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검사 출신 장우진 변호사입니다.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쓰려고 나눠줬을 뿐인데요.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된 분들이 상담 자리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입니다.
금전적 대가도 없었고, 전문 판매상도 아니었으니 단순 투약 정도로 가볍게 처리될 거라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매우 위험한 오해입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혐의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1. 투약, 수수, 매매 — 처벌 수위가 다릅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은 마약 유통 단계에 따라 처벌 수위를 엄격하게 구분합니다.
투약은 본인이 직접 사용한 경우입니다. 중한 범죄이지만 다른 유통 행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습니다.
수수는 대가 없이 마약을 주고받는 행위입니다. 무상으로 건넸더라도 수사기관은 이를 마약 확산과 유통의 일환으로 간주해 엄중히 다룹니다.
매매는 가장 치명적입니다. 현금이 직접 오가지 않았더라도, 식사비를 대신 내거나 다른 방식으로 편의를 제공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대가성이 인정되어 매매·공급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습범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으며, 범죄수익 추징도 이루어집니다.
2. 수사기관은 생각보다 훨씬 정밀하게 수사합니다
수사기관은 단순히 "누가 누구에게 줬느냐"는 사실관계에 머물지 않습니다.
텔레그램·시그널 등 암호화 메신저의 저장된 대화, 계좌 거래 내역, 무인 택배 발송 기록, 현장 주변 CCTV 영상까지 모든 객관적 정황을 촘촘하게 분석합니다.
피의자가 조사실에서 "한두 번 가볍게 나눠준 것이 전부"라고 해명하더라도, 수집된 증거에서 반복성이나 대가성이 조금이라도 포착되면 단순 투약자가 아닌 마약 공급책으로 분류되어 구속 수사 대상이 됩니다.
3. 상대방의 진술 하나가 사건을 뒤집습니다
마약 사건의 특수성은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무료로 건네줬다"고 진술하더라도, 마약을 받은 상대방이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돈을 주고 샀다"고 진술하면 사건 구도는 순식간에 뒤바뀝니다.
수사기관은 관련자들을 분리 조사하며 진술이 엇갈리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듭니다. 객관적 증거와 상대방 진술의 틈새를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사건의 핵심입니다.
4. 수사 초기 대응이 결과를 결정합니다
첫 경찰 조사에 혼자 출석한 피의자가 당황해서 "그냥 조금 나눠줬다"고 진술하는 순간, 자발적인 유통·공급 행위를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수사 초기 단계의 진술은 사건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동일하게 마약을 건넨 행위라도, 조사 전 단계부터 행위의 일회성과 대가성 없음을 객관적 자료로 선제적으로 소명한다면 매매·공급이 아닌 단순 수수 수준으로 혐의를 방어해 낼 수 있습니다.
마약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셨다면, 진술에 임하기 전에 반드시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불필요한 혐의가 추가되지 않도록, 수사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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