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심야 시간, 귀가 중 아파트 단지 입구 인근에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여성은 상체를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벽과 바닥에 몸을 기댄 상태였고, 말을 걸어도 발음이 어눌하고 몸이 계속 앞으로 쏠리는 등 누가 보더라도 심하게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은 그대로 두면 2차 사고나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여성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 집을 찾아주기 위해 부축하여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계속 비틀거렸고, 의뢰인은 넘어지지 않도록 팔과 허리 부근을 지탱하며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멀리서 지켜본 목격자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남성이 특정 신체부위를 잡고 밀착하여 데려가는 모습”으로 인식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의뢰인은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적용 죄명 : 준강제추행
쟁점 :
부축 과정에서의 신체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목격자의 “추행 같았다”는 인상만으로 유죄 인정이 가능한지 여부
2. 검찰의 입장
검찰은
피해자가 당시 술에 심하게 취해 사실상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의뢰인이 피해자를 전혀 모르는 사이임에도, 부축을 빌미로 가슴 부위를 불필요하게 감싸거나 만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목격자는 수사기관에서
“의뢰인의 손이 가슴 쪽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성이 거의 축 처져 있는 상태에서 남성이 몸을 바짝 붙이고 걸어가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웠다”
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검찰은 이를 근거로 “선의의 부축이 아니라, 취한 여성을 이용한 추행”이라고 보아 재판에 넘겼습니다.
3. 변호인의 변론 전략
(1) 사건 상황의 “구체적 복원”
변호인은 먼저, 의뢰인이 피해자를 처음 본 사이였다는 점과, 주변에 보호자나 일행이 전혀 없어 인간적·사회적 의무감에서 도우려 한 상황을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쓰러져 있던 장소 : 아파트 단지 입구 부근
시간대 : 심야, 차량 및 보행자 통행 가능 시간
피해자의 상태 : 혼자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만취 상태
부축 방식, 이동 경로, 주변 구조 등을 도면과 사진으로 정리하여, 넘어짐과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허리와 팔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2) 목격자 진술의 한계 지적
재판에서 목격자를 신문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집중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목격자는 거리·조명·시야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시간 장면을 보았을 뿐이라는 점
“가슴을 만지는 것을 정확히 보았다”가 아니라,
“그런 것처럼 보였다”,
“전반적으로 보기 좋지 않아 신고했다”
는 인상·추측 수준의 진술에 그친다는 점
법정에서는 수사 단계와 달리,
구체적인 손 위치,
접촉 시간,
반복 여부 등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했다는 점
이를 통해 “추행 장면을 명확히 목격했다기보다는, 상황을 보고 추행일 수도 있다고 느낀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3) 피해자 진술의 한계와 형사재판의 원칙 강조
피해자는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고, 스스로도 세부 상황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변호인은
피해자의 기억 공백,
목격자의 인상 위주의 진술,
의뢰인의 일관된 진술(“넘어질까 봐 부축했을 뿐”)
등을 종합해 보더라도, 성적 의도와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재판부에 설시했습니다.
그리고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무죄)”
를 여러 판례와 함께 제시하여, 추행이 아닌 ‘선의의 구조행위’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 재판부의 판단 – “추행 증거 부족, 무죄”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목격자 진술의 한계
목격자는 피고인의 손 위치와 구체적인 행위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했고,
“그렇게 보였다”, “좋지 않아 보였다”는 정도의 주관적 인상에 그친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기억 부족
피해자는 만취로 인해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피고인의 구체적 행위 내용에 관해 증명력이 낮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축 행위로 볼 여지
심야 시간, 장소, 피해자의 만취 상태, 이동 경로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넘어짐을 방지하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부축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재판의 증명 기준 미달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성적 목적과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정도의 증거는 부족하고,
추행이 아닌 구조행위로 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5. 사건의 의미 – “선의의 구조행위를 성범죄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은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는 과정이 오해를 낳아 성범죄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목격자의 입장에서 선의로 신고한 것일 수 있지만,
“추행 같았다”는 느낌만으로
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만들 수는 없으며,
형사재판에서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사례입니다.
또한,
술 취한 사람을 부축하는 과정에서의 신체접촉,
심야 시간대의 장면 일부만을 본 목격자의 인상,
만취한 피해자의 단편적인 기억
만으로는, 곧바로 준강제추행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6. 비슷한 상황이라면
처음 보는 술 취한 사람을 도왔다가 오히려 준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나 재판을 받는 경우, 당사자는 매우 큰 충격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는
당시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CCTV, 카드 사용 내역, 동선, 주변 목격자)로 복원하고,
부축이 필요한 이유와 신체접촉의 불가피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사건마다 사실관계와 증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술자리 이후 또는 길에서 도와준 행동이 오해를 낳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등 성범죄로 번진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사건의 전후 사정과 증거를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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