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3자 사기 — 내 계좌로 돈 받았는데 사기 공범일까
중고거래 3자 사기 — 내 계좌로 돈 받았는데 사기 공범일까
법률가이드
사기/공갈

중고거래 3자 사기 — 내 계좌로 돈 받았는데 사기 공범일까 

강대현 변호사

중고거래로 물건을 팔았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서에서 "당신 계좌로 사기 피해금이 입금됐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정상적으로 거래하고 돈을 받았는데 왜 갑자기 사기 공범으로 지목되는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3자 사기(삼각사기)'는 사기꾼이 나와 또 다른 피해자를 사이에 끼워 넣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의 계좌를 피해금이 지나가는 통로로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 글에서는 내 계좌로 사기 피해금이 들어왔을 때 정말 사기죄 공범이 되는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받은 돈의 반환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이런 연락을 받았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중고거래 3자 사기란 — 내 계좌가 피해금 통로가 되는 구조

'3자 사기'는 사기꾼(A)이 나(B)와 또 다른 피해자(C)를 각각 상대하면서, 두 거래를 교묘하게 겹쳐 놓는 방식입니다. 전형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노트북을 판다고 올리면, 사기꾼 A가 사겠다고 접근해 계좌번호를 물어봅니다. 동시에 A는 다른 곳에서 같은 노트북을 파는 척하며 진짜 구매자 C를 유인하고, C에게는 "판매자 계좌"라며 내 계좌번호를 알려줍니다.

그 결과 C가 내 계좌로 돈을 보내고, 나는 A에게서 정상적으로 대금을 받은 줄 알고 노트북을 A에게 보냅니다. 물건은 A가 챙기고, C는 돈만 잃고 물건을 받지 못합니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사기 피해금을 받은 계좌의 명의인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 처음 드러나는 사람은 사라진 A가 아니라 피해금이 실제로 입금된 계좌의 주인, 즉 나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연락을 받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구조에서 나는 가해자일 수도 있고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통장을 빌려주거나 범행을 짐작하면서 가담했다면 공범이 되지만, 순수하게 내 물건을 팔려다 이용당한 것이라면 오히려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결국 형사책임의 방향은 "내가 이 돈이 사기 피해금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가"라는 한 가지 물음에서 갈립니다.

3자 사기에서 내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곧 유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내가 그 거래의 실체를 인식했는지 여부입니다.

사기죄 공범이 되는가 — 갈리는 기준은 '미필적 고의'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하며(형법 제347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도움만 준 경우에는 방조범, 공동의 의사로 함께한 경우에는 공동정범이 문제 됩니다. 그런데 사기죄든 그 방조든 모두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고, 이 고의가 없으면 아무리 결과적으로 피해금이 내 계좌를 거쳐 갔더라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의는 "반드시 이건 사기다"라고 확신하는 수준까지 요구되지 않습니다. 판례는 사기범이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을 취득하게 할 의사가 반드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즉 "이 돈이 정상적인 거래 대금이 아니라 누군가를 속여 받은 돈일 수도 있겠다"고 짐작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받았다면,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통장 명의를 제공했거나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죄나 사기방조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그 계좌가 범행에 이용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면 무죄라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실제로 순수하게 자기 물건을 팔려다 계좌를 이용당한 사람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기방조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결국 유·무죄는 "알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고의를 판단하나 — 구체적 판단 요소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는 마음속 생각이라 직접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여러 정황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합니다. 판례도 범인과 제3자, 피해자 사이의 관계, 편취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당시의 거래 관행 등을 두루 살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무겁게 보는 정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거래의 정상성 — 실제로 내가 팔 물건이 있었고, 시세대로 값을 받아 물건을 건넸는지. 정상 거래의 외형이 뚜렷할수록 고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 대가의 존재 — 통장을 빌려주고 수수료나 대가를 받았는지. 아무 이유 없이 남의 돈이 오가도록 계좌를 내준 정황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 거래 상대와의 관계 — 상대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면서 계좌만 오갔는지, 대면·통화 등 정상적 소통이 있었는지.

  • 비정상적 자금 흐름 — 물건값과 무관한 큰 금액이 들어오거나, 곧바로 현금 인출·재이체를 요구받는 등 상식적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 과거 경험·경고 — 이전에 유사한 문제를 겪었거나, 은행·플랫폼으로부터 사기 계좌 경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예를 들어 SNS에서 "통장만 잠깐 빌려주면 수당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계좌를 넘긴 경우와, 중고 거래 앱에서 실제 물건을 정상 가격에 팔고 물건을 발송한 경우는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의 경우는 자금 세탁이나 범죄 이용을 짐작할 만한 정황이 뚜렷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기 쉽지만, 뒤의 경우는 정상 거래의 외형이 강해 고의를 부정할 여지가 큽니다. 그래서 초기 진술에서 거래 경위와 정상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소명하느냐가 결정적입니다.

통장을 '빌려줬다면' —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별도의 벽

사기죄 고의가 부정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계좌 자체를 남에게 넘기거나 빌려준 사정이 있으면, 사기와 별개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법은 통장·현금카드·체크카드·비밀번호·인증수단 등 이른바 '접근매체'를 함부로 넘기거나 빌려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 또는 대가를 받거나 받기로 하고 대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여기서 '양도'는 대법원이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좁게 보고 있어(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도6965 판결), 잠깐 빌려준 것과는 구별됩니다. 다만 대여의 경우에도 대가를 받거나 받기로 했다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정리하면, 실제로 내 물건을 팔고 그 대금을 받기 위해 내 계좌번호를 알려준 것이라면 접근매체를 '넘긴' 것이 아니므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부업이다", "잠깐만 쓰겠다"는 말에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를 실제로 건넸다면 사기 무죄와 무관하게 이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포통장으로 활용된 사안에서는 초범이라도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실형까지 선고되는 경우가 있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하나 — 부당이득반환과 횡령죄의 함정

형사책임과 별개로, 내 계좌에 들어온 사기 피해금은 원칙적으로 진짜 피해자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나와 송금한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 관계가 없으므로, 피해자는 계좌명의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기꾼에게 이미 물건을 넘겼다는 사정은 사기꾼과 나 사이의 문제일 뿐, 돈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반환 의무를 면하게 해 주지는 않습니다.

더 주의할 것은 형사상 횡령죄입니다. 대법원은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계좌로 사기 피해자가 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그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게 되고, 이를 영득할 의사로 임의로 인출해 써 버리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즉 사기 가담 사실이 없어 사기죄로는 무죄라도, 계좌에 들어온 돈을 마음대로 빼서 쓰면 별도의 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내 계좌로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들어왔다면, 절대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옮기지 말아야 합니다. 정상 거래 대금인 줄 알고 사용했더라도 나중에 사기 피해금으로 밝혀지면 반환 문제와 횡령 시비에 함께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을 그대로 둔 채 은행과 수사기관에 사정을 알리고, 지급정지·반환 절차를 밟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출처가 의심스러운 입금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임의로 인출하는 순간, 사기 무죄와 별개로 횡령죄라는 새로운 위험이 열립니다.

이런 연락을 받았다면 — 대응 순서

어느 날 갑자기 계좌가 지급정지되거나 경찰에서 출석을 요구받으면 머릿속이 하얘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당황해서 임의로 대응하기보다, 정상 거래였다는 사실을 차분히 기록하고 소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아래 순서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입금된 돈에 손대지 않는다 — 인출·이체·현금화 요구에 절대 응하지 말고 계좌를 그대로 둡니다. 이것만 지켜도 횡령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 거래 증거를 모은다 — 판매글, 상대와의 채팅·통화 기록, 물건 발송 송장, 계좌 내역 등 정상 거래를 입증할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사기꾼과의 대화를 보존한다 — 나 역시 속았다면, 나를 속인 상대와 주고받은 내용이 결정적인 무죄 자료가 됩니다.

  • 진술 전 방향을 정한다 — 조사에서 거래 경위와 인식 상태를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진술이 이후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조사에 앞서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 피해자 대응을 병행한다 —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반환·합의 여부와 방법을 형사 절차와 함께 고려합니다.

특히 계좌가 이미 대포통장으로 등록되면 향후 금융거래에 장기간 제약이 따를 수 있으므로,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에 대한 이의와 해제 절차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내가 진짜 피해자라면 그 사실을 초기에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공범으로 오인받는 상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 계좌로 사기 피해금이 들어오면 무조건 처벌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사기죄나 사기방조는 그 계좌가 범행에 이용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순수하게 자기 물건을 정상 거래하다 이용당한 것이라면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 거래였다는 점을 스스로 소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통장을 잠깐 빌려준 것뿐인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됩니다. 사기 가담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대가를 받거나 받기로 하고 통장·카드 등 접근매체를 빌려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계좌를 아예 넘긴 경우에는 대가가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사기꾼에게 물건을 보냈는데도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돈을 보낸 피해자와 나 사이에는 계약 관계가 없어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생깁니다. 사기꾼에게 물건을 준 것은 나와 사기꾼 사이의 문제일 뿐이며, 피해자에 대한 반환 책임과는 별개입니다.

Q. 들어온 돈을 이미 써 버렸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계좌명의인이 사기 피해금을 영득할 의사로 임의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2017도17494 전원합의체). 사기죄로는 무죄라도 별도의 횡령죄가 문제 될 수 있으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입금은 손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나도 사기를 당한 피해자인데 왜 내가 조사를 받나요?

A. 피해금이 실제로 입금된 계좌의 주인이 가장 먼저 특정되기 때문입니다. 사기꾼은 잠적한 경우가 많아, 수사 초기에는 계좌명의인이 조사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이때 나도 속은 피해자라는 사정과 정상 거래 경위를 초기에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조사받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판매글, 채팅·통화 내역, 물건 발송 송장, 계좌 거래 내역 등 정상 거래와 나의 인식 상태를 보여 줄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 진술이 이후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거래 경위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중고거래 3자 사기에서 내 계좌로 피해금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와 그 방조는 고의를 요구하고, 순수하게 정상 거래를 하다 이용당한 것이라면 고의가 부정되어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장을 넘기거나 빌려준 사정이 있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별도의 벽이 있고, 들어온 돈을 임의로 써 버리면 횡령죄까지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출처가 의심스러운 입금에는 손대지 말 것. 둘째, 내가 정상적으로 거래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초기에 확보하고 일관되게 소명할 것입니다. 초기 대응의 방향이 사건의 결론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조사 전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중고거래 3자 사기나 계좌 관련 형사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사실관계를 정리해 이르게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