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실거주'한다며 나가라고 할 때, 임차인은 어떻게 할까
임대인이 '실거주'한다며 나가라고 할 때, 임차인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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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 '실거주'한다며 나가라고 할 때, 임차인은 어떻게 할까 

조일형 변호사

2020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계약갱신요구권'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중요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임대인이 "내가 직접 살겠다”고 하면 이 권리를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임대인의 '실거주' 통보는 절대적일까요?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가 알아야 할 법률 정보와 최신 판례 동향을 정리했습니다.

1. 계약갱신요구권과 임대인의 실거주 갱신 거절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즉, 집주인 본인이나 집주인의 부모님, 자녀가 해당 주택에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2. ‘실제로 살겠다’는 말, 누가 증명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쟁점은 ‘실거주 의사’의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2다287826 판결).

단순히 "실거주하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법원은 임대인의 의사가 거짓이 아닌 진실된 것인지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대법원 판례가 제시하는 판단 기준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 임대인의 주거 상황 (현재 어디에, 왜 거주하고 있는지)

  • 임대인 및 가족의 직장, 학교 등 사회적 환경

  • 실거주 의사를 갖게 된 구체적인 경위

  • 갱신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및 모순되는 언행의 유무

  •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를 훼손할 만한 언행이 있었는지 여부

  • 기존 주거지에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와 그 내용

법원은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가 단지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한 명분에 불과한지, 아니면 실제로 거주할 진정한 의사가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3. 집주인이 바뀌거나, 실거주 사유가 변경된 경우

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새 집주인도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임대차 계약 중에 집을 매수한 새로운 집주인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므로, 갱신 거절이 가능한 기간 내(계약 종료 6개월 전~2개월 전)라면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나. 임대인이 ‘본인 실거주’에서 ‘자녀 실거주’로 말을 바꿔도 될까?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당초 통지한 갱신 거절 사유와 다른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

이것이 인정되려면, 임대인은 ① 갱신 거절 통지 당시 원래의 실거주 사유(예: 본인 거주)가 진정하게 존재했고, ② 그 후 예측할 수 없었던 객관적인 사정 변경으로 실제 거주가 불가능해졌으며, ③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새로운 실거주 사유(예: 손자녀 거주)가 발생했음을 모두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

4. 실거주 약속을 어긴 임대인, 임차인의 대응 방법은?

만약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을 내보낸 후, 약속과 달리 정당한 사유 없이 2년(갱신되었을 기간)이 지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임대했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은 다음 세 가지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1.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2.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

3.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실제 손해액 (예: 이사비, 중개보수 등)

판례에서도 위 기준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액이 인정된 경우가 있습니다.

나. 임대인의 실거주 위반 사실, 어떻게 확인할까?

갱신 거절로 이사한 임차인은 이전 임대차계약서와 신분증을 가지고 관할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하여,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임대인의 ‘실거주’ 통보는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이지만, 이는 임대인이 그 의사의 진정성을 입증할 때 유효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실거주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했다면 임차인은 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인지하고, 임대인은 갱신 거절권을 신중하게 행사하여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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