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폭행 가담 정도 — 함께 있었을 뿐인데 공범으로 처벌될까
공동폭행 가담 정도 — 함께 있었을 뿐인데 공범으로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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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폭행 가담 정도 — 함께 있었을 뿐인데 공범으로 처벌될까 

강대현 변호사

술자리나 길거리 시비 끝에 일행 중 한 명이 상대를 때렸는데, 정작 손을 대지 않은 사람까지 경찰서에서 '공동폭행'으로 함께 입건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옆에서 지켜봤을 뿐인데, 말리려 했을 뿐인데, 혹은 휴대전화로 영상만 찍었을 뿐인데 왜 나까지 처벌 대상이 되는지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동폭행은 단순폭행보다 무겁고,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말에 더 불안해집니다. 그렇다면 '같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는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공동폭행의 성립 범위와, 단순히 현장에 있었던 사람과 실제 공범 사이의 경계를 판례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공동폭행은 왜 단순폭행보다 무거운가 —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

폭행죄의 기본 규정은 형법에 있습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명 이상이 함께 폭행에 가담하면 적용 법률 자체가 바뀝니다. 형법이 아니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제2조 제2항이 적용되고, 이때는 형법 각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이 가중의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입니다. 폭행의 법정형 상한이 징역 2년에서 3년으로, 벌금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올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단순폭행(형법 제260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지만, 폭처법이 적용되는 공동폭행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즉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아도 그 자체로 공소가 사라지지는 않고, 합의는 형량을 낮추는 사정으로만 참작됩니다.

만약 폭행을 넘어 상해의 결과까지 발생하면 공동상해(폭처법 제2조 제2항 제3호)로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그래서 '누가 직접 때렸는가'뿐 아니라 '내가 공동으로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가 사건의 처벌 수위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공동폭행이 성립하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반의사불벌죄에서도 제외되어,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2명 이상이 공동하여'의 법적 의미 — 여럿이 있었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공동하여'라는 표현입니다.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거나 같은 편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동폭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55 판결은 폭처법 제2조 제2항 제1호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의 죄를 범한 때'의 의미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 판례에 따르면 공동폭행이 성립하려면 다음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 여러 사람 사이의 공범관계 존재 — 서로 남남이 아니라 함께 폭행한다는 관계로 묶여 있어야 합니다.

  • 동일한 장소·동일한 기회 — 같은 현장에서 같은 시간대에 이뤄진 폭행이어야 합니다.

  • 상호 범행 인식 — 각자가 다른 사람의 폭행 행위를 서로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 범행의 이용 — 다른 사람의 폭행을 이용해 자신의 폭행을 실행하는 관계여야 합니다.

즉 핵심은 '가담'입니다. 단지 한 공간에 있었다는 물리적 근접성이 아니라, 서로의 폭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함께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평가될 만한 실질적 관여가 있어야 공동폭행이 됩니다. 이 기준은 뒤에서 볼 '단순히 있었을 뿐인 사람'과 '공범'을 가르는 잣대가 됩니다.

'공동하여'란 여럿이 같은 장소·기회에서 서로의 폭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함께 실행하는 것을 뜻하며, 단순히 곁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도6355).

지켜보거나 영상만 찍었을 뿐이라면 —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

앞서 본 2023도6355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 쟁점을 정확히 보여 줍니다. 이 사건에서는 일행 중 한 명이 피해자를 직접 폭행했고, 다른 한 명은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며, 또 다른 한 명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검사는 촬영하거나 지켜본 사람들도 공동폭행의 공범이라고 보아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에게 공동폭행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촬영하거나 지켜본 사람들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 즉 폭행의 실행행위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의 폭행을 지켜보거나 촬영했을 뿐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동하여 폭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례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물리적으로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과, 법적으로 폭행에 가담했다는 평가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갑자기 상대를 때리기 시작했을 때 놀라서 지켜보기만 했거나, 상황을 기록하려고 영상을 찍었을 뿐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공동폭행의 실행행위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폭행 장면을 촬영하거나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사람에게는 공동폭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그래도 공범으로 처벌되는 경우 — 공동정범의 성립요건

그렇다고 직접 때리지 않으면 언제나 무죄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손을 대지 않았더라도 폭행의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등은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말리지 않고 내버려 두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공동의 의사로 특정 범죄를 실현하기 위해 서로의 행위를 이용하겠다는 적극적 관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능적 행위지배란 전체 범행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이 결과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직접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어도 다음과 같은 관여가 있으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 망을 보거나 퇴로를 막은 경우 — 폭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피해자를 붙잡아 준 경우 — 직접 때리지 않았어도 폭행의 실행을 결정적으로 도운 가담입니다.

  • 함께 위세를 보여 제압한 경우 — 다수의 위력으로 피해자의 저항을 억눌렀다면 유형력 행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사전에 폭행을 모의하고 동행한 경우 — 역할 분담에 따른 공모가 인정되면 실행 분담이 적어도 공범이 됩니다.

결국 같은 '현장에 있던 사람'이라도,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폭행이라는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낸 역할을 맡았는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예컨대 시비 초기부터 함께 상대에게 다가가 겁을 주고, 일행이 때리는 동안 피해자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았다면,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공동폭행의 공범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직접 안 때렸을 때 — 방조범 성립과 '공모관계 이탈'

공동정범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정범의 폭행을 쉽게 만들어 준 경우에는 방조범(형법 제32조)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방조는 도구를 건네주거나 격려·응원하는 등 정범의 실행을 정신적·물질적으로 돕는 것을 말합니다. 다만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것과 방조범에 그치는 것 사이에는 처벌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가담 정도가 공동정범인가, 방조인가, 아니면 아예 가담이 없는가'가 치열한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처음에는 함께 하기로 했다가 마음을 바꾼 경우라면 '공모관계 이탈'이 문제 됩니다. 다른 공모자가 실행에 착수하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벗어났다면, 그 이후 벌어진 폭행에 대해서는 공동정범의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이탈 의사를 반드시 명시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앞서 본 2008도1274 판결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준 사람은 단순히 빠지겠다는 의사만으로는 부족하고, 범행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자신이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해야만 이탈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폭행을 먼저 제안하고 분위기를 주도한 사람이라면,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정도로는 책임을 벗기 어렵고 실제로 말려서 폭행을 막으려는 행동까지 나아가야 이탈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공모를 주도한 사람은 단순히 빠지겠다는 의사만으로는 이탈이 인정되지 않고, 자신이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합니다(대법원 2008도1274).

공동폭행으로 입건됐을 때 — 가담 정도를 다투는 실무 포인트

공동폭행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내가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가'에 대한 사실관계입니다. 따라서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반대로 미안한 마음에 사실과 다르게 폭넓게 인정해 버리면 실제 가담 정도보다 무겁게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 객관적 자료 확보 — CCTV, 현장 영상, 목격자 진술 등 자신이 실행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 진술의 일관성 — 경찰·검찰 조사에서 역할에 관한 진술이 흔들리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 가담 정도의 구별 주장 — 공동정범인지, 방조에 그치는지, 아예 가담이 없는지를 구체적 사실로 뒷받침해 다툽니다.

  • 상해 여부 확인 — 피해자 상해가 있으면 공동상해로 더 무거워지므로, 상해와 자신의 행위 사이 인과관계도 함께 살핍니다.

  • 피해 회복과 합의 — 공동폭행은 합의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지만, 합의와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중요한 감경 사유가 됩니다.

특히 공동폭행은 여러 사람의 진술이 얽히기 때문에, 다른 가담자의 진술에 따라 내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자신의 관여 정도를 명확히 특정해 두는 것이 이후의 불리한 확대 해석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가 때릴 때 저는 말리기만 했는데도 공동폭행인가요?

A. 진심으로 폭행을 말리려 한 행위는 폭행의 실행에 가담한 것이 아니므로 공동폭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말리는 시늉만 하면서 실제로는 피해자를 제압하는 데 가세했다고 평가되면 공범으로 인정될 수 있어, 당시 행동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폭행 장면을 영상으로 찍기만 했는데 처벌되나요?

A. 대법원 2023도6355 판결은 폭행을 촬영하거나 지켜보기만 한 사람에게는 공동폭행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촬영이 협박·조롱 수단으로 쓰였거나 폭행을 부추긴 정황이 있으면 별도의 범죄나 가담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공동폭행도 없던 일이 되나요?

A. 단순폭행과 달리 공동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처벌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서 형을 낮추는 중요한 사정으로 참작되므로, 합의 노력 자체는 여전히 의미가 큽니다.

Q. 직접 때리지 않고 망만 봤는데 공범인가요?

A. 망을 보거나 퇴로를 막는 행위는 폭행이라는 결과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역할 분담으로 평가되어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어떤 역할도 맡지 않았다면 가담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처음엔 같이 하기로 했다가 빠졌는데도 책임을 지나요?

A. 다른 사람이 폭행에 착수하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했다면 이후 행위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폭행을 주도한 사람이라면 단순히 빠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범행을 막으려는 적극적 노력까지 있어야 이탈이 인정됩니다(대법원 2008도1274).

Q. 공동폭행은 초범이면 어떻게 처리되나요?

A. 초범이고 가담 정도가 경미하며 피해가 회복됐다면 기소유예나 벌금 등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담 정도와 상해 여부, 합의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사건 초기부터 자신의 관여 범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공동폭행은 '누가 때렸는가'만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가담했는가'를 따지는 범죄입니다. 단순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니며, 대법원도 폭행을 지켜보거나 촬영하기만 한 사람에게는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반대로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망을 보거나 피해자를 붙잡는 등 결과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역할을 맡았다면 공동정범으로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자신의 실제 가담 정도를 사실관계와 객관적 자료로 정확히 밝히는 데 있습니다. 공동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만큼, 초기 진술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리 안내이며, 구체적 사건의 결론은 증거와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비 끝에 공동폭행으로 함께 입건되어 억울함을 느끼신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가담 정도를 어떻게 다툴지 사건 초기에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유사한 사안을 상담해 온 경험에 비추어, 사실관계 정리가 빠를수록 대응의 폭이 넓어집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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