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그루밍 처벌 —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만 해도 성립할까
온라인 그루밍 처벌 —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만 해도 성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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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그루밍 처벌 —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만 해도 성립할까 

강대현 변호사

메신저나 게임 채팅에서 미성년자와 나눈 대화가 문제 되어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 당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나지도, 몸에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대화만으로 처벌이 되느냐'는 것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대화나 유인은 만남이나 성적 접촉이 전혀 없어도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이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상대의 나이에 따라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사가 시작됐을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온라인 그루밍이란 무엇이고, 왜 '대화'만으로 처벌될까

온라인 그루밍은 성인이 메신저나 게임 채팅, SNS 등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친밀감과 신뢰를 쌓은 뒤 이를 성적으로 착취하려는 일련의 '길들이기' 과정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이 실제 만남이나 신체 접촉 이전, 즉 순수한 대화와 설득의 단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과거 법제에서는 성적 행위나 성착취물 제작 같은 결과가 발생해야 처벌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 직전 단계인 대화·유인 행위는 처벌 공백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설된 조항이 바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이며, 2021년 9월 24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입법 취지는 분명합니다.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 대화 단계에서 개입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가해자가 만나자고 하거나 사진을 요구하기 전이라도, 성적인 대화를 반복하며 아이를 심리적으로 길들이는 단계에 이미 처벌의 그물이 드리워져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처벌 조문과 형량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아청법 제15조의2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벌금형 선택이 가능한 만큼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무겁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화·유인' 단계만을 놓고 본 형량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사진·영상 요구나 실제 만남 시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순간 성착취물 관련 범죄나 강제추행 등 훨씬 무거운 죄명이 함께 문제 됩니다. 또한 벌금형으로 끝나더라도 성범죄 유죄가 확정되면 뒤에서 설명할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이 따라온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대화나 유인은 실제 만남이나 성적 접촉이 전혀 없어도, 그 대화·유인 행위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어떤 행위가 처벌되나 — 성립의 두 축

제15조의2가 규정하는 처벌 대상 행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두 유형 모두 공통적으로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다는 주관적 요건을 전제로 합니다. 즉 성적 의도 없이 나눈 일상 대화나 단순한 농담은 이 조문의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다만 정황에 따라 다른 죄가 문제 될 수는 있습니다).

  • 대화형 —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아동·청소년을 참여시키는 행위입니다.

  • 유인·권유형 — 성교행위 등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입니다.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 공통 전제인 '성적 착취 목적' — 대화의 내용, 맥락, 지속 정도, 요구 사항 등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목적의 유무가 판단됩니다.

따라서 수사와 재판에서는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가'만큼이나 '그 대화가 성적 착취를 향한 것이었는가'라는 목적의 존부가 핵심 다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 '단 한 번'의 대화도 성립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몇 번이나 대화해야 처벌되는가'입니다. 이 부분은 상대방의 나이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제15조의2 제1항은 아동·청소년(19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대화형' 행위의 경우 그 대화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어야 성립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제2항은 상대가 16세 미만인 경우 이 지속·반복성 요건을 두지 않아, 단 한 번의 성적 대화나 대화 참여시키기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도록 보호를 강화했습니다. 판단 능력이 더 미성숙한 저연령 아동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성적 행위를 하도록 하는 유인·권유형은 나이와 무관하게 애초에 지속·반복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즉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말은 한 번만 하더라도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19세 미만 대상 대화형 — 지속적 또는 반복적 대화여야 성립

  • 16세 미만 대상 대화형 — 지속·반복성 요건 없이 1회 대화로도 성립 가능

  • 성적 행위 유인·권유형 — 나이·횟수와 무관하게 1회로도 성립 가능

만나지 않아도, 상대가 경찰이어도 — 위장수사 특례

앞서 강조했듯 이 죄는 실제 만남이나 성적 행위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대화나 유인 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할 수 있고, '언젠가 만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해명만으로 책임을 벗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위장수사 특례입니다. 2021년 개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가 도입되었습니다. 전자는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해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내부 승인을 요건으로 하고, 후자는 위장한 신분으로 대화·거래 등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채팅에서 미성년자라고 밝힌 상대가 실제로는 잠입 수사 중인 경찰관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서 처벌 여부와 범위는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한 뒤 법률적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함께 문제되는 죄와 유죄 시 따라오는 부수처분

온라인 그루밍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른 성범죄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영상을 요구해 받았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소지(아청법 제11조), 성적 메시지·음성·영상을 전송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 실제로 만났다면 강제추행이나 의제강간 등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 외에 여러 부수처분이 따릅니다. 아래 항목들은 벌금형이라도 부과될 수 있어, 형량 자체보다 이런 부수효과가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 성범죄자로 신상정보가 등록되고,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취업제한 —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이수명령·수강명령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가 함께 명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유형이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특례가 적용되어 상당 기간이 지난 뒤에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습니다.

수사가 시작됐다면 —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이 사건에서는 대화 기록 자체가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지우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시도는 권하지 않습니다. 통신 기록은 상대방 단말이나 서버를 통해 복구·확보될 수 있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은 양형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툼의 초점은 대체로 세 가지로 모입니다. 첫째 대화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었는지, 둘째 대화의 성격이 실제로 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는지, 셋째 상대가 아동·청소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연령 인식, 즉 고의)입니다. 이 세 지점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초기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정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답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한 뒤 조사에 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만나거나 신체 접촉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네.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대화나 유인·권유 그 자체가 처벌 대상이므로, 실제 만남이나 성적 접촉이 전혀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 단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Q. 상대가 성인인 척했거나 나이를 속였다면요?

A. 연령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프로필 정보나 대화 정황상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 정황을 근거로 다툴 부분입니다.

Q. 딱 한 번 대화했을 뿐인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지속·반복성 요건이 없어 한 번의 대화나 대화 참여시키기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상대의 '대화형'은 지속적·반복적이어야 하지만,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한 경우에는 나이나 횟수와 무관하게 1회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채팅 상대가 알고 보니 경찰이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는 위장수사 특례가 있어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안의 처벌 여부와 범위는 대화 내용과 경위 등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법률적으로 검토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Q. 대화 기록을 지우면 문제를 피할 수 있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통신 기록은 상대 단말이나 서버를 통해 복구·확보될 수 있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임의로 대응하기보다 전문가의 조언을 먼저 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유죄가 되면 어떤 불이익이 따르나요?

A. 벌금형이라도 성범죄로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이수명령 등 부수처분이 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고 형량 자체 못지않게 이런 부수효과까지 함께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온라인 그루밍은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느끼기 쉬운 대화 단계부터 처벌한다는 점에서, 당사자 스스로 심각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유형입니다. 그러나 법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대화나 유인 자체를 이미 범죄로 보고 있고,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단 한 번의 대화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사건의 방향은 결국 성적 착취 목적의 유무, 대화의 성격, 상대 연령에 대한 인식이라는 세 가지 지점에서 갈립니다.

수사가 시작되면 대화 기록이 그대로 증거가 되는 만큼, 초기 진술과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혐의가 무겁게 다뤄지는 유형인 만큼,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이른 단계에서 형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정리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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