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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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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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 

김선철 변호사

얼마 전 한 의뢰인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변호사님, 요즘 소름 끼치는 스팸 문자가 옵니다. 그냥 무작위 광고가 아니에요. 제가 지난달에 제주도 여행 다녀온 거랑, 최근에 골프 레슨 시작한 것까지 정확히 알고 미끼를 던지더군요. 도대체 제 사생활을 어떻게 아는 걸까요?"

추측컨대, 범인은 바로 AI의 '정보 조합 능력'이었습니다. 의뢰인이 SNS에 전체 공개로 올린 여행 사진과, 골프 동호회 카페에 남긴 가입 인사를 AI 봇이 긁어모아 분석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흩어져 있을 땐 별거 아니었던 정보들이 AI를 만나자 '나만을 노리는 맞춤형 범죄(?) 시나리오'로 돌변한 것이죠.

바로 이것이 AI 시대, 개인정보보호가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 이유입니다.

1. AI는 당신의 '모든 것'으로 학습합니다

ChatGPT, Claude 같은 생성형 AI는 이미 우리 일상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AI들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출처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우리의 글, 사진, 심지어 무심코 남긴 댓글까지 모두 학습 재료가 됩니다.

과거의 개인정보 유출이 주민등록번호 같은 '민감정보' 탈취였다면, AI 시대에는 '모자이크 효과'가 새로운 위협입니다. 앞선 사례처럼 사소해 보이는 정보(여행지, 취미)라도 AI가 이를 조합하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교한 프로파일링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디지털 흔적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당신 그 자체를 그려내는 조각이 됩니다.

2. 동의 없는 AI 학습, 법적으로 막을 수 없을까?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AI가 제 허락도 없이 정보를 가져가는 건 불법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는 '과도기적 회색지대'입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원칙으로 하지만, 기업들은 '공개된 정보의 수집'이나 '정당한 이익'을 근거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의 기류가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인공지능(AI) 개발·서비스를 위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발표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라 할지라도 무분별하게 수집해서는 안 되며, 가명처리 등 엄격한 안전조치를 갖춰야만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법이 기술 속도를 완벽히 따라잡진 못했지만, 규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3. 디지털 발자국은 '문신'처럼 남습니다

"예전에 쓴 글인데 지우면 그만 아닌가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한 번 올라간 정보는 누군가 캡처했을 수도, 다른 서버에 복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AI 모델이 학습해버린 정보는 삭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유럽(EU)의 GDPR은 '잊힐 권리'를 강력하게 보장하지만, 기술적으로 거대 언어 모델(LLM)에서 특정인의 정보만 콕 집어 제거하는 '머신 언러닝(Machine Unlearning)'은 여전히 난제입니다. 한 번 새겨지면 지우기 힘든 문신처럼, 디지털 발자국은 영구적일 수 있습니다.

4.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디지털 위생'

그렇다면 우리는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변호사로서 제안하는 세 가지 예방 수칙이 있습니다.

  1. SNS 공개 범위 점검: '전체 공개'는 AI에게 "내 정보를 마음대로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친구 공개나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수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데이터 다이어트' 실천: 사용하지 않는 웹사이트나 앱은 과감히 탈퇴하세요. 잊고 있던 계정은 정보 유출의 통로가 됩니다.

  3. AI와의 대화 주의: ChatGPT나 번역기에 회사 기밀이나 민감한 개인사를 입력하지 마세요. 그 입력값 자체가 다시 학습 데이터로 쓰일 수 있습니다.

5.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지만, 그 기술을 향유하고 통제해야 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입니다.

AI는 분명 인류에게 놀라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라는 기본권이 희생되어서는 안 됩니다. 법적 제도가 완비되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 내 정보를 지키는 '디지털 문해력'을 갖춰야 합니다.

기술과 인권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 그것이 제가 법률가로서 지향하는 미래이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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