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이나 메신저에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적 영상을 건네받았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에서 ‘제작’ 혐의로 조사받게 됐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직접 든 적도, 아이를 만난 적도 없는데 왜 소지가 아니라 제작이냐는 것이 가장 큰 억울함입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건에서 ‘제작’은 반드시 본인이 촬영기를 조작한 경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받기만 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소지에 그치고, 어떤 경우에 형량이 훨씬 무거운 제작으로 넘어가는지, 법원이 그 경계를 어떻게 나누는지를 판례를 근거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아동·청소년성착취물과 ‘제작죄’는 어디에 있나
먼저 무엇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 등을 하는 내용을, 영상·화상 등의 형태로 담은 것을 성착취물로 정의합니다. 실존 아동뿐 아니라 아동으로 명백히 인식되는 표현물까지 포함된다는 점, 그리고 ‘명백하게’라는 요건 때문에 단순히 어려 보인다는 이유만으로는 곧바로 성착취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성착취물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따라 죄명과 형량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11조는 행위 유형별로 처벌 수위를 촘촘히 나누어 두고 있는데, 같은 파일 하나를 두고도 ‘내가 만들었나’, ‘퍼뜨렸나’, ‘가지고만 있었나’에 따라 적용 조항이 갈립니다. 그래서 사건의 실체가 어느 항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제11조 제1항(제작·수입·수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가장 무거운 유형입니다.
제11조 제2항(영리 목적 판매·배포·제공 등):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11조 제3항(배포·제공, 공연전시·상영):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11조 제5항(구입·소지·시청):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받기만’ 한 행위가 원칙적으로 놓이는 자리입니다.
같은 영상 한 개라도 제작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소지면 1년 이상 — 어느 조항이 적용되느냐가 사건의 무게를 결정합니다.
‘제작’과 ‘소지’는 형량 차이가 결정적이다
제작죄인 제11조 제1항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하한이 5년이라는 것은,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통상 실형을 피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는 뜻입니다. 반면 받기만 한 행위, 즉 이미 만들어진 파일을 구입하거나 자기 기기에 저장해 가지고 있는 행위는 제11조 제5항의 구입·소지·시청죄로,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두 죄는 하한부터 5배 차이가 나고, 실무상 양형에서도 집행유예 가능성 자체가 다릅니다.
따라서 ‘직접 촬영하지 않고 받기만 했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는 제작이 아니라 소지·구입 쪽을 가리키는 중요한 방어 논거가 됩니다. 예컨대 이미 다른 사람이 만들어 유통하던 영상을 대가를 주고 내려받아 보관했다면, 이는 전형적인 구입·소지에 해당할 뿐 제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받았다’는 외형이 같아 보여도, 그 파일이 만들어지기까지 본인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린다는 데 있습니다.
즉 ‘받기만 했다’는 말은 두 가지 전혀 다른 상황을 덮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남이 이미 완성해 둔 물건을 수동적으로 받은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아이에게 시켜서 찍게 한 뒤 그 결과물을 전송받은 경우입니다. 앞은 소지, 뒤는 제작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스스로 “나는 찍지도 않았는데”라고 항변하는 것이 오히려 제작의 정황을 자백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받기만 해도 ‘제작’이 되는 결정적 예외 — 기획·지시
대법원은 직접 촬영기를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성착취물 제작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은, 피고인이 메신저로 지시해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성착취물을 촬영하게 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영상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촬영을 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에서 특히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었거나, 개인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경우에도 제작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찍어서 보내줬다”, “남에게 유포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항변은 제작죄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둘째, 제작의 기수 시기는 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입니다. 즉 파일이 만들어져 저장된 순간 이미 제작은 완성된 것으로 보므로, 뒤늦게 삭제했더라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런 경우들이 제작으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채팅으로 아이에게 특정 자세나 행위를 요구하며 “이렇게 찍어서 보내라”고 유도한 경우, 촬영 각도·내용을 지정해 준 경우, 대가나 협박을 수단으로 촬영을 하게 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결과물을 전송‘받기만’ 한 외형이라도, 그 영상이 존재하게 된 원인이 본인의 기획과 지시에 있으므로 제작죄의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아니라 ‘그 영상을 만들도록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이 제작자입니다 — 동의가 있었는지, 유포 의도가 없었는지는 성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소지’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 다운로드·스트리밍·링크
반대로, 능동적 기획 없이 이미 존재하는 성착취물에 접근한 경우라면 문제는 ‘소지’의 성립 여부로 좁혀집니다. 여기서도 최근 판례가 경계를 그어 두었습니다.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도5757 판결은, 소지란 성착취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배하지 않는 서버 등에 저장된 성착취물에 접근하였더라도, 다운로드하는 등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법리를 실제 상황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이 갈립니다. 다만 소지가 아니라는 것이 곧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화면을 열어 재생했다면 별도로 ‘시청’죄(제11조 제5항)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행위를 어디까지 했는지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려받아 기기·클라우드에 저장: 지배 가능한 상태이므로 전형적인 소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으로 보기만 하고 저장은 안 함: 소지로 보기는 어렵지만,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봤다면 별도의 ‘시청’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채널·대화방에 참여만 유지: 그 상태만으로는 소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성착취물이 저장된 다른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대화방에 게시: 이는 오히려 ‘배포’로 평가될 수 있어 소지보다 무겁습니다(제11조 제3항).
정리하면, 받은 뒤 어떻게 다루었느냐가 죄명을 다시 한 번 가릅니다. 저장했으면 소지, 열어봤으면 시청, 남에게 넘기거나 링크를 뿌렸으면 배포로 무거워집니다. “받기만 했다”는 한마디로 뭉뚱그릴 문제가 아니라, 각 행위를 분해해 어느 조항에 닿는지를 따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사에서 제작이냐 소지냐를 가르는 실제 판단 기준
법원과 수사기관은 ‘받았다’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파일이 생겨난 경위와 본인의 관여 정도를 폭넓게 봅니다. 특히 메신저 대화 내용이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 촬영을 요구·유도·지시한 정황이 대화에 남아 있다면 제작 쪽으로, 이미 만들어진 파일을 단순히 건네받거나 대가를 지급하고 받은 정황만 있다면 소지·구입 쪽으로 무게가 실립니다.
예를 들어 “다음엔 이런 장면으로 찍어서 보내”라는 식으로 다음 촬영을 주문한 기록이 있다면, 설령 매번 파일을 ‘받기만’ 했더라도 반복적 기획·지시로 평가되어 제작의 정범 또는 공동정범 책임을 질 위험이 큽니다. 반대로 불특정 다수가 유통하던 영상을 우연히 받아 저장했을 뿐 아이와의 어떤 소통도 없었다면, 제작으로 보기는 어렵고 소지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결국 이 사건들의 방어는 “내가 카메라를 안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나의 기획·지시·요구가 개입했는지를 다투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사실관계를 오해한 채 진술하면, 소지에 그칠 사건이 제작으로 확대되거나 그 반대의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았을 때 실무 대응 — 초기 진술과 포렌식
이런 사건은 대부분 휴대전화·PC에 대한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으로 이어집니다. 임의제출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은데, 제출 범위와 탐색 대상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한정되는지, 관련성 없는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열람되는지는 증거능력 다툼의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일단 제출·탐색이 이루어지면 사후에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진술에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억울함에 “나는 찍지도 않았다”고만 반복하면, 오히려 ‘그럼 누가 어떻게 찍었나’라는 질문 속에서 기획·지시 정황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면 신빙성을 잃어 양형에서 불리해집니다. 자신의 행위가 제작·배포·소지·시청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법리에 맞게 정리한 뒤,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구분해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전송 기록의 맥락 확보: 촬영을 지시·요구한 정황이 있는지, 단순 수령인지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행위의 정확한 특정: 저장했는지, 열람만 했는지, 재전송·링크 공유가 있었는지를 구분합니다.
피해 회복·재발방지 노력: 소지·시청형 사건에서는 삭제 조치, 상담·치료 이수 등이 양형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뒤따르는 부수처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형벌 외에 여러 부수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명령,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등이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처분은 형의 집행이 끝난 뒤에도 상당 기간 생활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수처분의 대상·기간·요건은 법 개정이 잦은 영역이므로, 자신의 사건에 어떤 처분이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는지는 판결 시점의 현행 규정을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제작·배포처럼 무거운 유형과 소지·시청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유형은 부수처분의 강도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죄명 자체를 다투는 것이 부수처분 부담을 줄이는 길과도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스스로 찍어서 보내준 영상인데도 제가 제작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영상 제작을 기획하고 촬영을 하게 하거나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제작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아이의 동의가 있었거나 개인 소지 목적이었다는 사정도 제작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다만 아무런 지시·유도 없이 이미 촬영된 것을 받기만 했다면 제작이 아니라 소지 문제로 접근하게 됩니다.
Q. 그냥 받아서 저장만 했는데 제작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다투나요?
A. 핵심은 그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본인의 기획·지시·요구가 있었는지입니다. 대화 기록 등에서 촬영을 주문하거나 유도한 정황이 없고 단순히 완성된 파일을 받아 저장한 것이라면, 제작이 아니라 제11조 제5항의 소지에 해당한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행위의 성격을 법리에 맞게 특정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Q. 다운로드는 안 하고 스트리밍으로 보기만 했는데 소지죄인가요?
A. 판례에 따르면 소지는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하므로, 저장하지 않고 접근·재생만 한 경우 소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시청한 것 자체가 별도의 시청죄(제11조 제5항)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소지가 아니라는 점과 시청 여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합니다.
Q. 텔레그램 채널에 참여만 하고 있었는데 소지로 처벌되나요?
A. 채널·대화방에 참여 상태를 유지한 것만으로는 성착취물을 지배 가능한 상태에 두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다만 그 안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저장했거나, 링크를 다시 게시·전달했다면 소지 또는 배포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 행위별로 판단해야 합니다.
Q. 파일을 이미 삭제했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삭제 사실만으로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제작은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보고, 소지도 지배관계가 있었던 기간이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발적 삭제와 재발방지 노력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으므로, 성립을 다투는 것과는 별개로 정리해 둘 가치가 있습니다.
Q. 소지·시청 정도인데 초범이면 실형은 면할 수 있을까요?
A. 단정할 수 없습니다. 구입·소지·시청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결코 가볍지 않고, 파일의 수량·내용의 심각성·기간·반복성 등에 따라 양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집행유예가 보장되지는 않으므로, 행위를 정확히 특정하고 양형자료를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건에서 ‘받기만 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결론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 저장했다면 원칙적으로 제11조 제5항의 소지·구입 문제이지만, 그 영상이 만들어지도록 기획하고 지시한 끝에 결과물을 전송받았다면 카메라를 들지 않았어도 제11조 제1항의 제작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두 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과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하늘과 땅 차이여서, 사건을 어느 조항으로 특정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나는 안 찍었다”는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 대화·전송 기록을 근거로 자신의 관여가 어디까지였는지를 법리에 맞게 다투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초기 압수수색·포렌식과 첫 진술에서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응은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자신의 행위가 제작·배포·소지·시청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법리적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죄명을 정확히 가리는 것에서부터 방어와 양형의 여지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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