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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희 변호사는 대구지검 및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성범죄·강력범죄 전담부)장을 지낸 '성범죄전문변호사'로 현재는 국내 7대 로펌인 법무법인 YK 「형사1그룹 부그룹장」(성·강력전담)을 맡고 있습니다.
호기심에 꺼내든 스마트폰,
한순간 성범죄 피의자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내게 좋은 순간을 너무나 쉽고 선명하게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내게 좋은 순간,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본문의 사건 역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 사건의 발단
그날, 의뢰인 박태영(가명) 씨는 약속이 있어 번화가에 있었습니다. 태영 씨는 생업이 바빠 번화가에 간 것은 오랜만이라고 했습니다.
“다들 화려하고 예뻐서 정신이 막 팔리더라구요.
그러면 안 되는데, 잘못된 생각이 들었어요.”
약속된 만남을 마친 후 태영 씨는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여성들의 영상을 찍었습니다.
수상하게 보일까 봐 영상을 촬영하는 티를 내지 않으며 찍느라 태영 씨 본인도 영상 화면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찍히는지 확인하지 못했죠.
“성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냥… 재미였어요.
나중에 지우려고 했구요.”
영상 촬영을 마친 태영 씨는 귀가길에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관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었죠. 경찰관들은 그 자리에서 태영 씨에게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했고, 태영 씨는 그대로 지구대로 임의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임의동행 후 경찰서를 나선 태영 씨는 위기감을 느끼고 법무법인YK를 찾아주셨습니다.
#2. 사건의 쟁점
태영 씨의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소위 말하는 ‘카촬죄’였습니다.
카촬죄는 ①카메라나 기타 유사한 장치(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②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③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했을 때 성립합니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중죄이죠.
태영 씨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몰래 영상을 촬영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쟁점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했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태영 씨가 몰래 길거리의 여성을 촬영한 것은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태영 씨가 피해자의 신체 중 특정 부위를 부각하여 촬영한 사실이 없다면 카촬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었죠.
문제는 디지털 포렌식 중 태영 씨가 다른 여성을 촬영한 영상이 하나 더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상대와의 성관계 중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여 촬영한 것이었죠. 이 사실을 인지한 수사기관은 해당 영상을 동일한 혐의로 추가하여 임의제출했습니다.
이에 저희(사건수행팀)는 ①번화가에서 발생한 몰카 촬영, ②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성관계 영상 촬영, 발생 경위와 사실 관계가 상이한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병행하여 변호해야 했습니다.
#3. 경찰 조사 대응
우선, 번화가에서 발생한 몰카 촬영에 대해서 카촬죄의 구성요건 중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의 촬영’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태영 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전신 뒷모습 등 일상적인 모습만 담겨 있어,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의도적으로 부각하여 촬영했다고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촬영물이 일반적인 시선에서 볼 때 일상에서 보여질 수 있는 전신 사진이거나 촬영 당시 피해자들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와 촬영의도, 촬영의 경위와 각도, 거리 및 특정신체부위가 부각되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촬영물인지 판단하고 있는데요.
이에 의하면 태영 씨가 번화가에서 촬영한 영상은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촬영물이라고 하기에는 부적합했습니다. 평범한 번화가 풍경을 촬영한 것이었고, 피해자들의 옷차림 역시 노출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태영 씨도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여 촬영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추가적으로 발견된 성관계 영상에 대해서는 촬영대상자의 동의 하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카촬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태영 씨는 성관계 영상 촬영 전, 촬영대상자인 여성의 승낙을 받았고 실제로 영상 내용에서도 여성이 촬영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①번화가에서 발생한 몰카 촬영, ②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성관계 영상 촬영, 두 행위 모두 ‘카촬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것입니다.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변호인의견서에 ▲의뢰인의 몰카 영상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신체 부위 촬영 사실이 없는 점, ▲의뢰인이 보유한 성관계 영상은 촬영대상자의 승낙 하에 촬영된 점, ▲의뢰인의 행위가 부적절하긴 하나, 성적 의도 없이 이루어진 점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제출했습니다.
더불어, 법리적인 해석과 별개로 태영 씨는 본인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태영 씨의 반성하는 태도를 재판부에 전달하고자, 성범죄 재범예방교육을 이수하여 이수증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4. 경찰, 불송치(혐의없음) 결정
경찰은 태영 씨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종결되었고 태영 씨는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짓 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법무법인 YK 장일희 변호사의 한 마디
성범죄 사건은 사실관계나 죄의 성립 여부와 상관없이, 피의자로 지목된 순간부터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초기 진술부터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성범죄자 낙인이 찍힐 수 있죠. 단순히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정교하고 신속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유사한 사례로 고민하신다면, 주저 말고 변호사와 먼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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