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한별, 파트너 변호사 이주한입니다.
본지에서는 최근 성행하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범죄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최근 “계좌만 빌려주면 수수료 지급”, “현금만 받아 전달하면 고수익” 같은 제안에 속아 범죄조직의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는 청년 사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는 구인사기에 당한 ‘피해자’라고 느끼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눈에서는 사기 범행을 가능하게 한 가담자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계좌 동결, 형사책임,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한꺼번에 덮칠 수 있죠.
1) 범죄의 기본 구조, 왜 “나도 모르게” 가담자가 되나
모집책이 텔레그램·오픈채팅 등으로 인력(계좌·현금수거·인출·운반책)을 모읍니다. 피해자 계좌로 들어온 돈을 ‘사기이용계좌’로 옮기거나 현금으로 인출·전달하는 순간, 관련 계좌는 지급정지 되고 피해자 환급 절차가 개시됩니다(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지급정지·안분 환급). 업권마다 공시·절차가 진행되며, 지급정지 기간 동안 명의인은 광범위한 거래 제한을 겪습니다.
2) 핵심 적용 법률과 처벌 수위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계좌·카드·비밀번호 등)’에 대해
① 양도·양수 금지, ② 대가 수수(요구·약속 포함)하며 대여·보관·전달·유통 금지, ③ 범죄 이용 목적 또는 그 사실을 알고도 대여·보관·전달·유통 금지, ④ 질권 설정 금지, ⑤ 위 행위의 알선·광고 금지를 규정합니다(제6조 제3항).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 원칙입니다(제49조 제4항).
‘양도’란 소유·처분권의 확정적 이전을 말하고, 단순히 잠깐 쓰라고 맡긴 일시 위임은 ‘양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시가 있습니다. 다만 대여에 해당하면 여전히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사기방조가 병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이른바 현금수거책 등 단순 가담자에게도, 정황상 범죄 가능성을 인식·용인(미필적 고의) 했다면 방조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구체 사안별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고의 판단을 강화하는 흐름을 유의해야 합니다.
현금 인출·은닉·전달로 범죄수익의 이동·가장에 관여하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은닉·가장: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수수: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성립 위험도 큽니다.
또한 양형기준은 조직적·영업적 행위, 반복·다수 피해, 고액 피해에서 가중되고, 자수·수사협조·피해회복 등은 감경 요소로 작동합니다.
3) 민사 리스크: “수익도 못 봤는데 왜 내가?”
실제 피해자들은 계좌 명의자·수거책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이나 불법행위(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동시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절차에서 안분 환급이 진행되면, 명의자 입장에서는 돈을 벌지 못했더라도 민사·행정·형사의 불이익이 중첩될 수 있습니다.
4) 초동 대응의 포인트 (체크리스트)
즉시 중단: 더 이상의 인출·전달·계좌 제공을 즉시 끊고, 지시자를 연락·차단하세요.
증거 보전: 모집글·채팅·이체내역·택배송장·현금전달 지시 문구·지급 영수증을 그대로 보관. 임의 삭제는 불리합니다!
경로 설명 자료화: 언제, 어떤 제안에, 어떤 대가 약속을 받았는지 시간순 타임라인을 만들어 두시기 바랍니다.
자금 흐름 정리: 입·출금표, 수거·전달 장소·방식(무인함·대면·택배)을 표준화된 표 양식으로 정리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피해 회복 협조: 이미 보관 중인 현금·카드를 즉시 인계하고 환급 절차에 성실 협조합니다(지급정지·환급 구조 이해 필수). 다만, 무턱대고 피해자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는 것과는 구별이 되어야 합니다.
5) 경찰 조사, 왜 ‘신분 선점·선명화 전략’이 관건인가
이 사안의 관통 축은 “나는 구인사기의 피해자인가, 보이스피싱의 가담자인가”입니다.
초기 조사에서의 프레이밍이 기소·양형에 직결됩니다. 조사 전 모범 질의응답 시나리오를 마련해,
(1) 모집·지시의 방식(익명·은어 사용, 비정상적 수당, 대면 회피),
(2) 범죄 인식 가능성을 낮추는 정황(합법 업무로 믿게 만든 구체 사유),
(3) 지시 불응·이탈 시도, 자진신고·반환·협조 등 행위 후 정황,
을 일관되게 구조화해야 합니다. 이때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범죄가 아니라고 믿었는지 객관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최근 판례의 고의 판단 경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6) 피의자 입장에서의 방어 포인트(예시)
양도 vs 대여 구별: 일시 사용 위임은 ‘양도’가 아니지만, 대가 수수 또는 범죄 이용 인식이 있으면 대여·보관·전달로 처벌됩니다. 행위 유형을 정확히 분류해야 합니다.
고의 다툼: 지시 내용·급여 구조·업무 형태가 정상 고용과 유사했고, 의심 사유 발생 시 즉시 중단·신고했다면 미필적 고의 부정 여지가 생깁니다(사안별).
양형 요소 개선: 신속한 피해 회복, 수사협조, 반성, 초범 등은 감경 사유입니다.
7) 끝으로
이 유형은 형사·민사·환급 절차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정서적 호소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구체적 사실의 구조화와 신분의 선점·선명화, 그리고 증거 보전이 곧 방어력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전문 변호사와 경찰조사용 Q&A를 준비해 한 번의 진술로 사건의 축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 | 이주한 변호사(법무법인(유한) 한별)
※ 글의 내용은 일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 사안은 사실관계·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필요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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