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망 후에도 친생자관계부존재 소송이 가능한가요?
어머니 사망 후에도 친생자관계부존재 소송이 가능한가요?
해결사례
상속

어머니 사망 후에도 친생자관계부존재 소송이 가능한가요? 

윤석빈 변호사

승소

2****

1. 사건 개요

이번에 소개할 사건은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 소송입니다. 다만 이 사건은 단순히 법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우 특이한 가족사가 함께 얽혀 있던 사안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어머니는 원래 불임이었던 분으로, 남편과 결혼한 뒤 오랜 기간 자녀를 갖지 못하고 둘이서만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갓난아이를 부부의 집 앞에 두고 갔고, 부부는 이를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누군가가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우리 부부에게 맡기고 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아이를 거두어 자신의 자녀로 출생신고하고 키웠습니다. 이 아이가 가족관계등록상 첫째 딸이 되었습니다.

이후 남편은 친아들을 원했고, 결국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아 데려와 부부의 자녀로 출생신고하게 됩니다. 이 둘째가 바로 이 사건의 의뢰인입니다. 의뢰인은 아버지와는 혈연관계가 있으나, 어머니와는 혈연관계가 없고 실질적으로는 입양의 성격을 가지는 관계였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남편이 대리모와의 관계를 끊지 않았고, 결국 그 사이에서 또 다른 아들을 낳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남편은 그 셋째까지 자신의 호적에 올리겠다며 일방적으로 출생신고를 하였고, 그 결과 어머니의 의사와 무관하게 셋째 역시 어머니의 자녀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셋째를 자신의 자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셋째는 생모 쪽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적인 출발점은, 어머니의 호적상 자녀는 3명이었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의 친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매우 이례적인 가족관계였습니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직접적인 분쟁은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상가 건물을 둘째 아들인 의뢰인에게 증여한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첫째 딸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있었고, 셋째는 어머니와 실질적인 모자관계가 없는 상태였지만, 가족관계등록상으로는 모두 자녀였기 때문에 상속과 유류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첫째 누나는 남동생이 부동산 전부를 받게 된 이상 유류분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의뢰인 역시 이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누나와는 협의로 정리가 가능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이복동생인 셋째였습니다. 셋째는 누나와의 협의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상황에서 별도로 유류분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당시 친생자 소송은 부모가 살아 있을 때 부모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셋째와도 유류분 협의를 시도하였으나, 결국 합의가 되지 않았고 뒤늦게 변호사를 찾아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유류분 대응이 아니라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 소송을 통해 상속권 자체를 정리하는 것이 맞는 사건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셋째가 과연 어머니의 자녀로 볼 수 있는지, 즉 어머니와 셋째 사이의 친생자관계가 부존재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둘째, 부모가 이미 사망한 뒤에도, 그리고 혈연관계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상속인인 의뢰인이 이러한 친생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3. 사건의 해결

이 사건에서 핵심은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사람이 제기할 수 있고, 부모가 사망한 뒤에도 제기가 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민법 해석상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는 해당 혈연관계의 직접 당사자뿐 아니라, 그 직계존비속이나 기타 이해관계인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최근 판례가 일반 친족의 이해관계인 범위를 다소 좁게 해석하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상속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친생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분명합니다.

또한 민법은 친생자 소송에서 당사자의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는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친생자관계가 문제 되는 두 사람 중 한 명이 사망하였더라도, 다른 한 명이 살아 있으면 그 사람을 상대로 친생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함으로써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실제로 어머니의 둘째인 의뢰인이 원고가 되어, 망인인 어머니와 피고인 이복동생 사이의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즉,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셋째를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을 구한 것입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듯, 친생자 소송은 가족관계의 진실한 공시를 보장하기 위해 제소권자나 제소 방식에 있어서 비교적 유연하게 열려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당사자들이 흔히 생각하듯 “부모가 살아 있을 때만 가능하다”, “친부모만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4.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 소송에 대해 당사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첫째, 친생자 소송은 혈연관계의 직접 당사자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속인이나 직계존비속처럼 가족관계의 정리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습니다.

둘째, 부모가 사망한 뒤에도 친생자 소송은 가능합니다. 실제로 상속이나 유류분 분쟁은 부모 사망 후에야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후 제소 가능성은 실무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셋째, 친생자 소송은 결국 진실한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민사소송보다 제약이 느슨한 편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가족관계등록부의 내용과 진실이 다르다면, 상당수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법률적 해결수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당사자들을 가장 많이 막아서는 부분은 법리보다도 오히려 유전자 감정이나 입증 문제입니다. 결국 이런 사건은 가족사의 구조를 법적으로 정확히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소를 제기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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