계약이 중도에 깨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액셀러레이터는 "지원한 만큼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고, 창업자는 "이미 지분을 넘겼는데 왜 원금을 물어내야 하느냐"며 맞서곤 합니다. 반대로 창업자가 약속된 보육이 부실하다며 관계를 정리하려는데, 이미 받은 투자금 처리를 두고 발이 묶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다툼이 길어질수록 회사 운영은 물론 후속 투자 유치까지 발목이 잡히기 쉽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보육계약과 투자계약을 갈라 보고, 받은 돈의 성격부터 확정하는 일

액셀러레이터와 맺는 계약은 보통 두 개가 한 몸처럼 묶여 있습니다. 하나는 사무공간·멘토링·네트워킹 같은 지원의 조건을 정하는 보육(액셀러레이팅) 계약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주고 무엇을 받았는지를 정하는 투자계약입니다. 겉으로는 "프로그램에서 나간다"는 하나의 사건처럼 보여도, 법적으로는 이 두 계약을 갈라 놓고 각각 따져야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분쟁은 대개 두 갈래로 터집니다. 하나는 액셀러레이터가 보육계약을 해지하면서 투자금 반환까지 요구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창업자가 지원이 부실하다며 관계를 정리하려는데 이미 받은 투자금 처리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먼저 챙길 조항과 증거가 달라집니다.

핵심 갈림길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그 돈이 지분을 받은 투자인지 갚아야 할 대여인지, 그리고 계약서에 상환·환매·주식매수청구 같은 별도 반환 조항이 있는지입니다. 여기서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없는지가 갈립니다. 임대차에서 임대인이 "수리비를 빼겠다"고 나오듯, 액셀러레이터도 "보육 지원 비용을 정산하자", "약정 위반 위약금이 있다"며 반환액 자체를 다투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창업기획자 투자의 성질, 해지·해제의 원상회복 차이와 자기주식·위약금의 한계

먼저 상대의 법적 지위를 짚어야 합니다. 액셀러레이터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상 창업기획자로서(같은 법 제2조), 같은 법 제24조에 따라 등록하고 초기창업기업(창업 후 3년 이내)의 전문보육과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곳입니다. 이들의 돈은 성격상 '빌려주는 융자'가 아니라 '지분을 받는 투자'가 원칙입니다. 반환 다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지는 투자의 형태부터 갈라 봐야 합니다.

  • 지분투자(보통주·우선주 인수) — 돈을 주고 주식을 받은 것이므로, 투자금은 원칙적으로 '돌려받는 돈'이 아닙니다. 주주가 된 이상 회사가 임의로 원금을 반환하면 오히려 자본충실 원칙에 어긋나 문제가 됩니다.

  • 상환전환우선주(RCPS) — 계약과 정관이 정한 상환조건(대표적으로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있을 것)이 충족돼야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건이 안 되면 반환을 강제하지 못합니다.

  •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 후속 투자나 매각 같은 특정 사건이 생기면 지분으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본질이 지분성이어서 관계가 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곧장 반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 대여(금전소비대차) — 이건 갚아야 할 돈입니다. 계약서에 변제기·이자 약정이 있는지, 문언이 '투자'인지 '대여'인지로 성질이 결정됩니다.

다음으로 흔히 오해하는 대목이 계약을 끝냈을 때의 효과입니다. 여기서 '해지'와 '해제'는 전혀 다릅니다. 보육계약을 해지하면 그 효력은 장래를 향해서만 사라지고 이미 지급된 돈을 되돌리는 원상회복 의무가 당연히 생기지는 않습니다(민법 제550조). 반면 계약이 해제되면 소급해서 없던 일이 되어 서로 받은 것을 돌려주어야 합니다(민법 제548조 제1항). 즉 "보육계약을 해지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금을 곧장 반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 '해제'되었거나 계약서에 별도의 반환·환매 조항이 있어야 비로소 반환이 문제 된다는 뜻입니다.

설령 반환 조항이 있어도 실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가 투자금을 물어내라"는 요구가 나오더라도, 회사가 자기 주식을 되사는 것(자기주식 취득)은 상법 제341조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범위 등 엄격한 요건 안에서만 허용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회사가 아니라 대표이사·대주주 같은 이해관계인 개인을 매수·상환의 주체로 정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에 매수 주체가 누구로 적혀 있는지에 따라 실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위약금 조항도 그대로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위반 시 투자금의 몇 배를 배상한다"는 식의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더 나아가 창업 3년 미만의 초기창업기업에 조기 원금상환이나 이자처럼 정해진 위약금을 강제하는 조항은 벤처투자 표준투자계약서와 정책상 배제되는 방향이므로, 그런 조항이라면 효력 자체를 다퉈 볼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반환 의무가 인정되기 쉬운 국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창업자가 투자유치 당시 밝힌 사실(진술 및 보증)이 거짓이었거나, 투자금을 약정한 용도가 아닌 곳에 쓴 경우에는 반환이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을 서로 합의해지로 끝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특약이나 유보 의사가 없는 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못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그만큼 관계를 정리하는 합의서에 반환·정산·손해배상 처리를 명확히 적어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계약 성질결정부터 내용증명·보전처분·소송까지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반환을 요구받는 창업자든, 반환을 구하는 투자자든 첫 단추는 같습니다.

  • 계약서 성질부터 확정 — 받은 돈이 지분투자인지 대여인지, 상환·환매·주식매수청구·위약 조항이 있는지, 매수 주체가 회사인지 개인인지를 조문 단위로 짚습니다. 이 성질결정이 반환 의무의 유무를 사실상 결정하므로, 감정 다툼보다 계약서 문언 분석이 먼저입니다.

  • 해지 사유와 귀책 정리 — 누가 먼저 무엇을 어겼는지, 액셀러레이터가 약속한 보육 지원을 실제로 이행했는지, 투자금이 약정 용도대로 쓰였는지를 자료로 확보합니다. 계약이 '해지'로 끝났는지 '해제' 사유가 있는지에 따라 원상회복 여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 반환을 요구받는 창업자라면 방어 논리 — 지분투자로 성질결정되면 반환의무가 없다는 점, 위약금은 과다하니 감액되어야 한다는 점,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상환강제 조항은 효력을 다툴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웁니다. 회사가 임의로 원금을 반환하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점도 방어의 근거가 됩니다.

  • 반환을 구하는 투자자라면 청구 근거 — 대여로 볼 정황, 진술 및 보증 위반, 투자금 유용 사실을 증거로 모으고, 계약서상 상환·환매·매수청구 조항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매수 주체가 개인으로 지정돼 있다면 그 개인을 상대로 청구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 내용증명으로 입장과 기산점을 고정한 뒤 지급명령·소송 — 구두 협의만으로는 나중에 다툼이 커집니다. 반환 여부에 대한 입장, 정산 금액,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로 간다는 뜻을 내용증명으로 남기고, 이후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다툼의 여지가 크면 처음부터 소송이 오히려 시간을 아낍니다.

  • 재산 은닉이 우려되면 보전처분부터 — 상대가 자금이나 주식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면 본안소송을 기다리지 말고 가압류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먼저 신청해 재산을 묶어 둡니다. 보전처분은 본안보다 빠르게 결정되지만 법원이 요구하는 담보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계약 성질 판단이 늦어질수록 다툼도 회사도 흔들립니다

투자금 반환 분쟁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좋게 이야기하면 알아서 정리되겠지"라며 계약서 분석을 미루는 것입니다.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없는지는 감정이 아니라 계약의 성질과 조항이 정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 흐름과 지원 이행의 증거는 흐려지고 상대의 재산은 옮겨지기 쉽습니다.

액셀러레이터와의 보육계약 해지와 투자금 반환을 두고 다툼이 생겼다면, 우선 받은 돈의 성격과 계약서 조항부터 점검하시고, 반환 의무의 유무와 보전처분까지 염두에 둔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