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의혹, 변호사가 보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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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훈 변호사

[ 시사 법률 돋보기 ]

홍명보 선임 의혹, 변호사가 보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

사임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다음 페이지입니다

 

이진훈 변호사  |  법무법인 쉴드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  축구협회 고발 사건이 왜 2년 넘게 결론이 안 나는지

✔  법원의 ‘위법’ 판단과 ‘형사처벌’이 왜 다른 문제인지

✔  업무방해죄·배임죄가 실제로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  나 또는 우리 조직이 비슷한 일을 겪는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목차

1. 오늘, 축구협회에 무슨 일이 있었나

2. 팩트체크 — 절차가 잘못된 건 이미 확인됐다

3. 업무방해죄의 벽 — ‘속인 것’인가 ‘억누른 것’인가

4. 배임죄의 벽 — ‘얼마를 손해봤는지’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5. 그래도 끝난 게 아닙니다

6. 고발을 고민 중이거나, 고발을 당하셨다면

 


1. 오늘, 축구협회에 무슨 일이 있었나

오늘(2026년 7월 6일) 아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결국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원래는 월드컵이 끝난 뒤 물러나겠다고 예고했었는데, 그 시점을 앞당긴 겁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보는 반응이 좀 엇갈립니다. 

“법원까지 위법이라고 확인했는데, 정작 처벌은 왜 안 되냐”는 겁니다. 

요즘 관련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에 자주 보이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착각하기 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회장의 사임은 이 사건의 결말이 아닙니다. 

2024년 7월 접수된 고발 사건은 이번 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옮겨져 지금도 진행 중이고, 

지난 2일에는 홍명보 전 감독 본인까지 배임 혐의로 새로 고발됐습니다.

국민 정서가 뜨거운 것도 당연합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무전술 논란에 이어, 애초 선임 절차 자체가 법원에서 “위법하다”는 판단까지 받았으니까요.

그럼 이 사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면 먼저 법원이 정확히 뭘 확인해줬는지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먼저, 헷갈리기 쉬운 두 단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무죄 = 재판까지 가서 법원이 “죄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

불기소(혐의없음) = 재판까지 가지도 못하고, 수사 단계에서 사건이 끝나는 것

이 차이를 알아야 뒤에 나올 이야기가 정확하게 이해되실 겁니다.

 

 


 

2. 팩트체크 - 절차가 잘못된 건 이미 확인됐다

먼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 본인은 2024년 고발 당시엔 피고발인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선임 ‘절차’가 문제였을 뿐, 그가 절차를 주도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에야 “능력에 비해 과도한 연봉을 받았다”는 취지로 배임 혐의가 추가된 것이니, 이 둘을 섞어서 “홍명보가 2년째 수사받는 중”이라고 이해하시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제 절차 문제 자체를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11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등 9개 항목에서 부적정성을 지적하고, 정몽규 회장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축구협회는 이 징계 요구가 부당하다며 취소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지난 4월 23일 협회의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판결문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추천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후보를 추천해, 이사회의 감독 선임 권한이 형해화(形骸化 — 뼈대만 남고 알맹이는 빠져버렸다는 뜻)됐다.”

 

문체부 감사와 법원 판결, 두 국가기관이 이미 확인해준 사실입니다. 

저희가 “협회가 전횡했다”고 단정하는 게 아니라, 감사 결과와 판결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임을 밝혀둡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법원도 위법이라는데, 당연히 처벌되는 거 아닌가?”

바로 이 지점이, 일반적인 상식과 법이 갈라지는 대목입니다.

4월 판결은 “문체부가 이 정도 징계를 요구할 만한 재량권은 있었다”는 행정소송의 판단입니다. 

“범죄가 성립한다”는 형사재판의 판단이 아닙니다. 

징계 사유가 되기 위한 문턱과, 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문턱은 애초에 높이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형사처벌의 문턱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높을까요? 

지금부터 두 가지 혐의를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3. 업무방해죄의 벽 - ‘속인 것’인가 ‘억누른 것’인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잣대로 판단됩니다. 

위계는 쉽게 말해 ‘속임수’, 위력은 쉽게 말해 ‘상대방이 어쩔 수 없게 만드는 힘’입니다.

실제로 지난 2일 고발장에는 강요·협박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는 위계보다는 위력 쪽에 가까운 주장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나눠 살펴봐야 정확합니다.

 

① 위계(속임수)로 본다면 — “누가 속았는가”

대법원은 위계를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알지 못함)를 일으켜,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해 왔습니다. 

핵심은 결국 하나입니다. “누가 속았는가.”

채용비리 사건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대법원은 과거, 필기시험 점수를 몰래 조작해 면접위원들이 “이 사람이 원래 합격권”이라고 착각하게 만든 사안에서 업무방해죄를 인정했습니다. 

점수를 속여 면접위원을 착각에 빠뜨렸으니, 속은 사람이 분명히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한 회사의 상무이사가 면접 점수와 무관하게 자기 마음대로 합격자 순위를 정해 다른 면접위원들에게 제시하고 동의를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파기환송). 

점수표를 이미 제출하고 자리를 뜬 면접위원에게는 새삼 속일 대상이 없었고, 회사 대표 역시 이런 채용 방식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 애초에 “속았다”고 볼 상대방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씁쓸한 역설이 있습니다. 

실무자가 몰래 점수를 조작하면 처벌되지만, 조직의 가장 높은 사람이 대놓고 절차를 주도하면 오히려 “누가 속았는가”를 특정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다만 이 사건은 이임생 전 이사가 애초에 추천 권한이 없었는데도 추천을 했고, 그 결과 이사회의 심사 권한이 “형해화”됐다는 게 법원의 표현입니다. 

이사회가 실제로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으로도 읽을 수 있어, 앞의 사례처럼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바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이사회 중 누구를, 어떻게 속였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해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② 위력(강요·협박)으로 본다면 — “정당한 권한 행사인가, 부당한 압박인가”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힘을 뜻합니다. 

협회장이라는 지위 자체가 곧바로 위력은 아닙니다. 

관건은 정몽규 회장이 협회장으로서 정당한 권한 범위 안에서 의견을 낸 것인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 전력강화위원회를 부당하게 압박한 것인지입니다.

이 지점에서 축구협회 쪽은 “당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불가피한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항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곧바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절차상 위법성이 위력으로까지 평가될 수 있는지는, 앞으로 수사기관이 얼마나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4. 배임죄의 벽 - ‘얼마를 손해봤는지’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홍명보 감독 본인에게 적용된 혐의는 배임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배임)과 제356조(업무상배임)가 근거 조문입니다. 

배임이란 쉽게 말해, 남의 일을 맡은 사람이 그 믿음을 저버려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죄입니다. 

업무상배임은 일반 배임보다 무겁게 처벌되어, 배임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업무상배임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세 개의 허들을 모두 넘어야 합니다.

 

허들 ① 임무 위배 

선임 절차의 규정 위반이 곧바로 “감독으로서 맡은 임무를 저버린 행위”가 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절차의 하자와, 감독이라는 직무 자체를 저버린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허들 ② 재산상 손해 

감독 연봉은 일한 대가로 지급된 돈입니다. 

자격 없는 사람이 아니었던 이상, “정확히 얼마를 손해봤는지” 계산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허들 ③ 고의 + 이익을 취하려는 의사 

대법원은 경영상 판단에 대해 배임 고의를 특히 엄격하게만 인정합니다.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난 2일 고발에서는 “성적이 나빴으니 배임”이라는 논리가 제기됐습니다. 

국민 정서로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법의 언어로 번역하면 이 논리는 성립이 쉽지 않습니다. 

성적 부진 그 자체는 재산상 손해도, 임무 위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계약대로 일하고 정해진 보수를 받은 것을 “손해”로 구성하려면, 애초에 자격이나 능력을 속였다는 등의 별도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협회 쪽에서도 “당시로선 최선의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재산상 손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일은 더 어려워집니다. 

현재 단계에서 배임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신중한 평가입니다.


 

5. 그래도 끝난 게 아닙니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왜 이 사건이 씁쓸하게도 ‘형사처벌까지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지 이해되실 겁니다. 

위계든 위력이든 “누가, 어떻게” 방해했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고, 배임이라면 손해액까지 숫자로 계산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건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한 진단일 뿐입니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거냐”고 느끼실 수 있지만, 그렇게 단정하기엔 이릅니다.

사건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넘어간 것 자체가 수사 의지의 표현입니다. 

금전 거래나 문서, 청탁 정황 등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실관계가 새로 나온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미 살아있는 책임도 있습니다.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는 1심에서 적법하다는 판단을 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협회 내부 징계나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형사 결론과 상관없이 남습니다. 

오늘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도 그런 책임의 한 형태입니다.

 


6. 고발을 고민 중이거나, 고발을 당하셨다면

이번 사건은 축구협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회사, 조합, 학교, 단체 — 어느 조직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의 축소판입니다. 

절차 무시, 인사 전횡, 내 사람 심기는 어디서나 반복됩니다.

고발을 검토 중이시라면, 분노만으로 고발장을 내면 높은 확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습니다. ① 위계라면 정확히 누가 속았는지부터 특정하고, ② 배임이라면 손해액을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하고, ③ 이를 뒷받침할 증거까지 순서대로 갖춰야 수사기관이 실제로 움직입니다.

반대로 고발을 당한 임원이나 경영진이시라면,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행정 대응과 형사 대응은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어느 쪽에 계시든,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사건 초기에 전략부터 함께 세우시길 권합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시다면 문의를 남겨주세요. 

 


30초 요약

✔  정몽규 회장, 오늘(7/6) 사임 — 그러나 형사수사는 이와 별개로 계속 진행 중

✔  감독 선임 절차의 위법성은 법원이 이미 확인 (단, 행정소송 판단이며 형사 유죄 판단은 아님)

✔  업무방해죄는 위계·위력 어느 쪽으로 보든 “누가, 어떻게” 당했는지 특정하는 게 관문

✔  배임죄는 재산상 손해를 구체적 숫자로 계산해야 성립 — “성적 부진”만으로는 부족

✔  법조계에서는 “형사처벌까지는 쉽지 않다”는 신중한 전망이 나오지만, 새 증거가 나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음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홍명보 감독 본인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계약대로 일하고 정해진 보수를 받았다는 점)만으로 배임죄를 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Q2. 법원이 위법이라고 했는데 왜 처벌이 안 되나요?

행정소송은 “징계할 만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고, 형사재판은 “범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했는지”를 판단합니다. 판단 기준의 높이 자체가 다릅니다.

Q3. 무죄와 불기소는 뭐가 다른가요?

무죄는 재판까지 가서 법원이 내리는 결론이고, 불기소는 재판 자체를 하지 않기로 수사 단계에서 정리하는 것입니다.

Q4. 우리 회사 임원을 고발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절차 위반 사실을 나열하는 것보다, 누가 무엇에 속았는지 또는 얼마의 손해가 발생했는지부터 구체적인 숫자와 증거로 정리하는 게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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