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특별공급 청약,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부정청약 집중조사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 단지를 포함해 43개 단지 약 2만5천 세대가 대상이며, 위장전입과 통장·자격 매매, 문서 위조, 기관추천 특별공급 자격 위조 등이 조사 항목에 올랐다. 광운대역세권의 서울원 아이파크처럼 관심이 집중된 단지에서는, 특별공급 안내문에 불법 명의대여 브로커를 조심하라는 경고가 직접 실리기도 했다. 청약 시장이 달아오를수록 군인 특별공급 자격을 노리는 부동산 컨설팅업체의 영업도 함께 기승을 부린다.
군인 특별공급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군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10년 이상 복무한 군인과 장기복무 제대군인이 대상이며, 공급 비율은 사업지구별 입주자 모집공고로 정해진다. 전체 물량의 10% 안팎이 특별공급으로 배정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일반공급보다 당첨 가능성이 높다.
이 혜택에는 전제가 있다. 신청 시점에 무주택 세대구성원이어야 하고, 세대원 전원이 집을 갖고 있지 않아야 한다. 낮은 급여와 잦은 이동으로 자가 마련이 어려운 직업군인에게, 국가가 일반 국민보다 앞선 청약 기회를 우선 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군인 특별공급 당첨은 그 군인이 실수요자로서 직접 거주할 것을 전제로 부여되는 자격이다. 이 자격이 시장에서 사고팔리는 순간 제도의 취지는 무너진다.
문제는 당첨 가능성이 높은 이 자격을 노리는 업체들이 있다는 데 있다. 수법은 대체로 일정한 흐름을 따른다. 컨설팅업체가 특정 아파트의 매수 희망자를 모은 뒤, 군인 특별공급 자격자들에게 광고를 돌린다. 광고의 문구는 한결같다.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을 전매하는 것도 아니고, 주택을 공급받을 지위나 증서를 양도하는 것도 아니니 안전하다는 것이다. 두 행위 모두 주택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업체도 알기에, 자신들의 구조는 그 어느 쪽도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렇게 걸려든 군인은 매도인이 되고, 모집된 매수 희망자는 투자자가 된다. 둘 사이에 부동산 컨설팅 계약과 가계약이 체결된다. 계약서 어디에도 소유권을 누구에게 어떻게 넘긴다는 문구는 없다. 겉으로는 투자 자문 계약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돈의 흐름을 보면 실체가 드러난다. 매수인은 프리미엄을 얹은 돈을 매도인에게 건네고, 군인인 매도인은 그 돈으로 계약금과 중도금을 치르며 차액인 프리미엄을 챙긴다. 매수인은 그 대가로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예약해 둔다. 이름은 컨설팅이지만, 손에 쥐지도 않은 당첨 자격을 미리 팔아넘기는 거래다.
컨설팅업체는 계약서에 양도 문구가 없으니 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법은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행위의 실질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택법 제65조 제1항은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의 양도·양수를 금지하면서, 그 양도·양수에 매매·증여뿐 아니라 권리 변동을 수반하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고 규정한다. 계약의 이름이 컨설팅이든 가계약이든, 매수인이 돈을 대고 그 대가로 장차 주택을 받을 권리를 확보하는 구조라면 법이 금지하는 지위의 양도·양수에 해당한다.
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약통장 사진이나 공인인증서를 넘긴 사건에서 법원은 그 행위가 실질적으로 입주자저축 증서나 그에 수반된 지위의 양도와 동일하다고 보아 주택법으로 처벌했다. 정해진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만 인정되는 주택 공급 지위가 임의로 제3자에게 넘어가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질서가 교란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입법 취지라는 이유에서다. 형식이 무엇이든 실수요자에게 돌아가야 할 자격이 대가를 매개로 제3자에게 넘어가는 실질이라면 법의 적용을 피할 수 없다.
아직 당첨 전이라 넘길 지위가 없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주택법 제65조 제1항은 양도·양수뿐 아니라 이를 알선하는 행위, 그리고 양도·양수나 알선을 목적으로 한 광고까지 금지한다. 간행물과 인쇄물은 물론 전화·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통한 행위가 포함된다. 매수 희망자를 모집하고 군인에게 광고를 돌리는 영업 자체가 이미 이 조항에 걸리므로, 당첨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다.
무주택 실수요 요건을 속였다는 점에서 부정한 방법에 의한 공급이라는 문제도 있다. 군인 특별공급은 직접 거주할 무주택 군인에게만 주어진다. 처음부터 매수인에게 넘길 목적으로 청약했다면 실수요자가 아니면서 실수요자인 것처럼 자격을 취득한 것이다. 주택법 제65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는 행위도 금지하므로, 되팔 의도를 숨긴 청약은 여기에 해당한다.
적발되면 결과는 가볍지 않다. 사업주체는 공급 신청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체결된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며 당첨도 취소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위반자의 입주자자격을 10년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다. 한 번의 거래로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었던 주거 혜택을 오랜 기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책임은 결국 군인 본인에게 돌아온다. 업체는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고 하지만, 청약 명의자는 군인 본인이다. 당첨 취소와 형사 책임, 자격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떠안는 쪽은 업체가 아니라 군인이다. 더구나 이런 거래는 분쟁이 생겨도 사후에 피해를 구제받기가 어렵다. 계약서의 형식은 정작 본인을 지켜주지 못한다.
8월 강동구 고덕강일3지구 공공분양을 비롯해, 하반기에는 서초구 반포주공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클래스트처럼 한강변 대단지의 청약도 예정돼 있다. 5천 세대가 넘는 규모에 입지까지 더해져 이른바 로또청약으로 불리는 단지일수록, 프리미엄을 노린 컨설팅업체와 브로커의 표적이 되기 쉽다. 분양 일정은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청약홈의 청약 일정으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관심 단지가 이어질수록, 안전하다는 말로 다가오는 컨설팅업체의 제안도 함께 늘어난다. 당첨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군인 특별공급 자격은 이런 업체들이 노리는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름이 컨설팅이든 가계약이든, 그 실질이 당첨 자격을 대가를 받고 미리 넘기는 것이라면 주택법 제65조 위반을 피할 수 없다. 안전하다는 업체의 말은 위험을 군인 본인에게 넘기기 위한 말에 가깝다. 국가가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 준 기회를 투기의 수단으로 내어줄 이유가 없다.
이미 그런 제안을 받았거나 계약에 휘말려 곤란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커지기 전에 캡틴 법률사무소의 법률적 검토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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