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으로 무고당했다면, 역고소로 대응할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강제추행 가해자로 지목되어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는 일은, 겪어 본 사람이 아니면 그 충격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라거나, 서로 호감을 주고받던 사이였다거나, 애초에 손이 닿은 사실조차 없는데도 상대가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목당한 사람은 "나는 그런 적이 없다"는 억울함에 앞서, 당장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막막함부터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무고죄로의 역고소입니다. 상대가 거짓말로 나를 범죄자로 몰았으니, 나 역시 상대를 처벌받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억울한 심정에서 보면 당연한 반응이지만, 실제 사건에서 무고 역고소는 감정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서와 준비를 그르치면, 방어해야 할 본 사건까지 불리해지거나 무리한 맞고소로 비칠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대의 신고가 허위였음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무고죄로 역고소하여 처벌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억울함에서 출발해도 결과는 크게 갈립니다. 그 차이는 "누가 봐도 억울하다"는 심정이 아니라, 강제추행 혐의를 어떤 방식으로 벗어냈는지, 그리고 상대의 신고가 거짓임을 어떤 증거로 세웠는지에서 비롯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무고 역고소에 앞서 강제추행 혐의 자체를 벗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점입니다. 본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상대의 신고는 진실이 되어 무고는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무혐의'와 '무고'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상대가 무고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가 객관적으로 허위라는 사실과 신고자가 그것이 거짓임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허위의 인식)을 함께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무고 입증이 어려운 경우 명예훼손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등 대안적 책임 추궁으로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 단계가 무너지면 뒤 단계는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강제추행 혐의부터 '허위가 드러나는 방식'으로 벗어난다
무고 역고소의 성패는 사실상 본 사건 방어의 질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강제추행 혐의를 벗되, 단순히 "증거가 부족하다"가 아니라 "신고 자체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방향으로 벗어나야 이후 무고의 발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를 구성합니다.
1) 낮아진 강제추행 성립 문턱을 전제로 방어선을 다시 짭니다.
과거에는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13877)로 이 기준을 폐기했습니다. 이제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만 있어도 성립할 수 있어, "상대가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식의 방어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항 여부가 아니라 추행에 해당하는 접촉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 경위와 정황이 어떠했는지를 정면으로 다투는 쪽으로 방어의 축을 옮깁니다.
2)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을 증거로 복원합니다.
지목당한 사람의 기억과 해명만으로는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사건 시각의 CCTV·동선, 당사자 사이의 문자·메신저·통화 내역,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을 확보합니다. 특히 사건 이후에도 상대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우호적으로 연락한 정황이나, 신고에 이르게 된 별도의 동기(금전 요구, 관계 파탄에 대한 보복 등)를 남는 형태로 정리해 둡니다. 이런 자료는 본 사건 방어의 무기이면서, 동시에 뒤에 이어질 무고 입증의 토대가 됩니다.
3) 상대 진술의 변화 지점을 특정해 탄핵합니다.
허위 신고는 대개 진술이 흔들립니다. 최초 신고, 경찰 조사, 검찰 조사로 넘어가며 시간·장소·행위 태양에 관한 진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시점별로 대조해 모순을 드러냅니다. 진술의 핵심 부분이 오락가락한다는 사실은 본 사건에서 무혐의·무죄를 받는 근거일 뿐 아니라, 신고가 처음부터 사실에 기초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무고 역고소를 성립요건에 맞춰 세우고 시점을 관리한다
본 사건에서 벗어났다면, 다음은 무고죄(형법 제156조)를 요건에 맞추어 세우는 일입니다. 무고는 타인을 형사처분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허위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신고가 '허위'임을 적극적으로 증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대법원은 무고죄의 허위사실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신고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곧바로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76도1455 판결). 다시 말해 강제추행이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끝난 것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고,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별도의 증거로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앞 단계에서 확보한 CCTV·대화 내역·정황 증거를 '혐의 방어용'에서 '허위 입증용'으로 재구성합니다.
2) 신고자의 '허위 인식'과 신고의 핵심을 겨냥합니다.
무고는 신고자가 거짓임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까지 요구합니다. 이 인식은 대개 정황으로 드러납니다. 신고 전후의 모순된 행동, 합의금·보복 같은 신고 동기, 번복된 진술이 그것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신고 내용에 다소 과장이 있어도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는 핵심이 허위가 아니라면 무고로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대법원 2018도2614 판결). 따라서 지엽적 과장이 아니라 '추행이 있었다'는 신고의 핵심 그 자체가 허위임을 겨냥해 입증을 집중합니다.
3) 고소 시점을 본 사건 처분과 함께 관리합니다.
실무에서 무고 수사는 원 사건의 결론이 나기 전에는 사실상 진척되기 어렵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이 진행 중인데 성급히 무고를 고소하면, 자칫 감정적 맞고소로 비쳐 본 사건 방어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 사건의 무혐의·무죄 처분이 확정된 뒤 무고 고소를 제기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무고죄에도 공소시효가 적용되므로, 본 사건의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고소 시기를 역산해 관리합니다.
4) 무고 입증이 어려우면 민사·명예훼손으로 방향을 조정합니다.
허위의 적극적 증명이 충분치 않은 사안이라면, 무고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책임을 물을 길을 검토합니다. 형사 무고보다 입증의 문턱과 판단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카드가 현실적으로 관철 가능한지를 사안별로 가려 대응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실익을 지키는 길입니다.
결론
강제추행으로 억울하게 지목당했을 때, 무고 역고소는 분명 유효한 대응 수단입니다. 다만 그것은 "상대가 거짓말을 했다"는 심정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본 사건을 허위가 드러나는 방식으로 방어하고, 그 위에 신고의 허위성과 허위 인식을 증거로 세웠을 때 비로소 열리는 길입니다.
순서가 뒤바뀐 감정적 맞고소는 오히려 방어를 그르칩니다. 무혐의가 곧 무고가 아니라는 점, 허위는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지금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고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르다고 확신하신다면, 무엇을 남기고 어떤 순서로 대응할지 그 방향을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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