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면허가 없는 비약사가 약국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무자격자의 약국 개설’로 단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원심이 유죄로 본 약사법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을 뒤집고 무죄로 본 판례가 나왔습니다.
1심 유죄 판결
이 사건에서 검사는, 약사 명의의 약국을 비약사가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그에 따라 비약사가 약국을 개설한 것과 같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까지 편취하였다고 보았습니다. 원심도 이러한 시각을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2심 무죄
그러나 항소심은 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보았습니다. 단순히 비약사가 재정, 행정, 인사, 일부 실무에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기존 약국 운영과 단절된 새로운 개설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항소심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시간의 흐름과 운영 구조였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미 20XX년경부터 건강이 악화된 약사를 도와 약국의 재정·행정 업무를 맡아 왔고, 공소사실의 범행 시작 시점으로 특정된 20XX년 X월 무렵을 전후하여 약국 운영 주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비약사에 의한 새로운 약국 개설행위”가 인정되려면, 종전 개설자의 운영과 단절되는 새로운 지배·관리 구조가 증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보았고, 이 사건에서는 그 정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항소심은 약사가 고령이고 건강상 제약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약국 개설자로서의 지위를 잃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약국에는 실제로 관리약사가 계속 근무해 왔고, 약사는 인지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약국 수익이 곧바로 피고인에게 귀속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약사법위반과 사기 혐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것이 항소심의 결론이었습니다.
항소심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약국 사건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비약사가 행정, 회계, 인사, 거래처 관리 등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무상 관여가 있었다는 사실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무자격 개설’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누가 운영 성과를 지배했는지, 기존 개설자의 운영과 실질적으로 단절되었는지, 관리약사의 존재와 역할은 어떠했는지, 관련 자금 흐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등을 세밀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바로 그 점을 항소심에서 끝까지 다투어 핵심 혐의의 무죄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약사법 면대 유죄의 경우, 추징금 또한 커다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약사법 면대 사건의 무죄는, 무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면대사건의 무죄 대응 방법
약사법 사건은 겉으로 보이는 사정만으로 판단하면 매우 위험합니다. 수사기관은 ‘실질 운영’이라는 표현을 폭넓게 사용하지만, 법원은 결국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합니다. 위임관계, 관리약사의 역할, 약국 운영의 연속성, 자금 사용 구조를 어떻게 정리하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약사 개설, 면허대여, 요양급여 편취와 같이 중한 혐의가 문제 되는 사건일수록,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정리하고, 단순 관여와 형사책임의 경계를 분명히 나누어 대응해야 합니다. 실제로 유죄처럼 보이던 사건도 기록을 면밀히 분석하면 무죄 논리가 충분히 성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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