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압수되는 순간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의 전개 방향은 대부분 정해집니다. 임의제출 서류에 서명하기 전, 혹은 포렌식 분석이 시작되기 직전, 변호사를 언제 선임하느냐에 따라 방어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압수 전에 개입하면 제출 범위와 절차를 조율할 여지가 남지만, 이미 영장이 집행됐다면 포렌식 단계의 참여권 행사가 관건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임의제출과 영장 압수의 차이, 포렌식 단계에서 변호인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역할, 그리고 별건 자료가 발견됐을 때의 대응까지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카메라등이용촬영 수사, 포렌식이 승패를 가르는 이유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면 목격자 진술이나 물리적 증거보다 휴대전화·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에서 추출되는 포렌식 자료가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촬영물 원본 파일의 존재 여부, 삭제된 파일의 복원 가능성, 클라우드 자동 동기화로 저장된 사본 유무가 유죄·무죄를 가르는 결정적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은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거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기기를 확보한 뒤,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거쳐 이미징(원본과 동일한 사본 생성) 작업을 진행합니다.
문제는 이 포렌식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 피의자 본인이나 변호인이 개입할 수 있는 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몰카 촬영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거나 임의동행을 요구받은 경우, 그 자리에서 임의제출 서류에 서명할지 여부부터 이후 포렌식 분석 과정에 참여권을 행사할지까지 매 단계가 방어전략의 분기점이 됩니다. 변호사를 압수가 이뤄지기 전에 선임할지, 압수 이후 포렌식이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개입할지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달라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 촬영·반포·소지, 처벌은 어떻게 갈리나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제2항은 그렇게 촬영된 촬영물을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더라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반포·판매·임대·제공·전시·상영한 경우를 포함해 역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촬영물을 반포한 경우에는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되고, 촬영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경우에는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상습으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제5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이처럼 촬영·반포·소지가 각각 별도 조항으로 나뉘어 있고, 소지죄까지 처벌 대상이라는 점에서 포렌식으로 파일이 발견되는 것 자체가 형사책임과 직결됩니다.
촬영물을 삭제했더라도 포렌식으로 복원되면 소지·저장 사실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파일의 존재 여부보다 탐색 범위를 다투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임의제출과 영장 압수, 절차가 다르면 방어전략도 다르다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소유자가 스스로 내어주는 임의제출(형사소송법 제218조)이고, 다른 하나는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강제 압수(형사소송법 제215조)입니다. 임의제출은 형식상 동의에 기반하지만, 그렇다고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안의 모든 정보를 무제한으로 뒤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의제출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는 제출자의 의사에 따라 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몰카 촬영 혐의를 이유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다면, 그 혐의와 무관한 사적인 사진·메시지까지 탐색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위장형 카메라가 문제된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도7342 판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임의제출된 기기의 탐색 범위를 제한하는 취지로 다뤄졌습니다.
임의제출은 서명 전 거부 또는 범위 제한을 요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영장에 의한 압수는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압수 대상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을 다툴 근거가 됩니다.
어느 경로로 확보됐든 이후 포렌식 탐색 범위는 처음의 혐의사실과 연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압수 전 — 변호사 선임을 미리 고려해야 하는 신호들
포렌식이 시작되기 전, 즉 아직 휴대전화가 수사기관 손에 넘어가지 않은 단계에서도 변호사 선임을 검토해야 하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경찰의 출석요구서나 참고인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미 내사 또는 수사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이고, 조사 현장에서 임의제출을 요구받는 상황을 대비해야 합니다. 아직 서명하지 않은 임의제출동의서가 눈앞에 있는 순간이야말로 변호사의 조언이 가장 즉각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점입니다.
이 단계에서 변호사는 임의제출에 응할지, 응한다면 어떤 범위로 한정할지, 제출 후 압수목록 교부를 명확히 요구할지를 함께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 동료나 지인을 통해 내사 사실을 미리 알게 된 경우라면, 압수수색영장 집행이 임박했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은닉하기보다(오히려 증거인멸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와 함께 대응 순서를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석요구서·참고인조사 통보를 받은 경우 — 조사 전 상담이 우선입니다.
현장에서 임의제출을 요구받았지만 아직 서명 전인 경우 — 범위 조율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인·회사를 통해 내사 사실을 인지한 경우 — 자료 삭제보다 대응 전략 수립이 먼저입니다.
압수 후 — 포렌식 단계의 참여권이 핵심인 이유
이미 휴대전화가 압수된 뒤라면 초점은 포렌식 단계의 참여권으로 옮겨갑니다. 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원칙적으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출력·복제해야 하고, 저장매체 자체를 반출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되며, 그 과정 전반에서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례가 포렌식 실무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참여권이 왜 중요한지는 실제 포렌식 진행 과정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변호인이 참여하면 이미징 작업의 해시값(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을 증명하는 값)을 확인하고, 탐색 범위가 애초 혐의사실을 벗어나지 않는지 지켜보며, 압수 완료 후 교부되는 압수목록의 내용을 대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9. 18. 선고 2022도7453 전원합의체 판결은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이뤄진 압수수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고, 그 결과 취득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배제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피의자 본인의 참여가 보장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변호인에게도 독립적으로 포렌식 집행 일시·장소를 통지해 참여 기회를 별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통지가 누락됐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 사정에 따라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참여권은 피의자 본인과 변호인에게 각각 독립적으로 보장돼야 하고, 어느 한쪽이 누락되면 그 자체로 위법성을 다툴 근거가 됩니다.
포렌식 중 별건이 발견됐을 때 — 관련성 원칙으로 방어하기
포렌식 탐색 과정에서 처음 혐의와 무관한 파일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몰카 혐의로 임의제출된 휴대전화를 탐색하던 중 전혀 다른 시점·다른 대상에 관한 자료나 사건과 무관한 사적 대화가 함께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른바 별건 자료가 나왔을 때, 그것이 처음 제출·압수의 동기가 된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압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의 관련성 원칙이 바로 이 지점에서 방어 논리의 근거가 됩니다. 별건 자료를 압수하려면 원칙적으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아야 하고, 기존 임의제출이나 영장의 범위를 근거로 곧바로 압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별건 자료가 우연히 확인된 것인지, 애초 탐색 범위 설정이 지나치게 넓었던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포렌식 진행 경과를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기록·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받으면 형량과 별개로 신상정보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록에서 제외되는 것은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와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 위반에 한정됩니다. 제14조(카메라등이용촬영)는 이 제외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초범이고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실무 상담에서 "벌금형이면 전과가 가볍게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등록 여부는 형량의 경중과 별개의 제도이므로 포렌식 단계부터 등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14조 위반은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제외 대상(제12조·제13조 벌금형)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 수위와 별개로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 대응 전략 — 시점별로 무엇을 해야 하나
결국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포렌식 대응은 압수 전과 압수 후로 나눠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압수 전이라면 임의제출 여부와 범위를 조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고, 이미 압수가 끝났다면 포렌식 진행 과정에서의 참여권 행사와 별건 자료에 대한 이의제기가 관건이 됩니다. 어느 시점이든 변호사 개입이 빠를수록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은 같습니다.
임의제출 서명 전 — 제출 여부·범위를 변호사와 먼저 상의합니다.
압수 직후 — 참여권 행사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포렌식 일시·장소 통지를 요청합니다.
포렌식 진행 중 — 탐색 범위가 최초 혐의사실을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압수 완료 후 — 압수목록을 교부받아 압수된 전자정보의 범위를 대조합니다.
별건 자료 발견 시 — 관련성 없는 자료에 대해서는 별도 영장 없는 압수의 위법성을 다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몰카 혐의로 휴대폰을 임의제출하라고 하는데 거부할 수 있나요?
A. 임의제출은 말 그대로 임의적인 것이므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부하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 강제로 압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서명 전에 변호사와 상의해 제출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될 때 변호사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나요?
A. 법적으로 변호인 참여가 의무 요건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은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9. 18. 선고 2022도7453 전원합의체 판결은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압수수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며 증거능력이 배제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Q. 포렌식 과정에서 처음 혐의와 무관한 파일이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의 관련성 원칙에 따라, 애초 제출·압수의 동기가 된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는 전자정보는 원칙적으로 압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별건 자료를 압수하려면 별도의 영장이 필요하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가 정한 벌금형 등록 제외 대상은 제12조·제13조 위반에 한정되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제14조)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벌금형이라도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변호사를 압수 전에 선임하는 것과 압수 후에 선임하는 것, 실제로 차이가 있나요?
A. 예, 차이가 있습니다. 압수 전에 선임하면 임의제출 여부와 범위를 조율할 여지가 남아 있지만, 압수 후라면 포렌식 참여권 행사와 별건 자료 이의제기 등 그 시점에 가능한 방어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느 시점이든 개입이 빠를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Q. 포렌식 진행 통지 없이 분석이 끝났다면 무조건 무죄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은 변호인에게 통지 없이 진행된 참여권 미보장이 원칙적으로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구체적 사정에 따라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증거와 함께 종합적으로 다퉈야 하는 사안입니다.
맺음말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은 결국 휴대전화 안에 남은 디지털 흔적을 둘러싼 싸움입니다. 촬영물의 존재 여부보다, 그 파일이 어떤 절차로 확보됐고 탐색 범위가 처음 혐의사실을 벗어나지 않았는지가 유·무죄와 양형을 가르는 실질적인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의제출과 영장 압수는 절차와 방어 논리가 다르고, 포렌식 단계의 참여권 역시 피의자 본인과 변호인 각각에게 독립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은 최근 판례로도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압수 전이든 후든, 변호사 개입이 늦어질수록 다툴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듭니다. 임의제출 서명 전 짧은 시간에도, 이미 포렌식이 시작된 이후라도 각 시점에 맞는 대응이 있으므로 상황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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